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특정 장르에 대한 애정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것보다는 인디락으로 상징되는 특유의 바이브에 대한 것이다.

애써 매만지지 않은 헤어, 유행과 무관한 옷차림, 과시적이지 않은 음악스타일, 수줍고 조용한 성격.

뭐 이런 총집합과 같은걸 인디락의 정체성이라고, 나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인디락을 사랑한다.

한때는 음악의 좋고 나쁨보다는 마이너한 감성 자체를 쫓는게 아닐까하는 자기검열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나는 확실히 이런 류의 밴드를 만나면 감정이 몇배는 더 풍성해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문제는 갈수록 이런 인디락 밴드를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만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밴드 음악을 찾는 사람들이 희귀해진 시대이자, 인싸의 시대에, 스타일마저 인디스러운 인디락 밴드를 찾는 사람들은 더욱 없을테니까.

그래서인지 요새 나름 이름이 알려진 밴드들은 음악과 무관하게 무척이나 스타일리쉬하다. 새소년, 실리카겔, 혁오 등등.

확실히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밴드이고, 존재만으로도 감사할따름인 밴드이지만, 마음이 동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전보다 더욱 해외의 인디락 밴드를 찾아듣고 있다.

한 매거진에서 추천한 Chastity Belt를 시작으로 La Luz를 듣게 됐고, 드디어 며칠전 Courtney barnett이란 뮤지션을 접하게 됐다.

Chastity Belt의 최애곡인 Different Now를 커버하게 되면서 알게된 이름인데, 음악도 좋은데 스타일도 너무 좋다.

젊은 날에 비해 감정의 여흥이 오래가지도 못하고 마음이 울렁거리는 일 자체가 적다보니 나의 취향에 딱맞는 뮤지션을 만나게 되면 이 좋은 마음을 어디든 표현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

취향의 시대에 누군가의 추천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만,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Courtney Barnett의 음악을 하나 남겨본다.

Courtney Barnett - Depreston
https://m.youtube.com/watch?v=1NVOawOXxSA&pp=ygUQY291cnRuZXkgYmFybmV0dA%3D%3D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71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23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768
124098 [티빙바낭] 세상은 넓고 호러는 많습니다. 핀란드산 호러 '햇칭' 잡담 [4] 로이배티 2023.08.24 318
124097 버호벤의 두 신작 [4] daviddain 2023.08.24 388
124096 '오펜하이머' 잡담 [12] thoma 2023.08.24 600
124095 프레임드 #531 [4] Lunagazer 2023.08.24 107
124094 일본이 핵을 맞은 이유 [6] catgotmy 2023.08.24 567
124093 한국 넷플릭스 신작영화 - 너의 시간 속으로 메인예고편 상수 2023.08.24 251
124092 듀게에 지옥만세 보신 분 계십니까 [2] 상수 2023.08.24 319
124091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방류시작 [4] 상수 2023.08.24 470
124090 조금 늦은 2023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후기~ [2] Sonny 2023.08.24 411
124089 <에릭 클랩튼: 어크로스 24 나이츠>를 보고왔어요. [7] jeremy 2023.08.23 243
124088 [넷플릭스바낭] 매우 하이 컨셉하고(?) 아트 하우스스러운(??) SF 소품, '더 나은 선택'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3.08.23 386
124087 미임파7에서 떠올린 로저 래빗/김혜리 팟캐스트 에피소드 daviddain 2023.08.23 208
124086 프레임드 #530 [4] Lunagazer 2023.08.23 95
124085 레저수트 입은 래리 [6] 돌도끼 2023.08.23 318
124084 작가 폴오스터 말입니다 [6] toast 2023.08.23 622
124083 부천 빵집 메종블랑제 [2] catgotmy 2023.08.23 349
124082 뒤늦게 재장마중에... 비, 눈, 폭설, 번개등, 날씨나 계절, 특정 시기에 생각나는 영화, 노래들 [6] 상수 2023.08.23 258
124081 [티빙바낭] 대체 이 제목 누가 붙였어!! 시리즈에 한 편 추가. '타이거맨' 잡담입니다 [11] 로이배티 2023.08.22 448
124080 디즈니플러스 무빙 7회까지 (스포) [2] skelington 2023.08.22 471
124079 미임파7 오펜하이머 잡담 [5] daviddain 2023.08.22 36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