저는 예전에 "퐁퐁남"이라는 말같지도 않은 이론이 돌 때 펨코에서 상당히 재미난 글을 봤습니다. 결혼한 여자들이 이렇게 남편을 에이티엠 취급하고 아무 애정도 없다는 말을 들으면, 나는 남편 사랑해요~ 하면서 아침밥 인증을 하거나 도시락 인증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그냥 무시해서 되게 가슴아팠다고요. 맘까페 같은 곳에 그런 인증 사진들이 우르르 올라오고 남편을 사랑한다는 고백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그런게 전혀 없었다나요? 진짜로 크게 웃었습니다. 자신들이 어떤 식으로 말도 안되는 비난을 하고 혐오발언을 퍼붓든,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은 욕한 사람들을 예의바르고 곱게 감동시키는 반박을 해줄줄 알았다는 게... 정세랑의 소설 한 장면이 생각납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한식 반찬 하는 법부터 배우라고 자꾸 하녀 취급을 하자 아내가 남편한테 답하죠. 


IMG-9428.jpg


이런 반박을 일일이 하는 게 피곤하니까, 커뮤니티의 구조적 문제를 좀 해결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곳을 비롯해서 각종 커뮤니티가 쉽게 망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아무 말이나 되는 대로 내뱉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아무 말이나 되는 대로 내뱉는 사람이랑 대화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곳은 그런 "아무말"이 횡행하는 가운데 결국 유동닉들의 아무말 대잔치가 되면서 글을 쓰고 읽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게토로 전락합니다. 전 듀나게시판에 좀 글자 규정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500자에서 700자 정도는 됐으면 좋겠네요. (이 기준은 얼마든지 타협을 통해 조정가능하겠죠. 제 개인적으로는 트위터보다는 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에 가입하려면 등업고시까지 봐야하는데, 가입하고 나면 아무 말이나 되는 대로 침뱉듯이 찍찍 갈겨대는 게 커뮤니티의 게토화를 이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점잖은 댓글이나 키배로는 뭐가 해결되지도 않고, 심적 소모만 많아집니다. 이 커뮤니티가 애초에 선별을 통해 회원을 받는 배타성을 전제하고 있다면, 그 배타성이 활동중인 회원들에게도 현재진행형으로 계속 적용될 수 있게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게 하다가 이 커뮤니티에 진짜 아무도 글 안쓸거라고 누군가는 걱정하겠지만, 뭐... 문제 있을까요? 이미 망했다면 충분히 망한 상태이고 망한 와중에도 쓰는 사람은 꾸준히 쓰지 않습니까? 조금 더 번거로워지더라도 그 번거로움을 감당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감당하고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라고 전 생각합니다. 물론 이 커뮤니티를 기존에 가입한 회원들이 이용하고 싶은 대로 놔둬야 한다는 보수적인 기준을 내세운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조금 더 까다로워진다고 해서 이 커뮤니티가 크게 망하거나 다수의 자유를 뺏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이런 의견도 "망해가는 커뮤니티"라는 전제 하에 또 묻힐 것 같긴 하지만 ㅎㅎ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41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1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977
124184 현자님이 불편합니다. [20] catgotmy 2013.01.26 6775
124183 정신적으로 성숙한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51] 비글개스누피 2013.06.11 6774
124182 시간약속(..........) [64] august 2012.05.27 6773
124181 숟가락 구부리기 원리가 뭔가요? [8] 아침 2011.07.28 6773
124180 박명수씨 욕 너무 많이 드시네요 [12] 외팔이 2010.08.28 6772
124179 남자들이 절대 듣지말아야 할 말들, 상식이라는 군요. ㅠ [25] 무비스타 2010.11.05 6771
124178 덴마크 마을.JPG [21] magnolia 2010.06.24 6770
124177 김정은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 입국해있다는 소문 [8] 닥터슬럼프 2013.04.09 6768
124176 한국 재벌가 딸들은..빵집에 ... [18] 2012.01.18 6768
124175 굉장히 거슬리는 몇 마디에 대해 [54] 7번 국도 2012.01.08 6768
124174 땡땡이 (polka dot) 공포증 - Trypophobia (사진 無) [21] roarring 2010.06.10 6768
124173 징그러웠던 교수.. [4] Apfel 2010.09.16 6767
124172 영화 관련 팟캐스트 추천 부탁드려요. [7] theforce 2014.02.02 6765
124171 [바낭] 카라 [15] 로이배티 2010.06.03 6763
124170 서양 여자는 힘세고 강한가요? [21] 닌스토롬 2013.01.22 6762
124169 '강동원'에 대한 제 주변 여자들의 생각/ 듀나의 여성유저분들은? [47] 구름그림자 2010.09.27 6762
124168 여친의 군대간 전 남친이 휴가 나왔을때.. [23] 잠시익명임니다 2010.07.16 6761
124167 백수남편이 드디어 취업했습니다.. [22] Eun 2011.03.28 6760
124166 김지수 대단하네요 김태희 옆에 있어도 절대 안밀려요;; [18] 필런 2012.03.22 6759
124165 사도세자 단지 사이코패스였던건가요? [7] zzz 2013.05.24 675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