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게에 오래간만에 들렀다가 마침 centrum 님의 킬라킬 소개글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page=3&document_srl=12040329) 을 보고, 부족하지만 저의 분석글을 보태볼까합니다.


아래의 글들은 제가 루리웹에 올렸었던 글 중에 몇가지입니다.  



이 글은 이 작품을 보신 분들을 대상으로 하기때문에 아직 안보신 분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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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피스트리와 고로케의 분석


킬라킬 22화를 보고나서 전체주의와 다원주의에 대해 글을 쓰려고하고있었는데, 루리웹의 tbtm 님이 이미 이 주제로 글을 쓰셨네요.

아주 잘 정리해주셔서, 저는 제가 쓰려고 했던 상징들에 대한 분석을 조금 더 덧붙여볼까합니다.


tbtm 님의 글은 여기를 누르시면 보실 수있습니다.


킬라킬의 22화는 지금까지의 주인공들의 얽힌 감정선뿐만 아니라 여러 복선과 상징에 대해서도 풀어주는 중요한 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22화의 내용에 대한 요약은 21화가 끝나고 공개된 예고편 대사에 이미 잘 예고되어져있습니다.



사람의 인생은 한장의 태피스트리
기쁨 슬픔 분노 즐거움 
희망 절망 후회와 바램
수 많은 감정을 방패로 삼아
우정 연애 만남이나 이별
사람과의 인연을 실로 삼아 
한땀한땀 꿰어올린다.

전혀 다른 천들이 느닷없이 하나가 되는 일이 있다.

류코와 사츠키, 숙명의 자매의 태피스트리

하나가 되는 계기는 고로케!?



세계는 하나의 천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색의 실이 함께 엮여진 태피스트리라는 22화 예고 (센케츠의 나레이션)는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를 보여주지요. 획일적인 전체주의 (하나의 천으로 지구를 덮어버리는 생명 섬유, 예전의 혼노지 학원의 통치 체제)와 다양함이 공존하는 다원주의 (지금의 혼노지 학원생, 4천왕, 누디스트 비치, 류코와 만칸쇼쿠 가족을 포함하는 저항군)의 대립을 상징하는 말입니다.

류코의 붉은 색과 사츠키의 푸른 색이 함께 어우러지는 전투라든지, 22화 초의 센케츠에 사츠키와 마코의 피가 함께 흐르는 설정, 그리고 개량 쥰케츠에 류코와 사츠키의 피와 더불어 센케츠의 섬유 조각이 함께 들어 간다는 설정도 그렇습니다. 


이질적인 요소가 함께 섞여서 이루어내는 승리, 그리고 거기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을 말하고 싶은 거겠지요.


순결 (쥰케츠)는 처녀의 정결함뿐만 아니라, 전체주의 특유의 순혈주의 (예: 나치의 아리안 순혈주의 등) 강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러한 쥰케츠가 마개조 (!)당해서 센케츠의 조각과 류코.사츠키의 피가 함께 흐르게 한다는 설정은 제작진의 신의 한수라고나 할지. 대단합니다.


사츠키는 그동안 완성형 주인공이라는 표현이 많았지만, 사실, 이 작품 전체를 동해 가장 많은 성장을 이루어낸 등장인물이지요. 사츠키의 변화는 그가 서있는 자리의 위치를 통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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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류코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로 서있던 그는 22화에서 처음으로 류코와 나란히 지면에 발을 붙이고 대화하게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 장면을 보면 각 인물이 서 있는 위치 (사츠키-4천왕-마코-류코) 가 

인물들의 마음의 거리감을 어느정도 반영한다고 생각했을 때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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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함께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정도가 아니라 사츠키가 류코에게 다가오지요. 

이 부분을 동영상으로 보면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연출한 장면임을 알 수있습니다. 

사츠키는 류코 바로 옆에 서있는 마코를 지나쳐 류코에게 가장 가까운 거리로 다가옵니다. 

이 부분은 그동안 가족이 없이 지내온 류코에게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 다가오겠다는 사츠키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 이후에 등장하는 고로케 파티도 이런 태피스트리의 비유와 연결이 됩니다. 왜 하나가 되는 계기가 고로케일까요?


이 고로케는 뭔지 모를 여러 재료들이 함께 들어가서 최고의 맛을 내는 음식입니다. 


즉, 혼노지의 리더, 4천왕, 누디스트 비치, 류코, 만칸쇼쿠 가족이 함께 모여 먹기에 이보다 최적의 음식은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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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주의에는 '관용성'이 필요합니다. 

7화의 만간쇼쿠 가족을 쿨하게 용서하고, 22화 사츠키의 사과를 쑥스럽게 받아주는 대인배 류코의 모습에서 이러한 관용성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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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예전의 적이었던 테니스부 부장과 복싱부 부장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저항군의 활약도 나옵니다.


이런 모습은 그렌라간에서 한때의 적이었던 비랄과 로제놈까지 받아들여서 함께 어우러져 싸우던 마지막 전투와 연결됩니다. 


배위의 고로케 파티 장면을 보니 이제야 마코 가족의 성이 만칸쇼쿠 (満艦飾 만함식)인 것이 이해가 가네요. 

만함식은 군함위에 화려하게 다양한 나라의 만국기를 걸어 장식하는 의식을 의미합니다. 



각종 상징들과 설정, 의도된 미장센은 킬라킬 초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등장해왔으며, 

상당한 실력의 그랑 쿠튀리에인 제작진이 22화에서 이것을 잘 묶어서 떡밥회수를 해줬습니다.


물론, 킬라킬에는 이런 정치적인 함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 리뷰에서는 킬라킬에서 드러난 생명과 여성의 신체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2.  생명 섬유와 여성의 신체에 대한 분석


내용이 성에 관한 부분을 다루게되다보니, 다소 수위가 있습니다.

다만, 선정성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작품 전체와 관련된 이해와 분석에 필요한 부분이기에,

딱 필요한 부분까지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킬라킬을 보다보면,


왜 주인공이 여성인지, 왜 여성만 카무이를 입고 싸우는지, 왜 하필이면 주인공의 엄마가 악당인지, 

그리고 왜 16화의 목욕탕과 20화/21화의 세뇌 장면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이 생깁니다. 


이러한 질문은 필연적으로 생명섬유와 여성의 몸에 대한 분석으로 이어지게됩니다.


사실, 류코와 사츠키는 여성의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남자 주인공과 비슷한 성격과 행동 양상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두사람이 사실 여자라는 것은 이야기의 전개와 설정 상 대단히 중요합니다.


인간의 신체, 특히 여성의 신체에는 생명 유지를 위한 부분 (심장)과 생명 잉태 (자궁)를 위한 부분이 있습니다.

극 중의 설정에 의하면, 생명 섬유와의 완전한 융합를 위해서는 심장이 생명 섬유와 연결되어 뛰고있어야합니다.

하지만, 완전한 '융합'이 아니어도 또 다른 기관 (... 차마 적지는 못하지만 아시리라 생각합니다)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융화'는 가능한 것같습니다.


16화 키류인 저택의 대욕탕 장면에서 라교는 사츠키에게 욕탕의 물이 생명 섬유와의 '융화성'을 높여준다고 말하죠.

그 다음은 문제의 목욕 장면입니다. 라교는 "자, 목욕 재계를 시작한다."라고 말합니다.


이 부분은 그동안 여러가지 의견들이 분분했었습니다. 서비스신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불쾌하게 보일 수도 있지요. 

이 장면을 불쾌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서구의 팬들에게 특히 심합니다. 서구에서는 자녀에 대한 성적 학대가 아주 민감한 이슈입니다.

한편, 이것이 과연 성적인 행동인가에 대한 질문들도 있습니다. 성적으로 해석하기에는 라교의 행동에 제의적인 느낌이 강하거든요.


즉, 생명섬유에게 바쳐지는 일종의 처녀 공양의식을 집행하는 제사장 느낌이랄지. 뭐, 그런 해석도 가능합니다.


저의 해석에 의하면, 사츠키는 생명섬유에게 먹혀지도록 키워졌을 수도 있습니다. 라교와 사츠키 사이의 신라 코우케츠에 대한 대화나, 

누이의 '사츠키짱은 먹혀질 꺼예요."라는 대사를 들어보면, 그런 의혹이 강하게 듭니다. 

즉, 사츠키는 바쳐지는 처녀 (공물)에 해당합니다.

 

목욕 재계 이후, 라교는 사츠키를 원초 생명 섬유가 있는 방으로 안내합니다. 이 방의 이름은 금단의 방, '실궁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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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에 도달하기위해 거쳐가는 통로/문 입니다. 여성 신체의 어떤 부분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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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초 생명 섬유가 있는 실궁전의 내부입니다. 라교는 '세계의 기원'이라고 불렀습니다. 

쿠르베의 그림인 '세계의 기원'이 떠 오르지않나요?


말 그대로 자궁 안을 묘사한 듯합니다. 사츠키가 이 방에 들어가는 것은 이 날이 처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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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초 생명 섬유. 수정란의 세포 핵분열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한편, 21화에서 라교는 류코의 정신이 생명섬유에 의해 조종되도록 하기 위해 쥰케츠를 억지로 입히면서 세뇌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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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샷에 포합시키지는 않았지만 라교의 손의 위치가 심상치않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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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부분은 실제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정신 세뇌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면 편해집니다. 실제로 이 장면 뒤에 나오는 손이 닿은 부위는 쥰케츠의 팔 부분, 생명 섬유에 피를 공급하는 트리거입니다. 즉, 생명 섬유와 몸의 융화와 관련된 부분을 이중적으로 묘사한 듯합니다.


라교의 경우, 결혼과 생명 잉태는 생명 섬유의 융합과 지배를 위한 필요 조건이었습니다. 신부 의상은 그래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원초 생명 섬유가 있는 방의 자궁 모양의 형태 또한 모성을 상징합니다. 라교에게 자궁은 생명 섬유와 생체를 융합하는 장소입니다.


사츠키가 무력으로 장악하기 위해 학생을 군대처럼 조직해서  생명 섬유와의 적응력을 키웠다면, 

라교는 자신이 직접 사용할  최종 병기를 잉태해서 키우는 방식입니다 (이러니, 사츠키가 라교를 이길 수가 없지요)

즉, 모성을 무기로 사용해서, 

큰딸은 공물로서, 작은 딸은 병기로서 키우려하는 것입니다.


같은 이유로 어떤 방식으로든, 키류인가의 중심 인물이며, 동시에 생명 섬유와 신체가 융합되었으리라고 여겨지는 인물들은 모두 여자입니다.

누이라든가, 레이라든가. 

남자 고용인은 집사... 정도에 불과하고요.


한편, 실을 잣고, 옷을 만드는 역할은 아이를 낳는 역할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 여성의 역할이라고 여겨지기도 했었지요.

라교의 세뇌 장면을 보면, 이런 것이 바로 여자의 행복이란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네요.


그런 어머니에 저항하듯, 두 딸은 대단히 남성적입니다. 

애니메이션 사상, 투희 계열에서 여주가 이렇게 남성적으로 묘사되는 경우도 드문 듯합니다.

사츠키와 류코의 모습도 제게는 자매애나 백합보다는 두 사나이의 뜨거운 우정처럼 보이는군요.



3. 성적 은유, 프로이트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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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노지 학원의 송신탑의 형태는 전형적인 광장의 오벨리스크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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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형태는 동서양의 각종 구조물에도 흔히 나오는 구성인데( 동양에서는 풍수지리적으로 음양의 조화에 대한 고려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이것은 양 (陽)을 표시하는 남성의 신체 부분 (phallic symbol)을 묘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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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지구 밖의 위성의 형태입니다. 입술의 모양을 하고있습니다. 

동시에 라교 저택 안의 실궁전 모사에 나온 여성의 신체 부분하고도 유사한 형태 (labia)를 하고있지요. 

즉 송신탑에서 쏘아올리는 것이 위성에 전달된다는 것은... 아, 뭐 그렇습니다.


생명 섬유를 조종하기 위해서는 립스틱 모양의 마이크를 입술에 가까이 가져다 대야하지요. 

이것 역시 성적 은유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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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교가 누이를 흡수한 후 대기권으로 날아가면서 지르는 소리가 마치... 흠흠.

박로미씨의 혼신의 연기력에 감동했습니다.




4. 졸업의 의미


루리웹의 13월의 주인님께서 쓰신 리뷰를 보면 세일러 복이 가진 군복으로서의 상징과 졸업의 의미에 대한 내용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24화의 엔딩과 이어지는 OVA 25 화의 PV는 성장에 있어서 한 이정표가 되는 졸업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가득합니다.


우선 그 이미지들에 대한 개별적 설명에 들어가기에 앞서, 24화의 클라이맥스가 되는 전투 장면을 보시면 류코는 라교와의 전투 도중 자신의 가위를 잃습니다.


즉, 라교와의 싸움에서 류코는 자신의 최대 무기라고 생각했던 가위를 졸업하고, 그 대신 진정한 무기였던 그 자신과 센케츠 만으로 라교와 대면하게 됩니다. 


가위는 갈라버리는 힘 (배제/분리) 을 가지고있지만, 센케츠는 흡수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류코가 승리에 이르는 방법은 분리가 아니라 흡수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한 사람의 성장에 있어서 정말로 필요한 요소는 다른 요소의 분리/배제 보다는 포용과 흡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변증법적 어프로치 (정-반-합)가 지구의 운명을 건 싸움에도 사용된다는 점에서 한 사람의 개인적 성장 뿐 아니라, 다원성을 지향하는 공동체적 진화에도 요구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두 자매의 가위 공격이 최종 공격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의외였던 장면이 되겠습니다. 즉 최후의 승리의 방법은 분리가 아니라 흡수였던 것입니다.


류코의 성장에 관해서 전에 어떤 유저분께서 류코는 한 걸음 막히면, 움츠리는 듯해도 앞으로 두 걸음을 뛰어나가는 캐릭터라고 평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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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장은 이질적인 요소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포용하고 용서하는 류코의 태도에서 나옵니다. 

자신에게 대항하는 세력조차 결극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버리는, 자신의 몸안의 이질적인 요소 (생명 섬유)들도 인정하고 공존하려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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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코의 극상 대인배적 성격은 지상 최대의 악당이자 개인적 원수인 라교에게 함께 지구로 돌아가자라고 말하는 데서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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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은 성장에 있어서 하나의 이정표가 됩니다.

다시 졸업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돌아가자면, 

류코가 전투 중에 잃어버린 가위는 어디로 간 걸까요?


이 가위는 앞으로 철거될 운명에 처할 혼노지 학원의 광장에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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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의 예고편)



철거될 운명의 혼노지 학원은 세일러 복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즉, 1) 세일러 복, 2) 더 이상 필요없어진 류코의 가위, 그리고 3) 혼노지 학원 건물은 킬라킬에서 '졸업' 을 상징하는 이미지들 입니다. 

이 이미지들을 한꺼번에 담아서 25화 졸업편의 PV 에 사용한 제작진들에게서 깊은 내공이 느껴집니다.




5.사츠키의 변화


사츠키의 외면 변화는 일단 시각적으로 24화 엔딩에 들어간 단발 머리와 수수한 사복 차림으로 집약될 수있지만, 

그의 내면적 변화는 정확히 류코와의 관계가 밝혀진 18화 말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단히 사츠키의 내면에서 진행되었을 상황들을 요약해보면


아버지, 동생의 복수 (개인적 동기) + 옷에 의한 세계 지배에 저항 (대의) 


마토이 류코 등장 (이용 가치 높아보임) + (아버지 복수를 위해 나타난 소녀에 대한 동질감) 

마코 vs. 류코  (인간은 옷의 노예가 아니라는 류코의 외침. 동질감 업  )


즉, 류코에 대해 동질감과 애착을 느끼고있었지만, 약 올려서 키워놓은다음 라교에 대항해서 같이 싸워야겠다는 생각이었음.


이런 상황에서


18회 말에 드디어 자신이 수단으로 생각했던 류코가 사실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한 부분이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죠. 

아마 묶여있던 한달 동안 자신에 대해 많이 돌아본 것같습니다.


즉, 모든 사람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목적이 된다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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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코!!!!!)



시청자 입장에서는 최종화에서 가장 보고싶었던 것 중 하나가 자매의 가위 공격과 자매의 포옹, 류코의 '언니'  라는 대사였겠지요.

넵. 팬들이 보고싶어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이상을 보여주는 트리거는 위의 세가지 뿐 아니라 

단발 사츠키 +홍조 가 나오는 데이트 장면까지 보여줍니다, 

포옹도 그냥 포옹이 아니라  Naked Hug!


아무튼, 사츠키의 변화는 류코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있습니다. 마지막의 단발 모습도 류코의 모습과 겹쳐보이네요. 




6. 노출에 대한 시각의 변화


작품의 진행에 따라 변화한 것은 사츠키뿐만이 아닙니다. 

그동안 킬라킬을 시청했던 우리들도 변했습니다. 

바로 노출에 대한 시각이 말이죠.


그동안 킬라킬에 대한 포스트를 쭈욱 지켜봐왔던 유저들이라면 1화부터 3화 시작 전까지 터져나왔던 노출에 대한 불편함이 드러난 댓글들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당시에 그런 댓글을 쓰지는 않았지만,, 제 자신도 그게 좀 불만이었죠.


그런 불편함에 대한 표출은 3화 방영 이후 게시판에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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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광? 웃기는군.

이 모습은 카무이가 가장 힘을 발휘하는 모습.

그것을 세속적인 가치 기준으로 창피하게 생각하다니

그야말로 속물의 증명.


나, 키류인 사츠키

자신의 야망을 성취하기 위해서라면,

천하에 유방을 드러내더라도

창피는 커녕 망설임도 없다.

내 행동에는 당당함뿐이다.



애니 역사에 기록될 만한 명대사이며, 

동시에 그 동안 킬라킬의 노출에 대한 불만을 토해내던 시청자들의 입을 한순간에 닫게 해버린 이 대사 

(네... 속물이 되긴 싫어여... ㅠㅠ)


신기하게도, 그 다음에는 주인공들이 단체로 벗고 나와서 뛰고 굴러도 불편하지않은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닢흘이 없어서가 아니예요...).

사실, ㅇㄷ 묘사가 없는 것은 게시판에 스크린 샷을 올려도 짤리지않게 하려는 제작진의 섬세한 배려...가 아니라 TV 심의 때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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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성적 대상화란, 바라보는 대상 그 자체가 아니라, 바라보는 시선 그 자체의 성적 의미 부여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로 페미니즘에서 자주 다루는 어프로치이며, 실존하는 누디스트들의 가치관을 반영합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2권을 보시면 노출과 성적 의미 부여에 대한 재미있는 분석이 있습니다.


즉, 우리들은 3화 이후, 어느 정도 등장 인물들의 노출에 대해 성적 의미부여를 포기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누디스트적인 어프로치를 하게되어버린 셈이죠.


즉, 보는 사람들을 전부 누디스트 비치의 일원으로 만들어 버리는 애니, 바로 킬라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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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1) 카메라를 향해 브이자를 그리는 류코의 모습은 처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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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의 류코를 보면 새 친구인 오오구레 마이코와 사진을 찍으면서 홍조+브이자를 그리는 류코를 볼 수있습니다. 류코가 얼핏보면 츤데레나 다루데레처럼 보이지만, 사실 평범하게 귀여운 소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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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2) 옷에 대한 애니이다보니, 마지막도 옷과 관련된 엔딩으로 이어집니다. 

쇼핑 나가서 새 옷을 갈아 입어보는 사츠키와 류코/마코의 반응이 흥미롭습니다.




7. 킬라킬 25화 - 사츠키에 의한, 사츠키를 위한 덤.




예전에 트리거 스탭들이 North Carolina 의 컨벤션에서 밝힌 바있듯이,

25화는 표면적으로 많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심층적으로는 캐릭터의 심리 변화와 묘사에 더 집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25화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24화까지의 본편보다 훨씬 더 황당해서,  거의 드라마 CD 에 묘사된 '영문을 모르겠는' 이벤트들에 가깝습니다. 거대 로봇화된 학교라든가, 사념화된 센케츠의 도움이라든가 등등. 물론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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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렌라간 떠오름. 간멘 스타일의 디튀아르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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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5화가 원래 묘사하고 싶었던 것은 킬라킬의 본편이 진행되면서 변화하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변화에 대한 심도있는 표현이 아닐까싶습니다. 이는 시작부터 보여지는 사나게야마와 사츠키의 대결에서부터 드러납니다. 짧은 해프닝이지만, 여기서 변화된 사천왕과 사츠키의 관계가 잘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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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게야마는 사츠키에게 힘에 의해 굴복되어지는 관계로 시작해서 차츰 사츠키의 의지와 결의에 대한 경의로 이어지는 사이로 발전되어졌지만, 그 의지와 결의가 사라진 이후에도, 사츠키에 대한 존경은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있습니다.

그외에도 다른 캐릭터들의 리액션을 보면 사츠키와 변화와 사천왕들 사이의 관계를 볼 수가 있습니다. 또 이때의 류코의 대사나 졸업식날의 대사를 들어보면 사츠키를 염려하는 류코의 마음이 드러납니다. '그동안 갈아온 칼날을 넣어 둘 칼집을 찾고 있다'라... 류코는 시인이네요.


단언하자면 25화는 사츠키에 의한, 사츠키를 위한 에피소드입니다.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은 사츠키와 호오마루의 대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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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화를 통해, 그동안 간략하게 묘사된 사츠키의 철권통치에 대한 사죄가 어떠한 무게를 가지고있는지를 알 수있습니다. 또 그동안 자기 자신을 지탱해오던 목표가 모두 달성된 이후 느끼게되는 공허감등도 잘 표현이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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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악이라고 할 만한 라교나 누이와는 달리, 호오마루는 중남미 내전 국가 출신의 버려진 소녀라는 설정입니다.과거 라교의 수하였던 호오마루를 받아들이는 모습에서는 이질적 요소들을 포함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는 킬라킬 전체의 주제를 잘 반영하고있습니다. 사츠키도 확실하게 대인배 류코의 영향을 받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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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넣어둘 칼집을 잘 찾아냈구나, 언니"

중요한 장면에서만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해서 임팩트를 올리는 류코 (평상시 호칭은 그냥 사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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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 자매들은 절대적으로 '데레'가 부족합니다.

니상보다는 아니키가 더 잘 어울리는 분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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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서 따로 살겠다는 동생을 바라보는 사츠키의 표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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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서 따로 살겠다는 동생을 바라보는 사츠키의 표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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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보고싶으면 언제라도 볼 수있다."


제가 보기에는 류코는 성격상, 보고싶더라도 쑥스러워서 연락 잘 안할듯함. ㅋ 이래서 패왕님이 필요하죠.

24화 엔딩의 데이트도 마코가 어레인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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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자른 후 여자력이 상승한 사츠키 사마. 이후, 24화에서 홍조와 긴 스커트도 보여주심.


그러고보니, 킬라킬은 주인공들의 여자력을 희생시키고, 대신 열혈을 살려낸 수작이라고할까요. 지금까지 이런 미소녀 열혈물은 없었던 듯합니다.


ps. 개인적으로 OVA 작화는 좀 아쉬운 부분이 많음. 하지만 그래도 킬라킬 특유의 전개에 만족합니다.

 


제가 루리웹에 킬라킬 관련 글들을 한 50개 정도 (...) 써놓은 것이 있는데, 시간 되시면 한번 읽어주시기를. 아래에 링크를 달아두었어요.


애니 정보 게시판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family/1360/list?bbsId=G003&sortKey=depth&itemId=15&itemGroupId=&platformId=&objCate1=&searchKey=daumname&searchValue=prot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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