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04 17:04
전 이상하게 초등학교때부터 제 할일 제가 알아서 하고,
크게 말썽부린 것도 없고(시집안가고 늙어가는 게 가장 큰 불효인 거 같은?)
부모님께 많은 얘길 하지 않는 그냥 평범한 딸이라
서울로 대학오면서 떨어져 산지 좀 있음 20년인데 1박2일을 같이 지내려니 어색합니다 네 어색해요 흑;
이번엔 언니나 동생도 없는!
실은 얼마전에 결혼한 남동생네 집에 가고 싶으신 건데
휴일+저녁에 일하는 부부라 시간대가 맞지 않으니 저 있는 데는 괜히 오시는 것도 있어요..
이런 고민을 하고 있으려니 <동경이야기> 같기도 하고요;;;
티비도 없고, 같이 즐길거리도 마땅치 않은...
그냥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한 병참기지 같은 특색없는 동네여서 뭘 해야할지 고민이 되는데요ㅠㅠ
일단 태국 마사지샵을 예약했습니다. 이건 좋아하실 거 같아요;; 안마는 천상의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 다음은??? 음........
영화도 보기 힘들어하시는 분들이라 문화생활은 선택지에 없고.
동생이 와도 된다고 하면 언제든 가려고 하실 거라 멀리 나가려고도 안하실 거고요...
아빠가 달달한 거 좋아하셔서 케잌, 쿠키 같은 디저트 같은 거 먹으러 카페 가 볼까해요.
나이들었다고 일반적으로 나이 든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고 우리가 쉽게 단정짓는,
그래서 나이 많은 사람들만 많은 데 보다
딸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오시는 거니까
평소에 제가 가는 동네 카페에서 젊은 사람들이 먹는 거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싶어서요...
엄마가 이것저것 살림 뒤져서 청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아빠가 이건 더부룩하고, 이건 비싸기만 하고, 이건 양념떡칠이네, 물이 젤 맛있네~까탈부리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ㅠㅠ 잘해드리고 싶은데 부모자식은 가까우면서도 참 먼 사이 같아요
2015.05.04 17:10
2015.05.04 17:19
날씨도 좋은데 최대한 밖으로 도는 건 어떨까요? 서울 사람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뭐 창경궁 후원이라든가요. 인원제한이 있어서 예약을 해야 되는데 전 겨울에 갔을 때도 좋았으니까 지금 가면 훨씬 예쁠 것 같아요.
2015.05.04 17:49
자취 중에 부모님이 올라오시는 게 처음이신가요? 손님 대접 하려고 생각하면 번거롭고 어렵고 그리고 고생한 보람도 없어져요. 그냥 부모니까, 가족이니까, 같이 지내는 게 어색하지 않다는 느낌으로 편하고 자연스럽게 하세요. 부모님 계시는 동안에 글쓴 분 따로 볼 일 있으시거들랑 보시고요. 식사 때 식사 챙겨드리고 저녁에 동생네 가실 수 있도록 그것만 좀 잘 연결해드리면 될 거에요. 서울 나들이 가이드라도 된 것처럼 애쓰실 필요 없어요. 부모님께 잘하고자 노력할 수록 상황이 더 악화되기만 한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말입니다.
2015.05.05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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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흐... 이것저것 뒤져서 청소하는 어머니, 까탈부리는 아부지를 어떻게 말릴 수 있단 말입니까...
그분들 성에 차도록 애쓰지 마시시시옵고 그냥 흘러가게 냅두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