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왓챠, 티빙에 양쪽에 다 있는 영화들입니다. 아마 iptv vod들로도 거의 무료로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스포일러는 끝에다 흰 글자로 몰아 적겠습니다.



 1. 포드 (Pod, 2015, 7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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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대충 기분 나쁘라고 만들어 놓은 포스터입니다. 영화엔 이런 거 안 나옴.)



 - 눈 내린 숲 속에서 개 한 마리를 데리고 사냥하는 아저씨가 나와요. 근데 숲속에 뭔가 수상한 기운이 느껴지고 개가 죽습니다. 아저씨는 총을 난사하고...

 장면이 바뀌면 걍 평범한 인상의 아저씨가 여동생을 찾아가요.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어서 혼자 외딴 곳에 짱박혀 살던 큰형(위의 그 아저씨)에게 괴상한 전화가 온 후에 연락이 끊겼다네요. 가족으로서 가서 만나보자... 귀찮아하는 여동생이지만 결국 따라가구요. 집에 가 보니 뭔가 전형적인 영화 속 정신질환자들 집 같습니다. 창문을 다 판자로 막아 놓고 집안 꼴은 개판이고 집주인은 총을 부둥켜 안고 부들부들 떨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죠. 그러면서 계속 이런 말을 합니다. '포드'다. 이건 정부의 음모다. 정부에서 그걸 만들었다. 내가 그걸 잡아서 지하실에 가둬두었다. 조심해라. 니들은 제발 바로 나가라. 니들 내 말 믿니? '포드'야 '포드'라고!! 끄아아악!!!! 뭐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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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포스터 이미지의 원본 역할인 듯 하죠. ㅋㅋ 미친 음모론자인가 진실을 아는 극소수의 인간인가!!!?)



 - 대충 도입부 설정을 봐도, 런닝타임을 봐도 빤히 보이는 '극저예산' 호러 영화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참신한 게 뭐냐면, 정말 하나도 참신할 게 없는 뻔할 뻔자 스토리라는 거에요(...) 도입부까진 그래도 뭔가 스토리상의 선택지가 있었는데 큰 형이 '정부의 음모!'라는 드립을 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제 이게 어떻게 흘러갈지가 너무나 격하고도 완벽하게 뻔해져 버리죠. 그렇게 결말까지 훤히 다 보이는 가운데 유일한 호기심이라면 이 삼남매 중에 누가 살아남을까...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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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형님 구하러 왔다가 봉변 당하는 동생들. 여자분 매력적이신 가운데 출연작 중에 제가 본 영화는 단 하나도 없고 싹 다 B급 호러 무비들이고... ㅠㅜ)



 - 근데 영화가 나쁘지 않습니다. 참신한 아이디어도 아니고 남다른 디테일도 없는 뻔함 100% 각본이지만 이야기를 하는 태도가 엄청나게 '진지합니다'. 2023년에 (영화는 8년 전에 나왔지만) 이렇게 철 지난지 한참 된 뻔한 이야기를 x정색을 하고 진지하게 풀어 놓는 걸 보니 오히려 신선한 느낌이 든달까요. ㅋㅋㅋ 결말까지 싹 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게 오히려 재밌게 느껴지구요. 또 감독의 연출력이 어쨌든 평타는 합니다. '그냥 형이 미친 것인가 정말 뭔가 있는 것인가'를 두고 관객들을 고민하게 만들려는 도입부부터 중반부까지 연출도 나쁘지 않구요. 막 허접 허술한 영화 아니에요. 그래서 종합하면 대략 어떤 느낌이냐면...


 멀더와 스컬리가 안 나오는 엑스파일 에피소드 하나 보는 기분입니다. ㅋㅋㅋ 최고까진 아니고 꽤 괜찮은 에피소드 정도? 저야 뭐 아무 기대 없이 틀고 기대 없이 보다보니 이 정도만 되어도 재밌다고 잘 봅니다만. 남에게 추천하진 않도록 하겠습니다.



 + 이 영화의 다른 버전 포스터를 보면 홍보 문구로 정말 저 말이 박혀 있습니다. '엑스파일 에피소드 중 최고를 떠올리게 한다'. ㅋㅋㅋㅋ




2. 극한 캠프 (Ruin Me, 2017, 87분. 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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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습니다. Ruin Me 에는 '극한캠프'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던 것...)



 - 한 커플이 부릉부릉 차를 달려 주말 캠프를 갑니다. 딱 봐도 여자분은 뭔가 멘탈 문제가 있어 보이고, 남자분은 그런 여자분을 챙기고 돌보는 입장 같은데...  이 캠프의 테마가 문제죠. '슬래셔 체험 캠프'입니다. ㅋㅋㅋ 원래는 슬래셔 팬인 남자가 자기 친구랑 가려고 예약했는데 친구가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여자 친구를 데려왔대요. 암튼 뭐... 이 후 전개를 더 설명할 게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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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내고 이런 고생을 사서 한다구요? 당해도 쌉니... (쿨럭;;))



 - 매우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컨셉이 핵심입니다. 슬래셔 체험 캠프가 소재인 호러 영화라니. 진짜 설명이 더 필요 없잖아요.

 그리고 그걸 알차게 잘 써먹습니다. 계속해서 호러 상황을 던지면서 그것이 실제인지 체험 프로그램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거죠. 그래서 뻔한 슬래셔 장면이지만 살짝 퀴즈 & 미스테리처럼 흥미로운 느낌이 생기고. 그래서 평범 무난한 스토리에 살짝 재미가 더 붙고 그러는 느낌. 

 마지막에 진상을 알고 나면 '아 이게 말이 되냐 ㅋㅋㅋ' 싶은 부분들이 꽤 있지만, 뭐 어떻습니까. 보는 동안 즐거우면 된 겁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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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극한 상황들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게 진짜게 가짜게?' 라는 컨셉을 깔아서 심심치 않게 해 주는 아이디어가 좋습니다.)


 더 길게 말할 건 없겠구요. 걍 옛날 옛적 영화 '죽음의 만우절'스런 영화 좋아하는 분은 한 번 보세요. 여러모로 그 영화의 21세기 버전 같은 느낌이 들었네요. 그 영화처럼 유쾌(?)한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이 영화는 끝까지 되게 심각해요. 그래도 그건 영화 사정(?)이고 저는 즐겁게 잘 봤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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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그녀는 '파이널 걸'이 될 수 있을 것인가!!!)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1. 포드


 우리 큰형님께선 군대 다녀와서 PTSD를 겪고 있는 양반인데요. 그곳에서 자기와 동료들이 정부의 실험체에게 먹잇감으로 던져졌다고 주장을 해요. 그 실험체의 이름이 '포드'인 것. 그러면서 동생들에게 어서 나가라 사라져라 다시는 돌아오지 마라... 이러면서 절규하지만 동생들은 아무리 그래도 자기네 피붙이가 이 모양 이 꼴이니 (그리고 약간 개인 사정들도 있구요) 머뭇거리며 큰형님을 붙잡아 진정시켜 보려 노력하지만 결국 이 양반은 자기가 들고 있던 총으로 자살해 버려요.


 남은 둘은 어익후 망했다. 하고서 이 집에서 흔적 안 남기고 도망치려 하는데, 생각해보니 아까 큰형님이 '이 집 지하실에 포드를 가둬뒀다!!'라고 그랬단 말이에요? 게다가 그곳에서 기척도 느껴지구요. 아마도 죄 없는 사람 하나 가둬놨구나... 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풀어주려고 지하실로 들어가고, 당연히 괴생명체의 습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어찌저찌하다가 여동생만 탈출하고, 오빠는 너라도 살라면서 문을 닫아 버려요. 여동생은 엉엉 울며 도망치는데 자동차도 고장나고 해서 눈밭을 걸어서 가다가, 때마침 지나가는 차를 붙들고 도와달라 외치거든요. 근데 그 차에 탄 사람은 너 어디에서 오셨는데요? 라고 묻고, 큰형네 집을 얘기했더니 아하... 그러다가 '근데 그거 정부에서 만든 거 아닌데?' 라며 시크하게 총을 쏴 버리네요. 여동생도 사망.


 남은 건 괴물과 지하에 갇힌 오빠인데요. 놀랍게도 괴물과 사투 끝에 살아납니다. 심지어 괴물을 죽이는 데 성공해요. 그래서 부들부들 떨며 집 밖으로 빠져 나오는 순간 좀 전에 차를 타고 온 사람이 빵야빵야. 해서 결국 오빠도 사망하구요. ㅠㅜ 차 타고 온 사람은 집안에 들어가 괴물 시체도 보고 여기저기 둘러본 후에 아무래도 정부 비밀 조직 같은 누군가와 통화하며 집을 떠나요. 그리고 집에 남은 카메라가 부유하다가... 되살아난 괴물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 인근 숲을 넓게 비춰줍니다. 아마도 숲속에 이런 괴물이 득시글거리는 모양이죠.


 사족으로, 뉘앙스상 그 '포드'라는 것은 정부 실험체 같은 게 아니라 그냥 외계 괴물인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만. (다른 버전의 포스터를 보면 대충 그런 느낌의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구체적 설명은 끝까지 없습니다.



 2. 극한캠프


 이 '슬래셔 캠프'가 진행되면서... 당연히 호러 영화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당연히 사람이 하나씩 죽어나갑니다. 으아니 이게 캠프 연출이 아니라 진짜였다고!! 라는 느낌으로 머릿 수가 점점 줄어가고, 그 와중에 주인공 눈앞에 쌩뚱맞게 전남친이 나타나기도 해요. 그리고 상황이 전남친과 현남친 중 누구 하나를 먼저 구해야 하는 그런 상황으로 전개되는데, 보아하니 전남친은 바로 안 구하면 죽을 상황이고 현남친은 안 구해도 좀 다치기만 할 상황이라 전남친을 선택하지만 그러고나서 바로 현남친을 데리고 와보니 전남친은 증발. 이게 뭐지? 하고 당황하는 주인공...


 암튼 일은 점점 더 살벌해져서 결국 주인공 하나만 남고 다 사라져요. 그리고 필사의 힘을 다해 도망치던 주인공 눈 앞에 술집 하나가 나타나고, 그 곳으로 와다다 도망쳐들어가 문을 쾅 닫으니... ㅋㅋㅋ 당연히도 죽은 줄 알았던 동료 참가자들, 그리고 살인마들이 사이 좋게 모여 맥주 마시며 당구 치고 춤 추며 놀고 있네요. 결국 주인공이 Final Girl로 살아남은 것. 그래서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남자 친구와 차를 타고 돌아가는데. 이대로 끝날 리가 있겠습니까?


 중간에 남자 친구가 화장실 간다며 휴게실에 차를 세웁니다. 주인공도 함께 내렸는데 가만 보니 뭔가 트렁크의 낌새가 이상하죠. 열어보니 당연히, 구남친의 시체가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모든 건 현남친이 구남친에 대한 주인공의 미련을 눈치 채고 벌인 싸이코짓이었던 것. 슬래셔 캠프 자체는 진짜 캠프였는데 거기에 현남친의 음모가 슬쩍 끼어들어 있었던 거죠. 암튼 그래서 '나를 버리고 구남친을 택하다니잇!!!' 하고 달려드는 현남친과 몸싸움을 벌이다 그마저도 무찌르고 진정한 Final girl이 되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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