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해서 바이트 낭비에 동참해봅니다..

직업 특성상 첫 해에는 수습기간이어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사수가 싸가지가 없어서 인격적으로 엄청 까이면서 배웠거든요.
그래도 일은 잘 가르쳐줘서 고맙게 생각하긴 합니다.(그마저도 지금은 가르쳐준기 기억이 안남...ㅠ)
일년동안 정시퇴근은 거의 못하고 버벅대며 어찌어찌해서 일년이 끝나갈 때 즈음엔 자신감이 좀 붙었죠.
첫번째 회사에서 웃는걸로도 까이고, 그냥 제 나름으로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뭔가 배우려는 자세(?)로 한다는게 좀 굽신댔던 것 같아서..

두번째 회사에서는 나는 잘하는 사람이다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다녔습니다. 근데 정말 일도 그냥 슥슥되고, 평가도 너무 잘 받는거에요. 그렇게 몇 달 잘 다니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가 대학교때부터 되게 하고싶었던 그런 일에 자리가 났습니다.


제 실무와는 거리가 먼 일이었지만 너무 하고 싶어서 잘 다니던 회사를 뛰쳐나와서 세번째 회사에서 일을 한 4년 했죠.
여기서도 새로운 일에 적응하느라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상담을 받아야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도 있었습니다.
아예 새롭게 시작해서 정말 아무도 어떻게 하는건지 모르는 그런 사업에 초기멤버로 들어간거였거든요.
2년쯤 되니 적응도 되고 할만하더라고요. 근데 사람한테 너무 치이고 일에도 회의감도 좀 들고 해서 다시 원래 필드로 돌아왔습니다.

근데.......일을 너무 못하는 거 같습니다....ㅠㅠ

저희는 완전 실적베이스고 건건이 본인이 다 책임지는거라 업무처리량이 확실히 보이거든요.

근데 너무 더뎌요.
원인은 일단 딴짓을 너무 많이하는데, 하기가 싫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너무 집중이 안됩니다. 잘 안돼요...

세번째 회사에서 연단위 프로젝트 하던거에 이미 익숙해졌는지..나이먹고 열정이 사그라든건지..예전(두번째 회사)에서 일하던 것처럼 재밌지도 않구요.

실은 1년 뒤 어떤 포지션을 제안받고 왔는데 와보니 딱히 그 자리가 보장되는거 같지도 않고 제 자신도 그 자리에 갈만한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직무관련성은 있지만 이때까지 한번도 안해본 일을 지금 하고 있는데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모르겠습니다.
근데 제가 연차수로만 따지면 사수가 되어야할 판인데다가, 지금 온 회사가 규모가 크지 않아서 절 가르쳐줄 사람이 없어요....엉엉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제가 하고 있는 게 잘 하는건지 아닌지 체크해 줄 사람이 있음 좋겠는데 진짜 안개속을 헤매는 기분 ㅠ
그리고 뭔가 잘 안되기도 하고요.
여기 사람들이 다 너무 똑똑하고 정말 괴물같이 일을 잘해서 다들 독학으로 했는지 그냥 하려니 하는데, 범인인 저는 너무 괴롭네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다들 연차수는 비슷한데 미친듯이 이것저것 다 잘하는거 보면 너무 자괴감이 듭니다 ㅠ
물론 제가 실무 4년 뒤쳐지긴 했지만 그냥 제가 4년 더했다고 그렇게 잘할거 같다는 생각은 안들어요..

지난 4년을 후회하는건 아니지만 계속 새로운 것에 적응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어서 (좋게 말하면 도전이지만) 진짜 쓸데없는 고생하는 기분이 듭니다 ㅠ 

고생길이 편안해지면 다시 고생길로 뛰어드는 인생...지 그릇도 모르고..

ㅠ_ㅠ 심장이 조여오고 마음이 답답해서 하소연해봤습니다.. 제가 댓글달 때가 아닌데 일하기가 싫어서 댓글도 달고 막 그랬었네요.

으어어어어어 ㅠㅠㅠ 언젠가는 잘하게 되는 날이 올까요!??! 갑자기 멘탈 붕괴돼서 제 미친 모습을 커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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