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 라이트를 봤습니다.

2016.03.06 22:51

칼리토 조회 수:2327

토요일 밤에 볼만한 영화 자체가 별로 없어서.. 간만에 아내와 보는 영화인데 뭘보지?? 하다가 갓 오브 이집트를 골랐습니다. 


독서모임 단톡에 물어보니 내년도 골든라즈베리 수상 예정이 확실하다고 해서 급선회, 스포트라이트를 골랐어요. (영험한 동평 지식인에 감사..)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았고 마크 러팔로는 꼭 황정민 같았지만.. (머랄까..연기톤 같은 게 이상하게 비슷하게 느껴지더군요) 전체적으로 생각할 거리도 많고 재미있고 잘만든 영화였습니다. 같이본 아내는 비긴 어게인의 마크 러팔로와 저 보스톤 글로브의 기자가 동일인이라는게 믿기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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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하고.. 스포트 라이트의 그 사람을 바로 연결시키긴 힘들것 같습니다. 그런데 목소리가 똑같아서 알았다고. 비긴 어게인이 더 먼저 찍은 영화인데도 나이든 중년의 느낌이 물씬 나고 스포트 라이트에서는 젊은이 같거든요. 배우들의 연기변신은 볼때마다 놀랍습니다. (그리고 화가 나면 헐크가 됩니다..)


결혼할때 관면혼배를 하지 않았지만 아내도 저도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냉담한지가 어언 수십년째라 이제는 다시 미사를 가도 어색하겠지만 청춘의 한자락이 성당과 엮여 있죠. 그런 입장에서 이 영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였어요. 이렇거나.. 저렇거나.. 아무리 지역 사회의 번영이 중요하고 종교적인 권위가 중요하다 해도 아이들 건드리는 인간들은 다 갈아 버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여성들, 노인들, 소수민족, 유색인종들, 하층 계급들, 불가촉 천민들, 유대인들.. 힘없고 나와 다르다고 해서 차별받거나 학대당하는 사람들의 리스트는 인류 역사만큼이나 길고 많습니다. 문명화된 사회는 그런 학대와 차별이 사라지고 모두에게 같은 기회와 인간다운 대접을 해주는 사회라고 정의할때 스포트라이트라는 영화는 그 지점을 정확하고 냉정하게 고발하는 영화였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스포트라이트팀의 구성원들을 보며 참 일 하나는 기가 막히게 열심히들 한다는 생각도 했어요. 나도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살려면.. 진짜 답이 없겠더라는. 우리 팀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일은 저렇게 하는거라고.. (그리고 돌을 맞는다..) 


언론이 바로 서야 제대로된 사회가 되겠죠. 스포트라이트같은 심층 취재 기사를 낼 수 있는 언론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려면.. 도대체 얼마나 긴시간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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