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8 00:53
밑에 박정현 씨의 라이브에 대해 경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러니까 생각나는 몇몇 라이브들이 있습니다.
사실 가수의 노래를 직접 듣는 일에 별 흥미가 없는지라
제 인생에 라이브 콘서트에 간 것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상하게도 듣고 나서 만족했던 라이브가 별로 없던 거 같아요.
아마도 내 귀가 워낙 저질이라 그런 것이겠지요.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실망한 그 가수분들이 다 한가닥 하시는
분들이거든요.
하여튼 실망한 가수들 중에 가장 먼저 생간나는 가수가 이은미 씨...
나는 지금도 이 분이 왜 노래를 잘 한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안가요.
물론 노래를 잘 하는 건 분명한데 그렇게 받들어 모실 정도로
잘 하는지는 정말 모르겠더라구요. 맨발로 뛰는 건 인상적이지만
목소리가 터진다는 느낌도 없고 하여튼 사람을 압도할 수준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제 주관이에요. 솔직히 이은미씨
성격도 그닥 마음에 들지 않구요. 자기만 잘 부르면 되지 왜 다른
가수들보고 그건 가수가 아니네, 뭐네 하는지... 한두 번이면
몰라도 자꾸 그러니까 좀 그렇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정말 큰 돈 들이고 갔다가 실망한 가수가 바로
장사익 입니다. 저는 정말 장사익 팬이었어요. 씨디가 닮도록
듣고 또 듣고, 술 취하면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고 한 저였는데...
그 소리를 직접 내 귀로 듣고 싶어서 저로선 거액을 내고 갔던
콘서트... 지금은 그 장소가 기억은 안나지만 아주 큰 공연장이었어요.
그런데... 평소에 씨디로 듣던 그런 파워가 아니더라구요.
아니 솔직히 좀 답답했어요. 씨디에서는 정말 우렁차면서도
저 뱃속 깊은 곳에서 끄집어 올리는 '소리'가 기막혔는데 아....
아마 음향이 못 받쳐줬겠죠. 그랬을 거예요.
나중에 로비에서 인사할 때보니까 조정래 선생, 김근태 선생 등이
꽃다발도 주고 서로 껴안기도 해서 좋은 구경은 했지만...
하여튼 그 뒤로는 이상하게 씨디도 잘 안듣게 되더군요.
그리고 또 좀 별로였던 분이 그 유명한 한영애 씨...
이 분은 실망은 아니고... 좀 저랑 맞지 않았던 거 같아요.
거의 십오년도 더 전에 한번 들었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실험적인 신곡들만 부르대요.
제가 아는 노래들은 메들리로 끝내버리고...
사실 무대는 정말 압도적이었어요. 와, 저렇게 부를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콱 조지는데... 너무 실험적이어서...
어떤 노래는 거의 10분은 되는 걸로 기억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귀신 소리 같은 처절한 괴음을 지르더라구요.
하여튼 실망...
제일 뻑 갔던 라이브는... 사실 라이브가 아니라 딱 한 곡을
들었는데, 대학 때 어느 저녁에 밥을 먹고 어슬렁 거리는데
아까부터 어디선가 음악이 들리더란 말입니다.
운동권 노래여서(제가 좀 오래된 학번임) 전 그게 학생회에서
음향좋은 스피커를 틀어놓은 건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운동장에서 하는 공연이였어요. 그래서 냅다 뛰어가서
봤더니 바로 안치환... 사실 그때 안치환은 그냥 노래 잘 부르는
운동권 가수였어요. 그래서 학생들도 별로 없었고... 한 백여 명
됐나... 아주 조촐한 공연이었는데 그것도 거의 끝나가는
분위기였습니다. 투쟁가 한 곡을 마치고 나서 안치환 씨가 마지막 곡은
분위기를 좀 바꿔 보겠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때 거의 무대 앞에 서
있었어요. 안치환 씨하고 한 2~3미터 떨어졌나.
다른 노래와 달리 백 뮤직을 녹음 테이프로 틀었는데
굉장히 느낌이 좋더라구요. 그게 바로 <소금인형> 이었어요.
와우... 정말 바로 앞에서 노래를 듣는데... 온 몸에 전율이 돋더군요.
가수가 이래서 가수구나... 싶었습니다.
그 어스름한 저녁에 초라한 무대 앞에 서서 딱 한곡 들었던
그 노래가 제가 기억하는 최고의 라이브였어요.
물론 이건 제 주관이 잔뜩 들어간 평가니까
위의 기라성 같은 가수분들의 노래 실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참고로 저는 <명성황후>를 보다가
하두 지루해서 잠이 들었던 사람입니다. 국민뮤지컬이라고
해서 봤더니... 아웅... 그때 하도 상처받어서 10년 동안
뮤지컬 안 봤음... <건달과 아가씨>는 재미있게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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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은 별로였어요. 아마 다른 공연에선 죽이지 않을까 싶은데, 제가 본 날이 유독 성의없었고요.
아아. 최악은 페퍼톤스랑 하바드요. '힘을 내 힘을 내' 관객들이 외칠 정도로 펩톤은 둘다 라이브 최악인데, 여전히 귀엽긴 해요.
반면 하바드는 정말 좋아했는데 라이브 본 후로 몽창 다 버리고 싶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