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울증 극복 300일 프로젝트....라곤 하는데, 궁극적으로는 행복하고 평화로워지기 인생 프로젝트의 1단계라고 해야 할 듯 하군요. 하여간 <우울증을 넘어 행복으로 가는 길>, 첫 번째 마음챙김을 연습하고 있는 중입니다.

 

 

2.

 

지하철에서 졸았어요. 요새 잠이 좀 부족하긴 하지만, 지하철에서 숨에 집중하며 마음을 챙기다가 기분이 확 좋아져서 헤헤헤 한 것 까지 기억나는데, 어느 순간 블랙아웃... 또 지하철 역 지나칠 뻔했는데, 눈 뜨니 내려야 할 역에 열차가 딱 정차해 있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명상은 불면증에 최고예요. 언제 잤대..

 

원래 위빠사나 명상의 목적이 '이완'은 아니래요. 아, 제가 많은 명상법 중 유독 위빠사나에 관심이 많은 것은, 임상적으로 '우울증' 재발방지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명상이 위빠사나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전 사마타(한 곳에 집중하는 명상) 명상보다 위빠사나 명상이 좀 더 잘 되는 편이에요. 아마 타고난 주의력의 성질 차이일 텐데 (스님은 그것도 업이라고, 아마 전생에 사마타 수행을 덜 했나보다고 그러셨 -_-;;;) 원래 이런 미묘한 차이가 선호도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치잖아요. 좀 잘 되니까 재미있어서 더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더 익숙해지고 더 잘되고 그래서 더 재미있고 하는 식의 선순환식 발전과, 정 반대의 악순환의 침몰의 전혀 다른 길을, 애초의 미묘한 차이가 가르곤 하니까요. 하여튼 위빠사나 명상의 목적은 이완은 아닌데, 위빠사나든 뭐든 '사마타(집중)'명상은 기본이기 때문에 위빠사나를 하게 되면 자연 사마타 명상도 같이 하게 되는데, 원래 집중 명상 자체가 굉장한 이완 효과를 가진대요. 그리고 사마타 명상이 극강의 수준에 다다르면 일상생활, 심지어 삶 자체도 잊을 정도의 강렬한 '황홀경'을 경험케 해준다 하고요. 전 사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마음챙기려는 노력'이 무슨 명상계열에 해당하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조만간 명상 스승님을 찾아가야 할 듯.) 하여튼 하다 보면 몸이 툭 이완되고 기분이 좋아지고, 가끔 기분 좋아지는게 강해지면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면서 미*년 처럼 실실 웃게 돼요. 오늘 지하철에서도 이렇게 실실 웃다가 갑자기 기절한 (잠이 든) 거죠. 많이 피곤한 상태에서 이완이 되니까 바로 잠이 들었나봐요.

 

그러나 정작 집에 와서는 다시 몸이 뻑뻑하게 굳어 있고... 이런. 자기 전에 바디스캔 해야지.

 

 

3.

 

목욕하고 세수하고 로션 바르는 와중, 무던히도 숨쉬기에 집중이 안 되었어요. 그래서 피부의 감각에도 집중해보고 그냥 떠오르는 것은 뭐든 다 받아들이려 해보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다가, 에크하르트 톨레가 추천한 '내면의 몸을 인식하기' (자세한 방법은 여기 클릭)'가, 저런 식의 '몸과 피부에 자극을 주는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저에게 가장 잘 맞는 명상법이라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제 목욕을 해도, 화장해도, 기분이 좀 덜 나쁠 것 같아요. 혹은 '내면의 몸을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기분이 나쁘다는 사실 자체를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음, 어쩌면 전 기분이 나쁜 게 아니었는지도 몰라요. 그냥 목욕하고 화장 하고 할 때면 자세가 정상 때와는 다르게 비뚤어지고, 그래서 '근육들이 긴장'되었을 뿐인데, 제가 자동으로 '근육이 긴장되고 힘이 든다 = 기분 나쁘다' 식으로 반응한 것일 수도 있죠.

 

 

4.

 

글을 쓰면서 정말 많은 것을 얻고 있어요. 특히 댓글들로 응원해주시는 거요. (인간이 소심하고 멋이 없어서 뭐라 답글 달기 민망해서 답답글을 못 달고 있지만, 애정어리고 따스한 답글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응원 받다 보면 짜증 나고 힘든 일이 생길 때, 혹은 또 무언가를 '미루고' 있을 때 마음챙김이고 뭐고 확 잊어버리고 다시 잠자는 의식의 상태로 들어가버리려 하다가도, '헛..이러면 안 되지!' 싶어 다시 정신 차리게 되거든요.

 

오늘도 그랬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이런 글을 쓸 수 있도록 듀게가 존재하는 것도 행운이고, 다사다난했던 듀게를 지금까지 운영해주신 듀나님도 감사드리고 (헤..^^)  읽어주시는 분들도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비틀거리겠지만 (인내심 없고 끈기가 없으며 기복이 심한 게 제 특징이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행복과 평안한 삶에 좋다는 것'들을 몸에 익히는 연습 꾸준히 해 나가면서 일기도 계속 끄적거리려고요.우선 300일부터 채우는 게 목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56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10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493
» [우행길] 11. 지하철에서 또 졸았어요-명상(이완)은 불면증에 특효, 내면의 몸.. [4] being 2011.02.26 2709
105819 [기사] 민노당도 버린 '행패 시의원' 이숙정 살려낸 민주당. + 아이폰 때문에? 고인돌 2011.02.26 1760
105818 음악회 표 드려요- 완료 두리번 2011.02.26 872
105817 역대 오스카 작품상이 바뀐다면 ^^ [2] 감동 2011.02.26 1554
105816 돌려줬어야 할까요? [5] 라일락 2011.02.26 1864
105815 상큼한 토요일 아침은 좀비와 함께!!! [4] 자본주의의돼지 2011.02.26 1312
105814 미국 연예계 한국 2세들 중 누가 [4] 가끔영화 2011.02.26 3514
105813 우리가 그토록 복지가 넘처나는 사회였던가요? [1] amenic 2011.02.26 1594
105812 시간 죽이는데는 역시 엔하위키가 최고에요. [10] 자본주의의돼지 2011.02.26 3994
105811 아이패드/폰/팟 홈버튼이 사라질수있습니다. [5] 무비스타 2011.02.26 2317
105810 우리말이 더빙 된 애니메이션을 보면 잠이 옵니다. [1] 자두맛사탕 2011.02.26 1223
105809 난생 처음 선을 보라는 압박을 당하고 있어요. [15] anonymous 2011.02.26 3383
105808 <급질> 월광천녀에서... (질문내용이 스포) [3] 보라색안경 2011.02.26 1727
105807 벌써 보고싶은 공포영화 Apollo 18, Insidious [1] 자두맛사탕 2011.02.26 1680
105806 세상에 글만 읽어도 공포가.... (농약) [3] 점양 2011.02.26 2218
105805 인간의 최종 도착점. 자본주의의돼지 2011.02.26 1334
105804 작년도 우리나라 GDP 성장률이 6.1% 맞나요? [16] amenic 2011.02.26 2447
105803 행정고시 시험 시간표 어떻게 되나요? [3] clear 2011.02.26 3421
105802 미드 속의 한국계 배우들 [14] 도너기 2011.02.26 4493
105801 드라마 싸인 15~16회 관련 의문 [5] amenic 2011.02.26 234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