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24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간략하게 흰 글자로 적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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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옛적 아프리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분들은 보지 마세요. ㅠㅜ)



 - "방기의 하이에나로 불리는 세네갈의 전설적인 용병 샤카와 라파, 미드나잇은 쿠데타가 발발한 기니비사우에서 마약왕을 빼내오는 임무를 맡는다. 그러나 탈출 과정에서 비행기가 추락하고 용병 일행은 비행기를 정비하고 연료를 구하는 동안 관광객으로 위장하여 신 살룸지역 해안가 휴양지 캠프에 자리잡는다." (티빙 설명 인용)

 그런데 그 캠프는 손님이든 주인장이든 다들 자신의 실체를 숨기고 있는 무시무시한, 혹은 위험한 놈들이었고. 곧 주인공 3인방은 목숨 하나 건지기 위한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뭐 이런 식의 도입부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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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병 3인방 + 마약왕 아저씨가 도주 중에 곤란한 상황에 빠져 예정에 없던 외딴 마을 캠프를 방문한다... 라는 웨스턴스런 설정입니다.)



 - 제가 처음에 굵고 큰 이탤릭체로 적어 놓은 부분을 봅시다. 방기, 시니비사우, 살룸 지역. 들어 보셨습니까? ㅋㅋ 검색을 해 보면 '방기'는 중앙 아프리카 공화국의 수도라고 합니다. '기니비사우'는 서아프리카의 국가 이름이구요. '살룸'이라는 곳은 세네갈에 존재하는 지명이네요. '살룸 삼각지'라고 불리는 곳이고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곳인가 봅니다. 참고로 이 영화는 세네갈 영화겠구요.


 문제는 이게 단순하게 지명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아프리카의 국가들과 현대사, 지정학적 관계 같은 것. 그리고 영화 속 지명들에 얽힌 정치, 사회적 지식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들을 기본 타겟으로 삼은 영화구요. 시작부터 끝까지 그런 부분들에 대한 설명 자막 따윈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냥 호쾌하게 '알지?' 라는 태도로 일관하는 영화이고, 전 당연히도 그런 것 하나도 모릅니다. ㅋㅋㅋ 그리고 당연히도 이 영화에 등장하는 현실 고유 명사들은 저걸로 끝이 아니에요. 다수의 사람 이름과 사건 이름들이 튀어나오고 역시나 당연하다는 듯이 '알지?'라는 식으로...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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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엔 좀 상쾌한 코믹 액션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구요. 캐릭터들도 좀 만화스럽습니다. 좌측부터 힘캐, 지능캐, 법사캐... 이런 식이에요. 진짜 법사라는 게 포인트. ㅋㅋ)



 - 그럼 일단 영화는 어떤 영화냐면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옛날 타란티노 스타일입니다. 가장 닮아서 바로 떠오르는 영화가 '황혼부터 새벽까지'이니 로드리게즈 이야기도 해야할 것 같지만 그보단 타란티노 스타일에 훨씬 가깝습니다. 일단의 범죄자(엄밀히 말해 '용병'이지만 극중 묘사를 보면 그거나 그거나...) 무리들이 큰 건을 하고 도주 중에 잠시 쉬어갈 포인트로 정하고 방문한 곳이 알고 보니 초현실 생지옥이었다네. 라는 이야기구요. 살벌한 내용과 일부러 위화감을 일으키는 가벼운 개그들이 종종 튀어나오고. 캐릭터들은 만화처럼 과장되어 있고. 결정적으로 이 놈들은 한 번 자리 잡고 앉기만 하면 뭔가에 대해 와다다다 수다를 떨어대는데 그 수다가... 마돈나 처녀 논란(?) 같은 게 아니라 아프리카 현대사인 겁니다. 대충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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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캐릭터는 딱 하나 나오는데 대체로 기능적인 캐릭터입니다. 긴장감 유발 및 주인공들 외의 '동료' 하나쯤 있어야 쓰지 않겠냐... 는 식.)



 - 방금 전에 적은 내용을 보셨으니 짐작하시겠지만, 일단 이 수다 장면들이 문제입니다. 마돈나가 누구인지, Like a virgin이 뭔 제목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타란티노 캐릭터가 와다다 떠들어대는 내용을 보면 그래도 대충 맥락은 짐작이 가잖아요? 근데 이건 그게 안 됩니다. 그냥 뭔 소린지 전혀 모르겠어요. ㅋㅋㅋ


 또 한 가지 문제는 이 영화가 알고 보면 되게 정색하는 진지한 영화라는 겁니다. 몇 차례의 반전과 진상 규명(?) 씬들에 의해 밝혀지는 이 이야기의 실체는 철저하게 아프리카 작은 국가들의 비극 처참한 현대사, 그리고 바로 지금의 현실과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더더욱 배경 지식이 필요해요. 하지만 저는... (후략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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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아예 못 알아먹을 정돈 아니긴 합니다. 디테일은 몰라도 이런 짤을 보면 딱 떠오르는 이 동네의 오래된 문제가 있고, 그게 중요 소재로 나와요.)



 - 그래서 그렇게 영화의 함의를 거의 놓치면서, 그래도 대략 '아 이 동네 비극적인 역사와 현실 이야기구나' 라는 정도만 이해하면서 간신히 겉만 핥으면서 따라가 보면... 장르물로서는 대략 장단점이 있습니다.


 일단 익숙하지 않은 나라의 사람들이 자기네 전통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영화들을 볼 때의 재미 같은 게 있거든요. 미지의 토속 바이브라고나 할까(...) 좀 거칠거칠하면서도 당당하게 매끈한 헐리웃 스타일과는 다른 뭔가를 펼쳐 보여주는데 그게 볼만합니다. 후반에 등장하는 괴물체들의 묘사라든가. 리듬감 확실하면서 파워풀하게 펼쳐지는 액션 연출이라든가. 그리고 뭔가 개연성은 개나 줘 버린 듯 하면서도 예측 불허로 흘러가는 전개 같은 것. 그런 게 이 영화의 매력이고 이런 부분을 고평가 받았는지 썩은 토마토 지수 같은 것도 대단히 높습니다. 콕 집어 말해서 리뷰 수 54개에 96%라는 대단한 수치를 자랑하죠.


 다만... 또 이런 스타일의 영화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이야기가 좀 많이 거칩니다. 가끔 보면 이게 제게 익숙하지 않은 자기네 스타일로 달리는 건지, 아님 그냥 대충 막 흘러가는 건지 헷갈리는 전개들이 있어요. ㅋㅋㅋ 특히 갑작스런 엔딩 같은 게 더 그렇구요. 다 보고 나서 가만 생각해보면 이상한 엔딩이 아닌데, 처음부터 설정해 놓은 큰 그림을 그렇게 잘 그려내질 못 해서 쌩뚱맞은 기분이 들고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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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저렴한 제작비로 최대한 임팩트 있는 장면을 뽑아내기 위한 노력은 충분했고. 어느 정도 먹히기도 합니다.)



 - 대충 빨리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본격 세네갈 액션 호러 무비!' 같은 게 궁금하면 한 번 보시면 됩니다.

 자신의 아프리카 역사에 대한 상식과 이해도를 테스트 해보고픈 분들도 보세요. ㅋㅋ

 사실 그렇게 고유의 스타일 같은 게 느껴지고, 또 건전하고 정의로운 메시지까지 스토리에 잘 녹여 넣은 영화이니 호평 받을만도 하긴 합니다만.

 어쩔 수 없는 저예산으로 인한 액션, 스펙터클의 한계 같은 것도 있고. 또 일반적인 기준으로 스토리가 그리 매끄럽지 않습니다. 순수 완성도만 놓고 평가한다면 '독특한 매력과 노골적인 단점이 공존하는 작품' 정도 돼요. 그 개성과 매력 쪽을 높이 사느냐, 일반적인 관점에서의 부족한 완성도가 못내 맘에 걸리느냐. 둘 중 어느 쪽이냐에 따라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릴 영화였습니다. 저는 뭐, 보는 동안 즐겁긴 했으나 역시 아쉬움도 컸고, 그래서 남에게 추천하진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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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이들의 운명은 대체 누가 궁금해할 것인가!!! 이런 걸 대뜸 들여 놓은 티빙의 미래는!!! 과연!!!!!!)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알고 보니 주인공들이 머무는 캠프의 주인장은 용병 일을 하다 은퇴한 양반이었고. 용병을 하던 옛날 옛적엔 인근 부족 소년들을 소년병으로 가혹하게 훈련시키고 전투로 내몰면서 그 중 몇몇을 성적으로 학대하기까지 했던 막장 인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샤카'가 바로 그 소년병이었던 거죠. 결국 비행기 사고는 이 곳을 방문해서 과거의 복수를 하려는 샤카의 자작극이었고, 샤카는 그 목적을 이룹니다. 캠프 주인장을 그 인간이 현역 시절에 사용하던 권총으로 쏴 죽여 버려요.


 그런데 문제는 그 동네가 정체 불명의 초현실 존재들로부터 지배를 받는 곳이었다는 겁니다. 방금 죽은 그 양반은 그 존재들과 주민들의 중간자 역할을 하며 주민들을 제물로 바치며 평화를 이어오고 있었던 것. 그러던 양반이 죽어 버렸으니 그 괴상한 존재들은 샤카와 동료들을 습격해오기 시작하고요. 그 숫자와 힘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는 존재들을 모두 물리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이었고, 그래서 샤카와 동료들은 캠프장으로부터 좀 떨어진 마을에 있는 비행기 수리 재료와 연료를 가져오기 위해 목숨을 건 액션을 벌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물용으로 가축처럼 사육되던 소년들도 구하고 뭐 대립하던 다른 캠프 방문자와 화해도 하고 나름 드라마를 이것저것 보여준 후에, 결국 중과부적으로 하나씩 죽어 나가고. 마지막엔 삼인방 중 가장 단순무식하던 멤버 하나랑 캠프 방문자 하나만 살아서 보트를 타고선 이 생지옥을 떠나가며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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