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4년작입니다. 올해로 40세! 런닝타임은 1시간 47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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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의 이 등짝샷! 카피는 참 소박하고 진솔(?)하네요.)



 - '현재'가 배경이에요. 그러니까 80년대 초반이고 배경은 바몬드 버몬트 주의 한 시골 마을. 근데 이 마을엔 청소년들에 대한 통금 시간과 더불어 춤 금지법이 있습니다. 네, '법'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엄격해서 춤 못추게 하고 그런 분위기인 게 아니라 그냥 법이 있어요. ㅋㅋㅋ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주도하는 강성 보수 목사님이 계시구요. 그래서 마을 청소년들은 아주아주 건전하게 살기... 는 개뿔, 그냥 억눌려서 스트레스 받으며 가끔씩 뻘짓들로 그걸 풀며 간신히 삽니다.

 그런데 그때 대도시에서 이사를 온 구세주 고딩 '렌'이 등장하고. 이 청춘은 당연히 버몬트의 가련한 중생들 영혼을 불지옥으로 인도하는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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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빗 보위가 되고 싶었던 도시 청년은 그만 순식간에)



 - 이것도 영화 유명세에 비해 의외로 vod에서 찾아보기 힘든 영화였는데요. 안 그래도 지난 주쯤에 문득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신기하게도 그런지 사나흘 뒤에 티빙에 뙇! 하고 올라왔습니다. ㅋㅋㅋ 이게 201몇년에 나온 리메이크 버전만 있어서 제가 설레다 말았었거든요. 암튼 감사합니다 파라마운트. 장하구나 티빙.


 80년대 댄스 영화들의 선후관계가 궁금해서 문득 찾아봤습니다.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1983 - 플래시댄스, 1984 - 풋루즈, 1985 - 백야, 1987 - 더티 댄싱... 대충 이렇네요. 그리고 이 중에서 '더티 댄싱'은 사실 풋루즈랑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질 계획이었는데 우연히 이게 먼저 나와 버리는 바람에 스토리가 너무 비슷하다고 이것저것 막 뜯어 고치다가 연기되고 밀리고 그래서 늦게 나왔다고. 그래서 이 계보의 막내급 영화가 되었습니다만, 뭐 어쨌든 가장 히트하고 가장 오래 남고 있으니 된 걸로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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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걸 타고 치킨 게임을 벌이는 귀농 청년이 되어 버리고... ㅋㅋㅋㅋ)



 - 내용도 비슷하고 또 가장 많은 분들이 보셨을 (사실 안 본 분이 거의 없을) '더티 댄싱'과 좀 더 비교를 해보자면요.


 일단 '더티 댄싱'은 배경이 과거잖아요. 1960년대. 근데 이 '풋루즈'는 현재가 배경입니다. 그래서 나오는 음악과 춤이 다르죠. 80년대 디스코 음악, 전자음 뿅뽕거리는 댄스 뮤직에 그냥 씐나는 막춤부터 브레이크 댄스까지 나오구요. 그리고 (어찌 보면 당연한 거지만) 이런 음악과 춤의 차이에 맞춰 장면 연출도 다르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풋루즈' 쪽이 지금 보기에 좀 더 키치해요. 바꿔 말하면 당시에 좀 더 '최신 영화' 느낌이었다는 거겠죠. 아이러니합니다만. ㅋㅋ


 '더티 댄싱'은 사실상 제니퍼 그레이가 연기한 소녀가 주인공인 이야기였다면 이 영화는 그냥 케빈 베이컨이 연기한 댄스 남학생이 주인공입니다. 다만 이 영화도 여주인공을 그냥 장식 취급하지 않고 나름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충분히 깔아 줘요. 이게 좀 배합이 오묘한 게, 분명히 이야기를 끌어가는 건 케빈 베이컨이지만 이야기 속에서 가장 중요한 갈등은 여주인공과 아버지(목사님입니다!)의 갈등이거든요. 암튼 뭐 이것도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배경이 여름 캠프 같은 게 아니라 시골 마을 그 자체... 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 쪽이 스토리는 더 심각하고 진지합니다. 학교에서 괴롭힘 같은 것도 나오고, 시골 마을 청소년들의 갑갑한 심정 같은 것도 꽤 중요하게 나오고. 뭣보다 젊은이들과 그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보수적인 어르신들 간의 갈등이 생각보다 되게 진지하게 다뤄지더라구요. 여러모로 '더티 댄싱'과는 의외로 결이 많이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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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보수 어르신들의 리더이자 주인공이 무찔러야 할 빌런!!! 이 맞긴 한데 사실 사연이 많은, 괜찮은 아저씹니다. 다이앤 위스트도 보이네요.)



 - 또 한 가지 이 영화의 특징이라면, '미국 농촌 마을 라이프' 묘사에 상당히 진심이라는 겁니다.

 하다 못해 남자애들끼리 차 타고 벌이는 치킨 게임도 트랙터를 몰고 밭두렁에서 하니까요. 이 장면에서 그 유명한 'Holding out for a hero'가 비장하게 흘러나오는데 정말로 웃기거든요. 근데 정작 그 장면에 웃기려는 의도가 거의 안 보여서 보면서 당황하고 막... ㅋㅋㅋ 

 그리고 그 외에도 이거 연도만 80년대지 그냥 60년대 아님? 싶은 생활 묘사들이 계속 나오는데 이게 꽤 리얼한 묘사라고 하죠. 최신 유행 따라가고 개방적이고 이런 건 다 도시 얘기고 시골 깡촌은 이런 곳이 많았다고. 심지어 이 영화의 스토리가 대략 실화에 근거해서 만든 거라고 합니다. '댄스 금지법'이 존재했던 동네가 실제로 있었고 청소년들이 항의하고 난리를 쳐서 폐지한 사례가 있었다고. ㄷㄷㄷ


 근데... 생각해보면 이런 요소들 때문에 이 영화가 '더티 댄싱'보다 사랑받지는 못했던 것 같더라구요. 그러니까 매우 미국 현지 사람들에게 먹힐 디테일, 분위기 같은 게 많습니다. 이에 비하면 '더티 댄싱'은 굉장히 보편적인 이야기랄까, 뭐 그런 느낌이. 찾아보니 실제로도 두 영화의 미국 내 흥행은 비슷했는데 해외 수익에서 꽤 크게 차지가 났다는 듯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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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아무리 1980년대 미국 시골 깡촌 청춘이라고 해도 평소에 이러고 놀진 않았을 것... ㅋㅋㅋㅋ)



 - 그리고, 두 영화를 놓고 하나 더 비교해보자면 요 영화가 '더티 댄싱'보다 비평적으로 평가가 많이 별로입니다. 


 대부분 스토리가 개판이라는 지적을 많이 하던데요. 음. 개인적으로 그냥 캐릭터들의 드라마를 놓고 본다면 이 영화도 괜찮았습니다. 대도시에서 내려온 젊은이의 고군분투 스토리, 목사와 목사 딸래미의 가족사가 얽힌 갈등과 화해. 뭐 그냥 다 따라갈만한 이야기였고 특히 막판에 목사의 비중이 커지는 것도 괜찮았어요. 좀 더 있어 보이는 진지한 이야기 느낌을 준달까요.

 다만 리뷰어들이 비판하는 부분은 전반적인 스토리 라인을 놓고 '이게 말이 되냐??' 라고 따지는 건데 그건 뭐... 80년대 댄스 영화를 보면서 뭐 그런 걸 각잡고 따질 필요가 있을까요? 전 대충 납득하고 넘겼구요. ㅋㅋ


 또 한 가지 약점은 케빈 베이컨입니다. 아뇨 뭐 연기는 잘 합니다. 데이빗 보위 흉내내는 80년대 반항 청춘으로 이만큼 어울리는 배우 찾기도 힘들지 않을까 싶었구요. 다만 춤이... ㅋㅋㅋㅋ 아무래도 패트릭 스웨이지랑 비교할 레벨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요. 그래서 난이도 높은 장면들은 거의 대역에게 맡기고 빛과 그림자로 얼굴을 가리는 식. 본인의 얼굴이 확실히 보일 때는 막춤스런 느낌의 80년대 댄스를 선보입니다만. 뭐 그냥 리얼리티인 셈 쳐줄 수도 있죠. 어차피 얘는 스토리상으로도 그냥 춤에 환장한 청춘일 뿐 딱히 댄스 고수일 필요는 없는 캐릭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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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항! 스피릿!! 자알 생겼다!!!!! ㅋㅋ 아마 제가 본 케빈 베이컨 영화들 중 설정상 가장 미남으로 나온 영화가 아니었나 싶네요.)



 - 암튼 그래서 결론은요.

 '더티 댄싱'과는 결이 많이 다른 영화입니다. 80년대 음악과 춤으로 무장한 참으로 80년대스런 댄스 영화라는 거. 

 소재나 스토리 측면에서 참 많이 '로컬'스러워서 '더티 댄싱'만큼 널리, 오래 사랑받을만한 영화는 아닐 수 있겠습니다만.

 케빈 베이컨이나 존 리쓰고의 연기도 좋았구요. 또 전 이 영화 속 삽입곡들도 많이 좋아해서 그냥 즐겁게 봤습니다. 80년대 느낌 낭낭한 춤들도 즐거웠구요.

 그 시절 댄스 무비가 고프신 분들이라면 한 번 보셔도 좋지 않겠나. 뭐 그렇게 생각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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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 그 자체!!!)





 + 아. 제목의 썰렁한 드립은 이런 겁니다. 지금 한국 번역제의 사정으로 제가 본 오리지널 풋루즈는 '자유의 댄스'로 검색해야 나오구요. 그냥 '풋루즈'로 검색하면 2011년도에 나온 리메이크판이 나와요. 리메이크판도 티빙에 있습니다만 굳이 확인해 볼 생각은...



 ++ 익숙한 얼굴들이 조연으로 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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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래에 이 시골 바닥을 떠나 뉴욕으로 가서 성생활 칼럼니스트로 대성하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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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이 얄밉고 재수 없는 느낌 거의 없이 순박하고 귀여운 캐릭터로 나오는 건 난생 처음 보는 기분이었네요. 하하.



 +++ 티빙 계정이 없거나, 관심은 가는데 영화를 보실 생각은 없는 분들을 위한 유튜브 하일라이트 모음입니다.



 오프닝씬. 스탭 밟는 발들만 보여주는 게 센스 있고 괜찮구요.




 전설의 트렉터 치킨 게임씬. 

 전 여지껏 이 보니 타일러 노래가 원래 있던 걸 영화에 넣은 줄 알았는데 영화용으로 만들어진 거였네요. 허허.




 극중 설정이 몸치인 크리스 펜에게 춤 가르치는 장면인데 귀엽고 좋습니다.




 케빈 베이컨이 춤 되게 잘 추는 척하는 장면인데요. 현대 무용 분위기로 가면서 나중엔 걍 올림픽 체조 선수 나가도 되겠다 싶은 곡예 퍼포먼스가 인상적(...)




 그리고 마지막 댄스 장면입니다. 정말 딱 그 시대 느낌으로 흥겹고 좋아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케빈 베이컨은 놀라운 친화력으로 이 시골 동네에 금방 적응하고 친구들도 많이 만듭니다만. 여주인공의 구남친에게 원한을 사서 계속 모함을 받고 폭력을 당하는 등 고생이 많아요. 보수적인 동네 어르신들의 삐딱한 시선도 거기 스트레스를 보태구요. 그러다 결국 이 갑갑한 마을을 뒤집어 버리겠다! 며 댄스 파티를 기획합니다만. 놀랍게도(?) 그게 부모 세대에게 반항하는 식으로 벌어지는 게 아니라 정식으로 마을 회의에 '졸업 댄스 파티' 안을 회부하는 식으로 갑니다. 그리고 목사 딸래미라는 여자 친구의 도움을 받아 성서에 나오는 구절들을 바탕으로 굉장히 적절하게 어르신들 주장을 반박해내고 박수도 받지만... 어차피 그 회의 참석 멤버들은 애시당초 목사 편이라서 통과에 실패하구요.


 다음 날 쭈굴쭈굴해져서 빡세게 알바나 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이해심 많았던 사장님이 아이디어를 주죠. 야, 이 옆에 철길 하나만 건너면 다른 주란다. 거기 내 창고 있으니까 거기서 파티하면 아무도 뭐라 못해. 그래서 그대로 일은 진행되구요. 그 과정에서 목사는 동네 강경파 어르신들이 자기들 맘에 안 드는 책들을 도서관에서 꺼내 불사르는 꼴을 막아내면서 내가 대체 뭣땜에 이러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죠. 게다가 와이프 역시 은근 '그렇게 하나 둘 막다가 나중엔 서로 쳐다도 못 보게 하게?'라는 식으로 댄스 파티를 지지하는 얘기들을 하구요.


 그래서 결국 파티는 열리고. 주인공들을 괴롭히던 건달 패거리가 파티장을 습격하려 하지만 주인공들이 다 쥐어 패서 쫓아내구요. 목사님은 사모님과 함께 파티를 지켜보러 왔다가 아내의 감동적인 연설에 감명 감화 역사 받아 둘이 꼭 끌어 안고 춤을 추고요. 졸업 파티 청춘들은 씐나게 춤을 추고요. 끝입니다. 뭐가 더 있겠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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