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야지 읽어야지 했는데 여태껏 못읽고 있다가 우연히 동네 도서관에서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을 발견하고 얼른 빌려서 지하철을 오고 가면서 읽었습니다. 


알코올, 소통의 부재, 이혼, 상실감 등 단편 소설들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요즘의 제 상황이 비슷하거든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통이 점점 뜸해지고, 상실감을 느끼고, 외로움도 느끼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의 충동도 조절 못하는 우리의 삶이 잘 녹아들어있다고 해야 할까요

삶의 순간 순간 작은 균열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바꾸는지 주목하기에 저는 단편소설이 참 좋습니다. 

웅장한 서사도 좋지만 우리는 분명 현실을 살아가고 있고, 현실 속의 작은 균열에 대해 단편소설들은 이야기하고 있으니까요.


뭐랄까. 많이 위안이 됐습니다. 다들 이렇게 살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랄까요. 

지금껏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았고, 그걸 두려워했지만 지금은 평범하게 사는 것도 어렵구나 하는 걸 느낍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 마음 속에는 평범함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이 잠들어있고요. 

이게 언제 폭발하며 세상으로 뛰쳐나갈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소설들이 주는 느낌이 좋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대성당'이 특히 마음에 와닿네요.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사랑할 수 있겠죠?

비록 실패하더라도 낙담하지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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