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작. 31년 됐군요. 런닝타임은 1시간 34분이구요. 뭐 딱히 스포일러랄 게 있겠습니까. 그냥 막 적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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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발 친구는 되게 깜찍 귀여운 캐릭터여야 할 것 같은 인상인데 의외로 까칠하죠. ㅋㅋ)



 - 자기 집, 정확히는 부모님 집에 아직도 얹혀 살며 지하실에 야매 스튜디오를 차려 놓고 친구 스탭들과 '웨인즈 월드'라는 짧은 라이브 개그 프로를 진행하는 웨인과 가스라는 살짝 덜떨어진 청춘들이 주인공입니다. 근데 그 지역 방송국 일을 하는 벤자민이라는 프로듀서가 우연히 이 방송을 보고 섭외를 하는데, 당연히 이 인간은 돈에만 환장하는 속물 빌런이고 진짜 속셈은 싼 값에 적당히 부려 먹으며 돈 뽑아 먹고 버리려는 거죠. 세상 물정 모르는 순박한 두 젊은이는 신나게 각각 500달러씩에 계약을 하고 행복해하는데 점점 벤자민은 속셈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아, 그 와중에 웨인은 카산드라라는 어여쁜 동양계 밴드 리더 겸 보컬과 연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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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영화 스인지 그냥 SNL 캡쳐인지 고민이 되는 짤입니다.)



 - 워낙 유명한 영화라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요. SNL에서 한참 잘 나가던 마이크 마이어스와 데이나 카비가 만들었던 SNL 스케치를 확장해서 영화판으로 만든 거라고 하죠. 오리지널은 전 못봤습니다. 암튼 저렴한 제작비로 만들어서 수억 달러의 대히트를 쳤고, SNL을 직접 보는 사람이 거의 없던 대한민국에 이 두 사람, 특히 마이크 마이어스의 이름을 알리는 데 큰 공을 세웠던 영화였... 습니다만 정작 한국에서 흥행은 폭망이었죠. ㅋㅋ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방금 말 했듯이 당시에 SNL를 챙겨보는 대한민국 국민이 얼마나 있었겠어요. 쇼의 이름만 알려졌지 즐기는 이가 없었고. 이 영화의 원작 스케치도 본 사람이 없었고. 결정적으로 이런 스타일의 유머(라이브 음악, 패러디, 능청맞은 찐따 캐릭터들의 짓궂은 농담 등) 자체가 한국에선 익숙하지도 않았고 당시 성향에 잘 맞지도 않았구요. 저도 당시에 봤었고 그렇게 막 재밌게 보진 않았다... 라는 흐릿한 기억만 갖고 있다가 티빙에 올라왔길래 걍 다시 봤습니다. 그렇게 다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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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선 폭망!!! 양키 센스 워낙 좋아하고 영화 속 나오는 뮤지션들 아주 좋아하던 제 친구 하나만 재밌게 봤다고 그랬던 기억이.)



 - 별로 느낌이 달라지진 않네요. ㅋㅋㅋ 오히려 그 때보다도 덜 재밌게 본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이후로 이런 스타일의 코미디들을 많이 보며 익숙해지긴 했는데, 벌써 그것도 한 세월이라 이제 이 영화의 유머들이 그렇게 신선한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게 크구요.

 또 그 때나 지금이나 정확히 캐치할 수 없는 드립들이 많습니다. '아 이건 분명히 레퍼런스가 있는 거고 당시 미국에선 먹히는 장면이었겠구나' 라는 느낌은 드는데 암튼 그게 뭔질 잘 모르니 와닿지는 않는 거죠. 스타트랙 뉴 제네레이션 드립이나 T-1000 특별 출연 같은 거. 간접 광고에 대한 풍자(를 하면서 본인들도 간접 광고를 하는 ㅋㅋ) 라든가. 뭐 그럭저럭 알아 먹고 피식 거린 장면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은 '난 이 영화를 위한 관객은 분명히 아니야' 라는 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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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웃사이더'를 본지 얼마 안 돼서 이 영화 속 로브 로를 보니 뭔가 위화감이란 것이 폭발을 하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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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레레 여사님 이게 얼마만입니까!! 어찌나 풋풋하시던지!!!)



 - 그리고 그 와중에 영화판 자체의 이야기가... 참 별 것 없으면서 느슨해요.

 똑똑하고 잘 나가는, 하지만 돈 밝히는 악당에게 순수한 너드들이 한 방 먹인다. 라는 이야기 자체야 지금 세상에 나와도 먹힐 수 있는 소재입니다만, 그냥 이야기가 격하게 헐겁습니다.

 당연히 이해는 합니다. 애초에 SNL 쇼의 확장판이니 사실 이야기는 그냥 구실이고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드립들만 즐기면 되는 것인데. 제가 그걸 100%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아무리 그래도 이야기를 좀 더 챙겨줬음 좋지 않았을까' 같은 생각을 하게 되구요. 게다가 전 지금도 SNL 팬은 아니어서.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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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유명한 '보헤미안 랩소디' 장면인데, 역시 영화로 보는 것보단 걍 짤막한 꽁트로 보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 그래도 뭐 배우들의 개인기가 발휘되는 장면들은 괜찮았습니다. 주인공 둘의 하찮은 몸개그 같은 것들이 소소하게 웃겼고. 괴상한 춤이나 혹은 연주 장면 같은 것들도 그럴싸한 것들이 있었고. 특히 마이크 마이어스는 얼마 후에 '오스틴 파워' 시리즈로 보여줄 개그들을 이미 이 영화에서 상당 부분 보여주고 있어서 정겹더군요. 

 또 저는 살아 본 적도 없으면서 걍 대중 문화 속 레퍼런스로 익숙해져 버린 그 시절 미국 대중 문화 아이템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고. 괜찮은 음악들도 많이 깔아주고요.

 하지만 어쨌든... 저를 위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ㅋㅋㅋ 그냥 그렇다는 걸 확인한 90분이었어요. 잡담 끝.




 + 그렇죠. 이 영화 때문에 '보헤미안 랩소디'가 한국에서 한동안 다시 인기였었죠. 이것도 참 새삼스럽습니다. 곡이랑 영화 이미지가 워낙 안 맞아서 당시에도 어색했어요. ㅋ



 ++ 다른 배우들은 그렇다 치고 티아 카레레를 저엉말 오랜만에 봐서 반갑더군요. 그 시절에 되게 자주 나오던 배우였죠. 루시 리우 등장 이전에 헐리웃의 동양인 여성 캐릭터 역을 다 잡아 먹던 유명인이었는데 어디로 사라져 버리셨나... 하고 검색을 해봤는데 역시나, 여기저기 바쁘게 활동하며 잘 살고 계셨고 저만 몰랐습니다. ㅋㅋ 그 중에 특히 '릴로와 스티치'에 목소리 출연한 게 참 알찬 선택이었던 듯. 이후로 나온 티비용, 비디오용 수많은 작품들에 다 나오셨더라구요.

 그리고 영화 속에서 본인이 부르는 노래들을 전부 직접 불러서 녹음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와 능력자셨군요! 한 30년 정도 늦게 태어나셨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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