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16.06.06 22:36

여은성 조회 수:926


 1.별풍선을 쏴본 적은 없지만 이해는 돼요. 천만원의 별풍선을 쏘는 것이든 1억의 별풍선을 쏘는 거든지요. 한번은 수천만원의 별풍선을 한번에 쏴버린 적도 있었다죠.



 2.누군가는 이래요. 그렇게 여자가 좋은거라면? 1억을 한번에 별풍선으로 줘버리느니, 어지간한 곳에 가서 3백만원 정도 쓰면 BJ보다 훨씬 예쁜 여자들에게 왕 대접도 받을 수 있는데다 그걸 33번이나 할수있다고요. 



 3.하지만 돈으로 인정욕구를 해소한다는 관점에서는 텐프로 같은 곳에 가서 몇 달 동안 1억을 뿌리느니 모두가 보는 곳에서 1억을 한번에 날리는 게 더 나은 거예요. 계량을 한다면 말이죠. 몇 달 동안 꾸준히 1억을 뿌려봐야 텐프로 여자들이 어디 가서 소문을 내줄 것도 아니거든요. 기록되지 않는 거예요.


 하지만 별풍선 1억을 한순간에 쏘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걸 캡처하고 환호하고 여기저기 커뮤니티에 날라다 주기까지 하겠죠. 그러면 그 일은 인터넷 역사의 작은 한 페이지를 차지할 수 있는 거예요. 텐프로에 가서 1억을 쓰면 잊혀지지만 별풍선 1억을 쓰면 한동안은 잊혀지지 않는 거죠.



 4.휴.



 5.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게 됐어요. 텐프로에 가는 건 그곳의 직원을 보러가는 것도 술을 먹으러 가는 것도 아닌 거고 별풍선을 쏘는 행위는 그 BJ가 정말로 마음에 들어서도 아닌 거라고요. 물론 약간씩은 해당되긴 하겠지만 결국은 이 세상에 자신의 모습을 투사하려 하는 행돈인거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모습을 좀 부풀려서 투사하게 되는 거예요. 


 뭐 어느 정도 바람이 드는 건 인간인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풍선처럼 터져버리는 일은 없어야겠죠. 왜냐면 둘 중 하나거든요.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산산조각난 파편들을 보고 낄낄거리거나, 점잖을 빼며 연민의 말을 보내거나. 둘 다 비참한 일이예요.



 6.오늘은 현충일이라 주식이 쉬었어요. 주식이 재개되는 이런 휴일의 마지막 날에는 증권 관련 게시판에 들어가서 토론글을 읽곤 해요. 대부분은 분석이라고 쓰고 희망사항으로 읽혀지는 그런 글들이지만 그걸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 인생에서 무언가를 정말로 간절히 바라는 것에 대해서요. 큰 꿈을 이룬다거나 복권 대박을 맞는 허황된 건 너무 멀리 있는 신기루여서 상상을 하면 그냥 미소를 짓는 정도로 끝나요. 하지만 주식은 정말로 바로 며칠 안에 굵고 단단한 동아줄이 눈앞에 내려질 수도 있는 그런 유일한 일일지도 모르죠. 그런 걸 생각하면 미소로는 끝나지 않아요. 자기도 모르게 침을 줄줄 흘리며 탐욕적인 표정을 짓게 되는 거죠.



 7.물론...나 또한 그래요. 뭔가 큰 꿈보다는 당장 내일 주식이 상한가를 갈지도 모른다는 뉴스에 진짜로 정신을 차리는 거죠. 게슴츠레하게 뜨고 있던 눈은 번쩍 떠지고 비스듬히 앉아 있던 자세에서 모니터를 덮칠 기세로 일어나죠. 이 세상의 대부분의 일은 이제 어른이 된 소년에게 그런 행동을 취하게 할 수 없죠 이제. 주식을 한다는 건 월터 화이트가 마약을 만드는 것과 같은 거라고 느끼게 됐어요. 살아가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살아있기 위해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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