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희생자 이야기 중에서 가장 많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가방에 있었다는 컵라면 일 것 같아요. 예전에 전태열 열사가 몸을 바쳐서 희생하던 그 시기, 노동법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그 시절에 배도 곪아가면서 돈 몇푼 벌기 위해서 골방에 쳐박힌 채 노동자들이 죽어갔다고 하죠. 그때와 지금이 뭐가 다른가요. 일 끝나면 먹을 라면을 가방 속에 넣어둔 채로 몇푼안되는 돈 벌자고 목숨걸어가면서 일 할 것을 강요받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것 같습니다.


IMF가 일어난 이유가 국민들의 과소비 때문이라고 교과서에서 가르친데요. 이런 나라에서 노동법이라는 것을 가르칠 리가 만무리할 뿐더러 노동법 = 종북 좌파의 경제 망치기 법이라는 프레임으로 국민들을 속이기가 바쁘죠. 대통령만 봐도 4년짜리 비정규직 못 만들어서 저 야단이잖아요. 더 무서운 것은 그것을 진짜 경제 살리기 법으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절대로 정치 이야기를 같이 해서는 안되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는 전형적인 보수우파입니다. 이 친구가 말하길 4년 비정규직이 활성화 되면 노동자들은 2년짜리 단기 경력이 아닌 4년 장기 경력을 쌓아서 좋고 그 경력을 발판삼아 정규직이 될 수 있는데다가, 기업은 급할 때 인력을 끌어서 쓸수 있으니 서로 좋은 것이 아니냐 더군요. 2년짜리 경력은 정규직으로 쓰기에는 부족하지만 4년이라면 충분히 정규직으로 쓸수 있는 경력이 된다는거에요. 그럼 4년 뒤에 정규직을 안쓰고 다른 비정규직을 끌고 오는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그건 그 사람 역량이 안되는 것이고, 충분히 능력이 있으면 정규직은 된다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데, 이건 어떤 정치인의 생각과 프레임이 똑같습니다.


보수들은 시스템의 문제를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돌리고 싶어 합니다. 너가 못사는 것은 결코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너가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충분히 노력을 했다면 이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수가 있었음을 너는 깨닫고 어서 노력을 해야된다. 조금만 여유가 있었다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 텐데, 너는 여유가 없었구나. 왜 여유가 없었을까. 그것은 너가 노력을 하지 않아서 지금 이런 환경에서 살고 있는거야. 그러니까 죽고 싶지 않으면 노력해서 좀 더 여유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요즘 젊은이들이 왜 공무원에 몰릴까요. 그것이 제일 안전하거든요. 공무원에 올인하는 것 자체가 지금 젊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이에요. 가끔 인터넷에 젊은 사업가로 이름을 올리는 분들 중에 좀 찾아보면 금수저 출신들이 꽤되요. 이 분들은 특출난 노력을 해서 그 자리에 오른 것일까요? 설마요. 그 분들은 떨어져도 망해도 돌아갈 집이 있거든요. 그에 반해 보통 사람들은요. 망하면 그것으로 인생이 끝나요. 남은 것은 빚이고, 솟아날 구멍이 없어요. 완전히 도박이지요. 그 도박을 안하는게 패기가 없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일까요? 결국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시스템의 문제인거에요.


이번 구의역 참사는 우리가 있는 사회 어디에서도 벌어질 수가 있어요. 사회적 살인은 정부에 의해서도, 기업에 의해서도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일이에요. 그리고는 하나같이 합법적이였음. 절차적인 문제가 하나도 없음. 정당한 집행임. 이라는 법의 안전한 울타리 속에서 우리는 또 죽어가겠지요.


결론은 투표를 잘해야 되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힘은 그게 가장 최선인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한가지가 있는데,

10만원씩은 정치 후원금을 낼 수 있데요.  나중에 연말정산하면서 돌려준다니까 정말 믿을만한 분들한테 후원하는 것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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