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1 02:47
제가 기억하는 첫번째 정치 구호는 삼김시대 청산이었어요
뉴스도 개그프로도 삼김시대를 끝내야한다는게 유행어처럼 퍼졌었는데
그게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이 안나네요
87대선은 초딩때인데 유일한 기억은 보통사람이 돼야한다는 것 뿐이고
그때는 2김이 분열했을때니까 저런 구호는 없었을테고
92년 김영삼이 당선되고 김대중으로 이어지며 김종필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그 10년이 삼김시대가 아닐까 싶은데
그 짧은 시절이 시대의 유행어처럼 퍼질만큼 청산해야할 암흑의 시대였을까요?
일단 서두는 3김으로 시작했지만 정말 궁금한건 그게 아니고
오늘 본 기사 중에 박사모가 단체로 봉하마을로 내려간다는 기사를 봤어요
그들이 노무현을 추모하러 내려가는건 당연히 아닐텐데
대체 지금 박근혜 구속이랑 노무현이랑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노무현이 상징하는 바가 있으니 그를 지지하거나 증오하는 사람들이 항상 노무현을 소환하겠지만
노무현이 상징하는 의미가 대체 무엇일까요
뭐 저 기사 말고도 우리나라 정치 이슈에서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노무현이란 이름을 볼때마다 궁금한게
5년 대통령직 하고 물러나며 정권 재창출도 못한 노무현이 왜 이렇게 끊임없이 회자되는지 그게 궁금합니다.
20년 가까이 나라를 움켜쥐고 헌법을 유린하며 왕정시대를 꿈꿨던 박정희를 그 시대의 아이콘으로 두고
청산해야 할, 혹은 계승해야 할 인물로 두고두고 기리는건 이해가 가는데
그 박정희 시대의 대착점에 있으며 청산해야 할, 혹은 계승해야 할 시절이 노무현 시대라는건 쉽게 이해가 안돼요
대체 어떤 인물이었길래 달랑 5년 대통령했던 그 시절을 이토록 그리워하고 또 증오하는지가 궁금하네요
희대의 풍운아이자 승부사로 역사에 기록될 사람일까요
2017.04.01 04:02
2017.04.01 23:38
어리둥절.
1. 오직 어떤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을 했냐 못했냐의 관점으로 본다면 오바마가 못한건 사실인데 너무하다는게 뭔말이죠?
그리고 노무현이 정권 재창출할 생각이 없었다는건 또 뭔말인지. 어떤 돌아이 대통령이 정권이 넘어가길 바랍니까? 이거야 말로 너무하다는 표현에 알맞네요.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현직 대통령이 의지로 할 수 있는건 사실상 많지 않습니다. 선거개입을 이유로 탄핵소추까지 당한거 까먹으셨어요? 선택은 유권자가 하는거지 현직 대통령 생각으로 정권이 어떻게 되는게 아닙니다. 김대중의 의지로 노무현이 대통령 되고 정권 재창출 된게 아니잖아요?
2. 기득권이란 단어에 나쁜 선입견 혹은 편견을 가지신거 같은데, 단어의 객관적인 뜻은 말 그대로 '이미 획득한 권리'입니다. 김대중이 여야를 떠나 오랫동안 정치 주류중의 주류였다는건 그냥 객관적인 사실입니다. 무려 그 유명한 '삼김'의 멤버 아닙니까?
일반적으로 과거 야권의 주류=기득권 계파는 크게 운동권 출신의 수도권 세력, 호남 지역기반 세력이었고 이게 현재까지도 일정부분 유효하다는건 더 설명할 필요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2017.04.04 04:22
1. 기본적인 사고방식은 '국민 의사에 따라 정권이 왔다갔다 하는 것은 민주적이고 건강한 일이다.'였으니 말 한마디 가지고 무리한 넘겨짚기 마시고요. 국민 맘에 안들면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건 민주적인 일이거든요. 그리고 그런 사고라면, 즉 정권에 대한 선택이 완전히 국민의 몫이라는 사고방식이라면, 정치인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무슨 공작이든 작전이든 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하는게 정상이죠. 차라리 너무 이상적이고 나이브 했다고 비판을 하세요. 앞뒤 다 짜르고 '정권 재창줄 의지가 없었다'라고 할게 아니라.
그리고 그때 차기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은 어디갔어요? 정권 초기부터 정동영은 이미 노무현으로부터도 후계자 대접을 받고 많은 권한(?)을 행사하고 있었어요. 국민의 정부 말기에 아들들이 사고 치고 지지율 떨어진 와중에, 기적적으로 정권 연장이 된 것에 김대중 의지 문제가 뭐 얼마나 영향을 미쳤다고.
게다가 "오직 정권 재창출을 했느냐 못했느냐 관점에서 본다면"이라고 분명히 말을 했는데, 같은 말 반복하게 하지 마세요.
2. 노무현에게 긍정적 표현을 많이 사용한건, 본문에서 질문하는 바가 "왜 노무현 시대가 하나의 기준이 되느냐?"이니까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수사가 많이 쓰일 수밖에 없겠죠? 제 댓글 뿐아니라 다른 댓글들도 다 똑같이 긍정적이잖아요. 님꺼 빼고. 본문에서 노무현 정부의 실책이 뭐였냐고 물었다면 욕도 쓸 수 있어요. 댓글만 보지 말고 본문과 연계를 하세요. 김대중 정부에 대해서 물었다면 김대중 정부에 대한 긍정적인 수사들을 썼을겁니다. 당연히 그도 존경받을 만하니까요.
그리고 제 글에 호남 차별에 대한 뉘앙스를 자꾸 끼얹으려고 하시는데요. 정치권 전체가 아니라 '야권'이라는 바운더리 안에서만 보자면, 호남의 지지든 호남 계파이든 운동권 출신들과 함께 그 안에서의 주류 기득권인건 맞잖아요? 가치판단 이전에 기계적인 사실을 얘기하는 겁니다. 주류이고 기득권이라는 자체로 뭐라한 적이 없어요. 주류이면 주류인대로 잘하면 되는거지, 뭐 찔리는 거라도?
노무현이 야권에서 '영남 출신'이자 '대학 안나온 사람'으로서의 비주류 정체성을 가졌다고, 그걸 말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입니다. 비주류적 정체성으로 주류 기득권을 넘어섰다, 당연히 '사실'입니다. 호남 '시민'들은 노무현을 밀어줬을지언정 호남 '정치인'들은 노무현에게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운동권 출신 일부도 마찬가지. 후단협이니 뭐니 일일이 얘기할 필요도 없죠. 그리고 실질적으로 중요한 지점은 진정한 나쁜 의미의 기득권이라 할만한 수구 기득권을 넘어선거고요. 정권을 창출했으니까. 이걸 마치 지역 차별 정서 비슷하게 몰아가는건 아주 불쾌하다는 말을 끝으로 댓글 마칩니다. 오랜만에 댓글창 깨끗하게 가나 했더니.
2017.04.01 08:22
2017.04.01 10:39
2017.04.01 12:50
2017.04.01 13:02
기존 세상에 실존적 대항을 하다 쓰러진 분이죠.
2017.04.01 14:10
2017.04.01 14:28
우리 사회의 밑바닥에서부터 기어올라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간 점이
같은 처지의 많은 일반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그 점이 바로 기득권층들이 위협을 느끼고
노무현 같은 선례를 없애려고 기를 쓰고 폄하하는 이유죠.
그때 한 신문에 그런 만평이 실렸습니다.
기득권층들이 대놓고
"개천에서 용나던 시대는 지났어.
나서도 안되고!"
라고 하는 만평이 실렸을 정도입니다.
2017.04.02 13:30
지나고 보니 정말 훌륭했던 인품의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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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정권 재창출은 오바마도 못한 일이죠(본인 재선은 했지만). 그것도 트럼프 같은 인물한테(...)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시대, 인물들이 항상 어떤 기준이 되고 여태까지도 뜨거운 감자가 되는건, 결국 그들을 뛰어넘는 인물이나 세력들이 아직 등장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거라 생각해요.
더 잘하기 위한 비판은 필요하겠지만 증오에 가까운 비난을 가하는 사람들에게 궁금한건, 그래서 그 정권 끝나고 십수년이 지났는데 너네들은, 혹은 너네가 지지하는 정치 세력들은 뭘 했는데? 거든요. 눈꼴시린 친노를 역사 속에서 퇴장시키는 방법은 걔네들보다 더 잘하고 더 지지받는 세력이 나오는 것 밖에 없어요.
독재자들과 그 후계 세력으로부터 정권을 교체한건 김대중, 노무현 둘이지만 김대중은 야당일지언정 오랫동안 정치 기득권에 속해 있었던 인물이고,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한 노무현 정권은 여러 모로 새 시대의 상징이었죠. 야당 기득권 계파에 속해있지 않았던 비주류로서의 정체성,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소위 신좌파의 지지, 당시 신문물이었던 인터넷이 탄생시킨 최초의 대통령, 권위주의 시대의 청산 등. 미숙함이나 지지층을 실망시키는 실책들도 있었지만, 분명 정치 영역에서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많은 일들을 해냈고 이것도 큰 업적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후의 '비정상적인' 정권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정상적인' 기준을 만든거니까요. 정치 영역에서 그저 '정상적인'걸 해내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많은 선례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대통령 당선 자체가 노무현의 제일 큰 업적이라 생각해요. 거대한 기득권을 개인기로 이겨먹은 전무후무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