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역전시장부근 꽈배기집

2016.03.08 21:43

메피스토 조회 수:1771

* 생활의 달인이던가에 나왔더군요. 

집근처 레벨은 아니지만 쉽게 갈 수 있는 곳인지라 짬을 내어 가봤습니다.

줄이 매우 길었습니다. 1시간 가까이 기다렸어요. 가뜩이나 날씨 만만하게 보고 옷도 얇게 입고 갔는데 말입니다. 


사장님이 한국어가 다소 서툴고(중국분이신데 귀화하셨다고 합니다) 이정도로 많은 손님을 받아본 경험이 없으신건지....

줄을 주루룩 서있는데, 갑자기 옆에 일하시는분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어떤 나이 지긋한 직원분(장모님으로 추정됩니다)이 "꽈배기만 살 사람은 먼저 주겠다"라고 하시더군요. 꽈배기는 금방금방 나오니까요.


그 말 한마디에 기껏 서있던 줄이 아비규환까지는 아니지만 많은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보통 저렇게 얘기하면 통제하는 사람이 줄을 나눠서 두개로 만들어주고, 당연히 돈받아서 물건 판매하는 사람도 두부류여야하죠. 꽈배기만 파는사람, 그게 아닌 사람...이렇게 말입니다.

근데 통제하는 사람은 아예 없고, 계산하고 물건 주는 일을 한국말이 다소 서툰(말하기 듣기 모두) 사장님이 혼자 다해야하니 혼잡이 벌어졌습니다.

뭐 경찰부를 정도는 절대 아니지만, 손님들끼리 싸움까지 일어날뻔했죠. 

이제까지의 줄은 의미가 없어졌고, 한줄로 정렬된 뒷줄을 제외한 앞 줄에선 중간중간에서 너도나도 꽈배기 주세요 꽈배기 주세요....이러고 있더군요.

앞에 있던 지긋한 노신사분은 "꽈배기만 살 사람은 우선 계산해주겠다"란 개념을 이해못하셔서 애먼 사람들에게 새치기 한다고 화내고 있고...


아무튼...가만히 지켜보다가 지긋지긋해서 그냥 나왔습니다. 

마음같아선 목소리 좀 높여서 직접 '라인 나누기'를 하고싶었는데, 

이까짓 꽈배기 하나 사는데 괜히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댄다"라는 얘길 들을수도 있는 일을 할 필요는 없겠지요.

못산건 아닙니다. 함께 갔던 동행이 제 앞에서 구입해서 그 친구걸 맛볼 수 있었으니까요.

원래 계획은 꽈배기에 전병, 기타 이것저것 맛보는 것이었지만 그냥 꽈배기만 사들고 왔어요.



* 사는 과정에서 겪은 불편함을 떠나, 꽈배기 자체는 새롭고 만족스러웠습니다. 

백설탕이 묻은건 아니지만 은은한 단맛이 있고, 겉은 패스츄리같은 질감에 속살은 쫄깃했어요.

크기도 제법커서, 좀 배부른 상태였지만 아무튼 한개를 두명이서 나눠먹었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좀 느끼하다는겁니다. 이건 호불호가 갈릴 듯 하군요. 전병이나 다른 것도 먹어보고 싶은데 그건 다음기회에. 


물론 오늘처럼 줄서야 한다면 시도도 안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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