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영화 소셜네트워크를 왜 좋아하시나요?

"이죽거림"이라는 데 동감해요. 그런데도 신기한건 주커버그에 대한 호감이 영화 본 후 더 높아졌다는 것 (100% 실화에 바탕을 둔 것도 아닌데 그래요). 게다가 저는 반대로 그런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살짝 답답한 기분때문에 이 영화가 좋았는데요. 킹즈 스피치 재미있게 보고, 또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착하게 끝나니까 오히려 감동이 덜한 느낌이었어요.

맞아요. 이 질문을 떠올린 게 킹스 스피치 때문이었는데. 킹스 스피치가 소셜...을 제치고 오스카를? 같은 의아함이 의아했거든요. 킹스 스피치는 아직 안봤지만, 별개로 소셜이 그렇게 좋은 영화였던가? 라는 의문. 아마 저는 소셜이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이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핀처가 그냥 자신의 테크닉을 과시하는 영화처럼 느껴졌던 것 같아요. 게시판에서도 가끔 그런 글이나 댓글을 보는데, 아마 그런 시선과 발화에 대한 저 개인의 불호가 맞겠죠.

전 소셜네트워크를 보고 오히려 핀처가 이제 테크니션을 넘어서 장인이 되어가는구나 생각했어요. 특히 오프닝 신을 보고.
사실 핀처의 스타일은 스토리텔러라기 보단 비주얼리스트이니 취향에 따라서 밋밋하거나 삭막하게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마지막 여자변호사의 대사가 함축해서 이야기해주듯 마치 외톨이가 되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이는 주커버그(실제 주커버그가 아니라 순전히 영화상에서 창조해낸 캐릭터에 가깝겠지만)를 담담하게 그려낸 것이 좋았어요. 막상 영화상의 캐릭터들에게 애정을 줄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요.
사실 주커버그와 비슷한 분야의 비슷한 캐릭터를 꽤 많이 봐서 굉장히 설득력있는 묘사라고 느낀 것도 있고요.
음악도 너무 좋지 않았나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하버드 캠퍼스를 내달리는 주커버그, 그리고 왈도와의 갈등이 극에 치달았을 때에 울리던 쓸쓸하고 약간은 몽환적인 트렌스 레즈너의 일렉트로닉 사운드..

영화 전반적으로 무척 깔끔하고 정제되었다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마치 기름기 쫙 뺀 참치같은. 하지만, 목에 술술 넘어가는.

헛. 쓰고보니 윗분 닉넴이 참치캔...=_=

후반부의 서사 전개가 캐릭터에 잘 녹아드는 게 아닌 점 이외에는 별로 흠 잡을 데 없이 잘 만들어진 영화이죠.
(특히 사운드는 훌륭하더군요.)
확실히 2000년대 이후 나온 미국 영화권 안에서는 수작임은 분명합니다.
핀쳐가 앞으로 동시대에서 고전 영화의 거장이 될 만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와..멋진걸.. 다시보고싶어..라고 느끼면 된거죠..왜 이영화가 좋냐고 물으신다면 딱히 할말이..ㅡㅡ

1.
소셜 네트워크에서의 두 가지 법적 소송과 싸움을 지켜보면스롱

"아~ 어쩌면 이건 IT산업 내의 페북 탄생비화인덱끼 얘기하면스롱 영화 산업을 빗대고 있는 거 같다"라는

저 같은 시각도 일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영화계의 신인감독, 작가, 기획자들 중에서)

이건 여담이지만 올리버 스톤이 '애니기븐 선데이'라는 영화에서 극중 미식 축구 감독인 알파치노의 입을 통해 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한 외로움과 심정을 토로하면스롱 마치 연예인같은 말 안듣는 스타 신인 선수와의 갈등 등이 나오면서 미식축구 산업에 빗대 헐리우드를 묘사하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거든요~

주커버그가 쌍둥이 윈클보스 형제와 왈도 사이에서의 두 가지 법정다툼과 해프닝이 평행으로 진행되면서

동시에 냅스터의 창시자인 숀과 왈도의 갈등 등을 보며 묘한 '기시감(?)'을 자주 느꼈습니다.

기획과 아이디어를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윈클보스 형제와

초기 자본금를 대주고 CFO가 되었지만 숀과의 긴장 관계속에서 결국엔 팽(?)을 당하게 되는 절친 왈도와

'프로그램의 모든 코드와 시나리오는 내가 힘들게 자판 뚜들겨 가면스롱 만든 것인디 아이템을 던져준 것 밖에 없는 것들이 좀 도와줬다고 대박 나니깐 이제와서 GR들이여~ㆀ(이게 모두 날 차버린 그녀탓!;;;이)'라고 외치는 주커버그의 이야기가

저는 아주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기획,제작,투자 문제등)

저런 식의 소송이 충무로 영화판에서도 간혹가다 일어나곤 합니다. ;;;;;;;

지금까지는 어디까지나 지극히 주관적인 사견이었슴다.(무시하셔도 됨)


2.
폴라포님의 "...핀처가 이제 테크니션을 넘어서 장인이 되어가는구나 생각했어요. 특히 오프닝 신을 보고."라는 말씀에 공감 만빵 200푸로입니다. ^^;

별 것 아닌(것 처럼 보이는 연인들 사이의) 평범한 대화씬이 촬영과 연출이 의외로 굉장히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최동훈 감독께서도 대화씬을 잘 찍는 장인이 되고 싶다고 어느 인터뷰 기사에서 밝혔듯이요.

제가 봤을땐 소셜에서의 오프닝씬은 마이클 만이 히트에서 보여줬던 대화씬들에 맞먹는 연출력과 내공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저는 특정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마크 주커버그 자체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지 않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두가지 소셜 네트워크를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로 가장 크게 성공한 인물을 통해 잘 보여줬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이 인간관계에 서툴다는 점에서 좋았어요. 부자가 됐다고 해도 어딘가 안쓰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현재시점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계속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리한 각본도 좋구요. 불필요한 대사가 없어서 좋지요.
그리고 음악....아 좋던데요

'이죽거림' 이라는 데 동감이요. 페이스북을 통한 대단한 성과는 사실은 '찌질함'에서 시작됐다는 거.

그러게요. 테크닉, 음악, 특히 각본 다 환상적이죠. 하지만 작품에 대한 호들갑은 저도 이해 안돼요. 그리고 영화 속 등장인물 대부분이 저도 싫었구요(특히 숀 파커;;) 재밌게 보긴 했지만 뭘 그렇게 난리인가 싶네요. 아마 이야기를 펼치는 화법, 기술적인 면, 아마 감독의 연출력에서 평론가들이 높은 평가를 준 것 같네요. 그리고 솔직히 저런 거대한 신화와 그 뒷이야기에 몰려드는 심리도 있는 건가 싶고. 여튼 저도 걍 그래요. 영화 보기 전에 너무 호들갑스런 호평들을 많이 읽고 가서 더 심드렁했을지도.

내용 연출 다 군더더기없는 영화
하지만 빠들은 찬양하되 다른 사람은 그냥저냥볼만한 전형적인 영화

왜 좋아하냐면... 영화 시작부터 입이 벌어져서는 영화 끝나고 나와서도 계속 입이 안 다물어지는 그런 영화를 좋아하지 않기는 힘들죠.

게다가 영화 시작하면서부터 끝날때까지 그리고 집에 와서도 두근거림이 계속되기가 쉽지 않잖아요. 왜 이리 심장이 쿵쾅이던지.

저도 개인적으로 과대평가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연기도 그다지 깊이가 느껴지지 않고 2시간짜리 미드를 본 느낌입니다.

적당히 이죽거리기는 하지만 제대로 관객을 불편하게 할 만큼 집요하게 끝까지 그렇게 하지도 않은 점,
그 점이 소셜 네트워크를 보며 아쉬운 점이었고 동시에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 다수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관객이 영화를 보고 주커버그에 호감을 표시하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조디악"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사실 실망스러웠습니다.
이 영화는 딱 "조디악"이 아니라 "살인의 추억"에 머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공한 것 같고요.
물론, 기술적으로는 굉장히 인상적인 영화라고 봅니다. 촬영, 음악이나 특히 편집.

근데 여자친구 에리카는 실존 인물이 아니라 허구의 인물이고 페이스북도 여자친구 때문에 만든 게 아니니까 여러 덧글에서 나오는 어떤 이야기들은 실제와는 다른 이야기죠.

전 재미있어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