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완>


예술이 어떻게 사람을 집어삼키는지 잘 보여주는 영화.

이십대의 짧은 몇 년 동안 무대 위의 삶을 불태우다가 너무 일찍 요절하거나 남은 생을 정신병원에서 보냈다고하는 유명한 이름들이 생각나더군요.


집과 연습장소만을 오가며 모든 에너지를 한 곳에 쏟아부었을 때

주인공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 의외로 극히 드문 일은 아닐 것 같아요. 

더군다나 니나처럼 나이도 어리고, 과보호된 연약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뭐 사실...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은 너무 좋았습니다. 

그 어떤 것보다도 동경하고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두려워하고 이제는 겪을 수 없는 것이 되고 만 세계니까...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좀 뜬금없지만 어제 시간이 남아서 쿡티비로 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낄낄거리면서 봤던 영화 베스트5 안에 들 것 같네요.

한국어 제목에 (정확하지는 않지만) 암시된 세 명의 동거와, 그 동거에 드러난 계층적인 느낌이 재밌었는데.


뮤즈의 현신(마리아)  - 뮤즈를 잘 이용하는 능수능란한 예술가(후안 안토니오) - 예술가들 곁에 가고 싶은, 재능있지만 변덕스러운 사춘기 소녀(크리스티나)


예술성은 물처럼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제 평소의 지론(?)에 비추어 묘하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화같이 전형적인 캐릭터들 때문에 더 재미있었지만... 


크리스티나에게는 노골적으로 접근하던 후안 안토니오가 얼굴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방법을 바꿔서 비키에게 접근하던 모습, 바로 사랑에 빠져서 동공이 풀린 비키의 표정, 

갑작스러운 불안감에 빠져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는 크리스티나... 이 장면들은 지금 생각해도 웃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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