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포의 대멸망이 닥쳐올 예정이었던 1999년에 나왔습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0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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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이미지가 참 추억 돋고 좋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초록색 선들 말이죠. ㅋㅋㅋ)



 - 사실 저와는 아무 관련이 없지만 헐리웃 영화들 덕에 매우 익숙한 1930년대의 미국입니다. 흥겨운 음악과 댄스가 함께 하는 캬바레에서 할배 한 분이 술을 마시고, 바텐더에게 '뭐뭐라는 사람이 찾아오면 이걸 건네줘라'고 부탁하고 집에 돌아가서 침대에 눕는 순간... 눈에 뭐 이상한 게 막 비치더니 짠! 하고 현재에요. 방금 그게 가상 현실이었던 것이죠. 이 할배는 그걸 제작 중인 회사의 대표님이시구요. 그러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고, 동네 술집에 가서 시간을 보내다가... 누군가를 보고는 반갑게 달려나가 칼 맞고 죽습니다(...)


 다음 날 그런 일이 벌어진 게 알게 된 대표님의 오른팔, 더글라스가 주인공입니다. 상사와 부하 관계지만 동시에 6년을 동고동락한 절친이기도 한 이 젊은이는 이 사건에 자기들이 개발하던 가상 현실 머신과 관련해서 뭔가 수상한 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 갑자기 6년간 들어본 적도 없던 보스의 딸이 나타나서 수상한 짓을 하고, 그 와중에 경찰들은 자기를 용의자로 생각하며 쫓아다니구요. 이 의문들을 풀고 혐의를 벗기 위해선 본인도 미완성의 가상 현실 머신에 들어가 그곳에서 보스의 행적을 추적해야 하겠죠. 그래서 갑니다!!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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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한국 관객들에겐 아무래도 이쪽이 더 익숙하지 않을까 싶구요. 주연 배우들 얼굴은 필수 요소 아니겠습니까. 비록 그들이 무명일지라도!)



 - 터미네이터의 최종 빌런, 인공지능 컴퓨터계의 슈퍼 스타 '스카이넷' 말입니다. 공식 설정에 따르면 이 수퍼 컴퓨터의 성능이 대략 60 테라플롭스입니다. 그리고 지금 제 컴퓨터에 꽂혀 있는, 4K 해상도로 게임 돌리면 높은 확률로 버벅거리는 그래픽 카드 성능이 29 테라플롭스에요. 거기에다가 현재 다나와 최저가 275만원을 달리는 (공식 달러 가격을 원화로 환산하면 215만원 정도입니다) 고오급 게이밍 그래픽 카드 RTX4090의 성능은 90 테라플롭스로 스카이넷의 1.5배입니다. 그걸로 우리는 신작 게임을 4K, 풀옵 120 프레임으로 돌릴 수 있네 없네 하며 번뇌하고 있죠. ㅋㅋ 


 어떤 SF 설정은 아직도 전혀 현실로 와닿지가 않아요. 이런 걸 다룬 이야기들은 지금 봐도 다 그럴싸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미 실현되어 버렸거나, 혹은 현실에서 대략 진행 중인 SF 설정들도 많잖아요. 이런 걸 다룬 이야기들은 보다 보면 좀 웃음이 나옵니다. 뭐 그걸 예측한 것도, 또 그걸 현실화 하는 것도 다 훌륭한 일입니다만. 이야기 속 사정과 현실의 사정이 확 차이가 나 버리면 어쨌든 일단 웃기기는 하니까요.


 그러니까 이 영화의 설정을 보면, 못해도 인구가 수십만은 되어 보이는 도시 하나를 통째로 시뮬레이션해서 돌리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시민들 하나하나가 다 인공 지능으로 각자의 인격을 갖고 완벽하게 현실이랑 똑같은 조건에서 살아가요. 그렇다면 일단 이 회사 사람들은 인간과 구분할 수 없는 완벽한 인공 지능을 만들어낸 거겠죠. 근데 그게 수십만이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있는 거구요.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 환경을 또 완벽하게 현실적으로 조성하고, 그 안에 접속한 사람들 눈에 현실과 전혀 구분이 안 되는 비주얼을 선사 해야 하니 그 해상도는 8K로도 부족할 것이며 또 모든 시민이 자기들이 인간인 줄 알고 사니 프레임 드랍(...)이 한 순간이라도 있어선 안 됩니다. 게다가 이 모든 걸 현실의 물리 법칙에 따라 실시간으로 컨트롤할 성능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있어야 하는데... 


 뭐 그런 게 다 기술적으로 가능한 세상이다! 라고 말하면 간단해 보이긴 하죠. 근데 그렇다면 주인공들이 사는 세상에 그런 부분이 반영이 되어 있어야 하잖아요. 사방이 챗 GPT 따윈 고대 유물로 보이게 만들 첨단 A.I.로 도배가 되어 있어야 하고 다들 초고성능 소형 컴퓨팅 머신을 들고 다니며 다양한 일을 처리하고... 근데 영화 속 세상은 그냥 1999년 그 시절입니다. ㅋㅋㅋ 인공지능도, 가상현실도, 현실을 현실 수준으로 그려낼 그래픽 기술도... 모두 다 너무나도 먼 미래의 일이었기 때문에 그런 디테일이 필요할 거란 생각 조차도 못 했던 거죠. 


 그렇다보니 지금 이 시절에 이 영화는 SF라기 보단 그냥 환타지에 가깝게 보입니다. 그게 뭐 나쁘다는 게 아니구요, 그냥 재밌네요 이런 변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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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이 양반은 왜 이런 헐리웃 영화에 튀어나오신 것인가... 했는데 미국-독일 합작 영화였네요. 독일 TV 영화의 리메이크 격인 작품이기도 하구요.)



 - '매트릭스'와 같은 해에 나온 영화입니다. 심지어 개봉 시기도 두 달 차이가 안 날 정도로 가까운데 이 영화가 늦게 개봉했어요.

 이렇게 소재가 비슷하게 겹친 건 특이할 것도 없는 게 그 시절이 워낙 '사이버'에 꽂혀 있던 시절이잖아요. 중요한 건 하나는 전설이 되었고 하나는 간신히 제작비 만큼만 건지며 실패했다는 거죠. 근데 뭐... 요즘 드립으로 '명예로운 죽음'이랄까요. '매트릭스'가 없었어도 딱히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 일은 없었을 겁니다. ㅋㅋ 아니 오히려 소재가 비슷하다 보니 흥행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쨌든 영화 내용 자체가 그렇게 히트할 내용도 아니고. 덧붙여서 완성도도 그래요. 아주 나쁜 건 아닌데 좀 어정쩡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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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랬죠. 헐리웃이 초록색을 그토록 사랑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ㅋㅋㅋ)



 - 위에서 한참을 설정 갖고 태클 걸었던 건 잊고, 그건 다 괜찮다고 치고 들여다 보면요.


 장점은 때깔이 꽤 좋다는 겁니다. 제작비는 '매트릭스'의 1/4 정도 밖에 안 되는데 대신에 몸값 비싼 배우도 안 나오니까요. 가장 유명한 배우가 아민 뮬러 스탈인데 헐리웃에서 이 분에게 출연료를 특별히 많이 줬을 리는 없지 않을까요. ㅋㅋ 그리고 특수 효과가 필요한 장면이 별로 없습니다. 액션 영화도 아니구요. 그래서 아마 대부분의 제작비가 1930년대 미국 도시를 재현하는 데 들어갔을 텐데. 그 30년대 미국 풍경이 썩 그럴싸해요. 


 그리고 이게 결국 SF를 빙자한 필름 느와르에 가까운 이야기거든요. 어두컴컴하고 비 쏟아지는 대도시를 누비며 사건을 수사하는 고독한 남자! 갑자기 나타나 사건을 꼬이게 만드는 팜므 파탈!!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드러나는 상상보다 거대한 배후!!! 이런 식인데요. 그런 필름 느와르의 분위기도 시각적으로 꽤 그럴싸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꽤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던 무언가... 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때깔이란 게 이렇게 중요합니다. ㅋㅋㅋ 그렇긴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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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몇 명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를 몇 년 동안 갈아 넣어야 이런 비주얼을 도시 스케일로 구현을... 은 둘째 치고 암튼 느와르! 입니다.)



 - 이야기가 그냥 별로입니다. 


 첫째로 후반 전개가 아주 별로에요. 꽤 그럴 듯하게 흘러가는 듯 하다가 갑자기 사랑 이야기, 치정극으로 클라이막스를 때우며 마무리되는데... 그 사랑 이야기가 무슨 불법 유턴 수준으로 쌩뚱 맞게, 아무 빌드 업 없이 툭 튀어나와서 이후 이야기를 다 잡아 먹어 버리니 난감하기 그지 없어요. 어차피 런닝 타임도 1시간 40분 밖에 안 되는데 한 10분쯤 들여서 빌드업을 해줬다면 어땠을까... 싶었구요.


 둘째로 막판에 아주 중요하게 튀어나오는 반전이 문제입니다. 이 반전 자체는 그냥 괜찮은데요. 그게 영화 시작하고 10분만 지나면 다 예측 가능한 거라는 게 문젭니다. ㅋㅋ 제가 2024년 관객이라서 그런 게 아니구요, 그냥 10여분쯤 흘렀을 때 아주 노골적인 힌트가 대놓고 투하되거든요. 그리고 한 시간이 지나기 전에 그걸 확인 사살하는 장면이 또 나옵니다. 그래 놓고 영화가 끝나기 20분 전까지 그걸 꽁꽁 숨기느라 애를 쓰니 이야기가 다 시시해져 버려요.

 아마 이걸로 비판을 하면 각본 쓴 사람도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겁니다. 일단 원작 소설이 있는 이야기이고, 또 그 '노골적인 힌트'가 초반에 나와주지 않으면 이야기 전체가 어거지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힌트를 없앨 수도 없었어요. 그래서 일단 넣어는 두고 어떻게든 관객들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애를 써 본 것 같은데. 음. 그게 안 먹히더라구요. 


 차라리 그 반전을 중반 쯤에 대놓고 제시해 버린 후에 캐릭터와 드라마에 힘을 줬다면 어땠을까... 싶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반전'이니까. 그리고 그 시절이 그런 반전 들어간 스토리가 잘 먹히던 시절이니까... 이해는 합니다만. 아무튼 별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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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보면 이 배우님도 차암 성실, 꾸준하시죠. 연기도 늘 좋구요. 근데 그런 것치곤 인기나 인지도가 참 신기할 정도로... ㅋㅋ 빈센트 도노프리오 얘깁니다.)



 - 이렇게 투덜거리고 있지만 사실 재밌게 봤습니다.

 첫머리에서 얘기 했듯이 1999년엔 자연스러웠지만 2024년 시점에는 전혀 안 먹힐 SF 설정을 구경하며 이것저것 생각해보는 재미도 있었구요.

 또 의외로 고퀄의 시각 요소들 덕택에 눈도 즐거웠구요.

 또 '대체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맺으려고?' 라는 호기심이 들어서 생각 외로 집중하며 봤어요. 결말을 보곤 결국 실망하긴 했지만, 그 전까진 재밌었네요. ㅋㅋ

 뭐 그렇습니다. 20세기식 천진난만 SF 무비들의 귀여움(?)을 즐기실 수 있다면 그렇게 나쁜 영화까진 아닐 거에요. 다만... 이 시국에 이걸 굳이 챙겨 볼 의미가 있냐? 라고 물으신다면 "아뇨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라고 답을 할 수밖에 없군요. 저만 재밌게 본 걸로 하겠습니다. ㅋㅋㅋ




 + 마지막에 에필로그 격으로 나오는 엔딩 장면 때문에 피식 웃었습니다... 만 이건 스포일러라서 여기엔 못 적겠군요.



 ++ 조연으로 나오는 아민 뮬러-스탈이나 빈센트 도노프리오야 이 때 이미 유명 배우들이었으니 그렇다 치고. 남녀 주연 배우 둘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이렇게 못 뜬 게 괜히 신기합니다. 예산을 크게 들이진 않았어도 저예산 영화까진 아니었는데요. 근데 뭐... 찾아보니 지금도 현역으로 열심히 잘 살고 계시네요. 그럼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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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리뷰들을 찾아보니 '배우들 발연기' 지적이 좀 나오던데 그게 이 분들 얘기였을까요... 그래도 비주얼들은 좋으신데!! ㅠㅜ)



 +++ 1963년에 나온 미국의 SF 소설이 원작인데, 이걸 갖고 1973년 나온 독일의 티비 영화도 원작으로 올려 놓고 있네요. 근데 이 티비 영화를 만든 사람이 무려 파스빈더입니다. ㅋㅋㅋ 일생의 유일한 SF 였다는데... 음. 사실 이건 검색하다 걸린 블로그에서 다 읽은 이야기라 제가 뭘 아는 척 하면서 떠드느니 그냥 그 블로그 링크를 올리는 게 낫겠어요.


https://blog.naver.com/junorex/222778581552



 ++++ 사실 이 영화의 설정은 기술적으로도 이상하지만 운영 면에서도 난이도가 굉장히 높죠. '트루먼쇼'의 트루먼은 혼자만 속고 있던 것이었지만 이 영화의 설정은 가상 세계 시민들 전원을 속여야 하잖아요. 근데 그 수만의 사람들이 아무도 그 도시 밖으로 나갈 생각을 안 한다구요? 그건 어떻게 인공 지능 코드를 짜서 해결한다 해도 '바깥 세상'이 존재하는 척 하는 떡밥을 매일매일 뉴스, 방송 등으로 던져 줘야 하는데 그 시나리오는 다 누가 짜고 누가 만들어서 배급하나요... 아니 그 전에 그 수만명들의 인생사 기억들은 대체 누가 써서 다 입력해 놨을까요. ㄷㄷㄷ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주인공이 경찰에게 용의자 취급을 받게된 건 죽은 보스가 유언장에다 주인공을 상속자로 적어 놨기 때문이고. 또 그 날 그 시각에 알리바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보스를 진심으로 좋아했고 그래서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죠. 그래서 기술자 동료에게 부탁해서 보스가 마지막으로 가상 현실에 접속한 날 어딜 가서 누굴 만났는지 리스트를 뽑은 후에 본인이 접속해 들어가서 단서를 찾아 다녀요. 


 그런데 이 접속 방식이 뭔가 제작진 편할대로인 부분이 있네요. 그러니까 접속을 하면 그 세상에 내가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그 세상 속 가상 캐릭터들 중 누군가의 몸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마치 빙의하는 것처럼 말이죠. 여기에 덧붙여서 이 영화 속 주요 등장 인물들은 모두 가상 현실 속에 자기랑 똑같이 생긴 캐릭터들이 있고 접속을 하면 그 사람 몸으로만 들어가요. ㅋㅋㅋ 어찌보면 설정의 재미를 제한해 버리는 바보 같은 설정인데, 주인공의 비주얼이 변하지 않으니 내용 따라가기 편하다는 점도 있고. 또 막판에 보면 스토리상 이런 제약을 두는 게 이해가 가기도 해요. 좀 반칙이긴 하지만요.


 뭐 암튼 가상 현실에 들어가서 한참을 헤매고 다녔는데도 건진 것 하나 없이 시간 제한에 걸려 (너무 오래 있으면 의식이 그 속에 갇혀 버린답니다) 돌아온 주인공은 갑작스런 방문자를 맞이하게 되는데. 보스가 칼 맞아 죽었던 그 술집에 있었던 사람입니다. 알려 줄 게 있다며 주인공을 외딴 곳으로 끌고 가더니... 다짜고짜 돈을 요구하네요? 그래서 내가 그 돈을 당신에게 왜 주는데? 라고 물으니 아니 이 놈이 지금 시치미를 떼시나... 하면서 버럭 화를 내며 이렇게 말합니다. "니가 죽이는 거 내가 다 봤거든!!!"


 일단은 당황해서 마구 쥐어패고 보내 버렸는데. 이 놈은 당연히 경찰에 신고를 해 버리고. 아직 확실한 증거는 없다지만 완전 유력 용의자가 되어 버린 데다가... 결정적인 문제가 있죠. 경찰과 저 술집 남자가 자기가 보스를 죽였다고 주장하는 시각의 알리바이를 대 보려고 노력하다가 깨달았거든요. 그 시간대의 기억이 전혀 없다는 것. 그래서 '혹시 내가 죽였나?' 라며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하는 주인공... 님은 어쨌든 수수께끼는 풀어보겠다고 다시 시스템에 접속합니다.


 그래서 먼저 자기 보스랑 똑같이 생긴 양반을 찾아가서 대화를 나눠요. 첨엔 황당한 소리를 해대니 난감해하던 그 할배는 주인공이 "할배 요즘 가끔 몇 시간씩 기억이 사라지시죠? 3일 전 몇 시 경에도 아무 기억이 없죠!!?" 라고 따지고 드니 당황해서 주인공에게 협조를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현실 세계의 인물이 가상 현실의 인물에 '접속'을 하면 그 가상 현실의 인물은 그 접속 시간 동안 의식이 사라지는 겁니다. 하지만 어쨌든 몸의 주인(?)이라서 그런지 아주 희미한 이미지 같은 건 남아요. 그래서 할배를 열심히 다그친 결과 영화 도입부의 그 장면. 할배가 캬바레 바텐더에서 편지를 맡겼다는 걸 알게 되구요. 편지 내놓으라고 찾아가지만 얘는 또 다짜고짜 폭력을 행사하며 저항하네요. 그러다 이 바텐더에게 듣게된 편지의 내용이란, '이거 다 가상 현실이고 가짜야!' 라는 거였습니다. 이걸 못 믿겠다면 이렇게 해봐. 라며 증명 방법까지 적어 놨대요. 차를 몰고 다짜고짜 한 방향으로 몇 날 며칠을 달리면 '세상의 끝'에 다다르게 될 거라고. 바텐더는 이걸 이미 해봤고 그래서 자신이 가상 현실 캐릭터라는 걸 알게 되어 분노하고 있었던 거죠. 암튼 여기까지 알아낸 후에 현실로 돌아오는 주인공.


 그때 형사가 찾아와서 쌩뚱맞은 얘길 합니다. 보스의 딸이라며 갑자기 나타났던 그 여자가 실종됐대요. 그리고 자기가 확인해 보니 보스에겐 딸이 없고, 또 실종된 여자는 아무 데도 기록이 없는 존재라고. 여기에 뭔가 있을 거라 짐작한 주인공은 그 여자를 찾아가는데... 대략 가상 현실 속에서 그 여자랑 똑같이 생긴 캐릭터가 살던 동네... 에 해당하는 현실 속 동네를 가서 어찌저찌하다가 결국 찾아내요. 근데 이 여자는 생긴 것만 똑같지 완전히 다른 사람이네요. 그래서 당황하던 주인공은... 차를 타고 다짜고짜 한 방향으로 열심히 달려 봅니다. 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 중요한 반전. 주인공이 사는 세계도 가상 현실이었고 그걸 조종하는 진짜 현실의 사람들이 있는 거죠. 그리고 그 사람이 주인공 자신의 몸에 빙의해서 보스를 죽였던 겁니다. 그래서 그 시각의 기억이 없었던 거고.


 좌절하는 주인공에게 팜므 파탈님께서 전화를 걸어요. 모든 걸 알려줄 테니 제발 만나자. 만나서 모든 걸 털어 놓죠. 사실 니가 사는 세상은 나랑 남편이 만든 가상 현실이며 나는 내 모습을, 너는 내 남편 모습을 따서 만들었다. 근데 남편 놈이 이걸 개발하다가 요 세상의 신 놀이를 하는 데 재미를 들려서 살인을 막 저지르고 다니고 그런다. 난 지금 남편은 싫고 예전 남편의 성격을 가진 니가 좋다. 블라블라... 하다가 결국 섹스도 하네요.


 근데 그 시각에 그동안 한 번도 시스템에 접속해 본 적이 없던 주인공의 직장 동료가 남 몰래 자기도 들어가 보는데, 들어가서 막 씐나 하다가... 사고로 죽습니다. 근데 그랬더니, 현실 세계(그러니까 알고 보면 가상 세계인 현실;)의 동료 몸에 가상 현실 속 접속 캐릭터의 의식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이 캐릭터는 와 와 씐난다~ 하면서 좀 난폭하게 놀다가 주인공을 마주치는데. 이때 주인공에게 현실의 원본이 접속해서 빌런 모드가 되죠. 그래서 눈 앞의 동료 캐릭터를 쏴 죽여 버리고 바로 자기 아내에게 가서 아내도 죽이려고 난리를 치다가... 아내가 미리 불러 둔 경찰에게 총 맞아 죽어요.


 마무리는 이겁니다. 방금 전에 동료의 경우로 제시한 룰대로, 지인짜 현실 세계에서 여지껏 주인공이었던 놈의 의식이 들어간 팜므 파탈 남편이 깨어나요. 간단히 말해 주인과 복제의 의식이 바뀌어 버린 것이고. 결국 주인공과 팜므 파탈님 입장에선 해피엔딩인 거죠. ㅋㅋㅋ 뭐 그렇게 끝이 납니다.


 + 그리고 요 진짜진짜 현실!! 세상의 연도가 바로 서기 2024년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참 적절한 타이밍에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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