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고등학교

2015.06.25 16:50

말하는작은개 조회 수:1231

꿈,

고등학교에 가고 싶었어요. 예술고등학교요. 그래서 다니고 싶다고 예고에 가서 하소연했는데 알고보니 제가 예고를 다니고 있었던 거죠. '휴학'이라고 할까.. '수영'부문으로 다니고 있었는데 제가 수영이 마음에 안들어 휴학했다는 거에요. 그래서 별 방법이 없으니까 일단 '수영'부문으로 다시 다녀보기로 했어요. 예고를 갈 수 있는건 그방법 밖에 없었으니까요. 여선생밑에서 강습이 이루어지고 있는 수영반으로 갔는데, 예고에서 딸린 고급수영장에서 강습을 했는데요. 선생이 가르치는 방식이 너무 마음에 안들고 수영을 해야한다는것도 기분이 나빠서 배우다가 "나 안해요."라고 말해버렸어요. 그리고는 얼굴을 찌푸리고 수영장을 박차고 나와 타일을 척척 거리면서 걸어갔죠. 여선생이 "네가 제정신이야?!"이라고 꽥꽥거리면서 욕하는 것도 심장이 두근거리긴 했지만 무시하고 멀어졌어요. 선생이 미쳤다고 생각하면서요. 그리고는 수영복을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집에 가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샤워실을 찾아서 들어갔는데 탈의실이 안보이는 거에요. 대신 이상한 문이 하나 있었어요. 위장된 것같은 문이였죠. 그 문을 열고 들어가니 기괴하게 일그러진 공간이 있었어요. 학교 안에 숨겨진 비밀통로라고나 할까..... 그곳에서,


괴물을 만났어요. 도깨비였죠. 얼굴이 보통 사람의 5~6배만한데 야광처럼 빛나고 있었어요. 그는 낄낄거리면서 저에게 길을 안내했고 저는 토끼를 쫓아가는 앨리스처럼 무작정 쫓아갔어요.

도깨비는 저를 집으로 가는길로 안내해주는 줄 알았는데 이상한 곳으로 데려갔어요.

삭막한 복도에, 방독면을 쓴 훈련된 요원들이 가득차서 조용히 서있었어요. 그 대열은 음울한 침묵이 감돌고 있어 으시시했어요.

도깨비는 그들을 흘깃 보면서 한쪽에 벌어진 술판에 저를 앉히면서 말했어요.


"즐겨. 예술고등학교에 가는건 실패했으니 이정도라도 즐겨야지."


저는 얼떨떨해하면서 술을 받았어요.


알고보니 그들은 초능력자들의 집단이었어요. 초능력자로써 정부를 뒤에서 백업하는 존재들이라고 했어요. 그들은 저에게도 초능력자의 자질이 있다는 걸 알려주었어요. 그리고는 저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착착 제가 요원이 되는 절차를 밟아나갔죠. 흔한 설정이지만 초능력자로서 불, 물, 전기, 바람, 흙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했어요. 전기를 먼저 다루기 위해 저를 피카츄가 있는 방으로 집어넣고는 피카츄와 싸우라고 했어요. 저는 어떻게 피카츄와 싸우는지 알수는 없었는데, 그들이 전기의 3요소인 전류와 저항과 전압을 말하면서 피카츄와 싸울때 그 수치를 잘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하려고 하니까 할수 있었어요. 그리고는 그 다음 니킥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었죠. 이것도 피카츄와 대련했어요. 세번째는 영어였어요. 요원으로 활동하려면 외국어는 필수라고 했고 그중에 영어는 더욱 중요하였죠. 하지만 제가 영어를 할줄 모른다고 하니까 도깨비가 웃으면서 외국인을 들여보냈어요. 만화속의 집사같이 수트를 차려입은 외국인은 갑자기 뉴스를 틀어놓고는 유창한 발음으로 아나운서의 한국말을 영어로 옮겨 술술 말했어요.


이런식으로 저를 요원으로 만드는 과정이 진행되었는데 저는 왠지 거부감이 들었어요. 그들은 정부를 위해서 어떤 더러운 짓도 불사하고 할 준비가 되어있는 거 같았고 실제로 수많은 피를 묻히고 세월을 지나온 것 같은 집단이었죠. 그들의 틈에 끼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거부하기에는 이미 많은 것을 알아버렸죠. 그들은 도망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듯 했어요. 마지막에 저에게 동의서같은 것을 내밀었는데, 이 그룹에서 알게된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 예 아니오, 나는 내가 이 그룹에서 일하는 것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 예 아니오, 이런 식으로 항목들이 주르르 나열된 종이였어요.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내가 무엇을 하는지 말하면 안되는 거죠. 비밀은 답답한 거에요. 실수로 발설하기라도 하면 절 죽여버릴 것 같기도 하였어요.

저는 펜을 들고 그 종이앞에서 고민을 하다가 잠에서 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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