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작이구요. 런닝타임은 1시간 54분. 스포일러는 적지 않겠습니다. 별로 호감이 가지 않는 영화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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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보니 타이포부터 카피까지 난감 그 자체...)



 - 가만히 차에 앉아 있던 사람이 갑자기 활활 타오르며 죽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뭐야 이건 자연 발화냐? 라며 조사하던 형사들은 이 불타버린 시신의 허벅지에서 개에게, 혹은 늑대에게 물린 상처를 발견해요. 


 하지만 당연히 뭐 사고나 자살 같은 거겠지... 라고 생각한 강력계 형사들은 이 사건을 나이만 먹고 홀로 승진 못하는 잉여 형사 송강호에게 맡기고. 덩달아 교통과에서 강력계로 옮겨온 젊은이 이나영씨를 파트너로 지정해 줍니다. 같이 일하기 싫으니 다른 거 잘 하는 것도 없는 니가 감당하라는 거죠. 이렇게 강력계의 두 잉여가 본의 아닌 강제 콤비를 이루어 티격태격... 을 넘어 정색하고 서로 쏘아 붙여가며 사건을 수사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 배후엔 무시무시한 늑대개가 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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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영, 송강호라니 참으로 막강하면서도 되게 안 어울리는 캐스팅이라 과연 이게 될까... 라는 시선도 많았는데. 결국 안 됐습니다.)



 - 제목에도 적었듯이 유하의 영화들을 원래 안 좋아했습니다. 근데 그나마도 이 영화는 유하 커리어의 폭망 시대(...)를 알린 작품이지 않겠어요. 게다가 당시 기억으론 예고편도 참 재미 없어 보이게 뽑혔던 것 같고... 제가 당시에 아무리 나영 당수님을 좋아했어도 이걸 극장 가서 보는 건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안 봤고, 계속 안 보다가 왓챠에서 눈에 띄길래 그냥 봤네요. 어차피 요즘엔 작품 활동도 잘 안 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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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우리 어여쁜 나영님 사진이나 보시죠.)



 -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인공을 주인공 대접 해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모양새를 볼 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단연코 이나영이 연기하는 젊은 형사 캐릭터에요. 이나영 팬심도 아니고 여성 캐릭터 예우도 아니고 정말로 주인공이 이 분입니다. '터프가이!!!'들이 지배하는 강력계에 뚝 떨어진 하나도 안 반가운 손님 이나영씨가 갖은 멸시와 수모를 견뎌가며 혼자 중요한 단서 다 찾아내고 종국엔 사건 해결까지 해내는 이야기거든요. 송강호가 맡은 캐릭터는 그 중에 그나마 덜 나쁜 놈으로서 나중엔 주인공의 조력자가 되는 인물 정도인데... 얘가 주인공 행세를 하면서 진짜 주인공의 분량과 비중을 막 깎아 먹어요.


 그리고 두 번째 주인공은 바로 무시무시 늑대개입니다. 스포일러 없이 말하자면... 얘가 이나영의 동료 형사들보다 훨씬 나아요. 생긴 것도 훨씬 잘 생겼고 일도 훨씬 잘 하고 훨씬 성실하며 훨씬 의리 있고 훨씬 폼이 나며 훨씬 큰 일을 합니다. 심지어 1번 주인공과 감정 교류 같은 것도 하고 투샷도 가장 보기 좋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송강호 & 이나영 투 톱 영화처럼 되어 버린 건... 뭐 일단 송강호라는 배우 때문이겠죠. 굳이 송강호를 캐스팅 해 놓고 조연으로 쓸 이유가 있겠습니까. 이해는 하는데, 덕택에 이야기가 되게 애매해져버립니다. 당연히 주인공이어야 할 캐릭터가 한 발 뒤로 물러서고 조연 캐릭터가 주인공 행세를 하니까요. 그러다가 막판엔 또 이나영이 주인공인 것처럼 가는데... 그래서 영화가 중심이 없는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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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꼬거나 놀리는 게 아니라 정말로 이 개의 비중이 더 컸어야 했습니다. 마지막에 펼쳐지는 멜로(?)를 생각하면 당연히 그랬어야죠.)



 - 두 번째 문제점은... 이야기의 비중이 좀 이상하다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 마땅히 이야기의 대부분이 되어야 할 이나영과 송강호가 살인개를 쫓는 이야기... 랑 강력계 형사들의 빌런짓을 보여주는 부분이 거의 반반이라는 느낌입니다.


 이 영화의 강력계 사람들은 런닝타임 내내 정말 그냥 범죄 수준의 성희롱, 성차별을 해대는데 보다 보면 진심 뭔가 더러운 것을 구경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걸 분명히 비판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니 의도는 좋다고 할 수 있는데, 너무 많이 나와요. 영화 관람이 피곤해집니다. ㅋㅋㅋㅋ 농담이 아니라 이나영이 이 형사들과 나누는 대화들을 뜯어 보면 그 중에 성차별, 성희롱 요소가 없는 장면이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 것을 또 배우들이 되게 리얼한 톤으로 열연을 해주니 피곤함이 3배... orz 심지어 영화 시작하고 한 30~40여분간은 송강호조차도 이나영에게 나머지 놈들과 똑같이 행동하거든요. 


 뭐 이런 장면들을 듬뿍 넣어도 그걸 진지하게 영화의 테마 중 하나로 잘 표현했다면 괜찮았을 텐데. 앞서 말했듯이 주인공의 밸런스가 안 맞아서 마치 송강호가 주인공인 것처럼 전개가 되다 보니 이런 일을 겪는 이나영의 입장이 잘 안 드러나요. 그러니 남는 건 그저 불쾌함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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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 스릴러의 형사들이 빌런처럼 묘사될 수는 있지만 살인범보다 더 죽이고 싶을 정도가 되면 좀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 그 외에 추리/수사물로서도 헐거운 부분이 많습니다. 이 부분은 하나하나 따지자면 끝이 없어서... ㅋㅋㅋ 요약 정리 버전으로 말하자면 수사 과정이 되게 쉽게, 좀 대충대충 흘러가구요. 또 스릴 혹은 공포를 줘야 할 늑대개의 액션 장면들이... 다 그냥 되게 평이하고 긴장감이 없어요. 한 마디로, 좋은 부분이 거의 없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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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우리 어여쁜 나영님 사진 한 번 더 보시구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라도 의의를 찾아보자면... 역시 이나영입니다? ㅋㅋㅋㅋ 쉴 새 없이, 물 샐 틈 없이 아리따우셔서 눈은 참 즐거웠어요. 언제나 그렇듯 연기를 아주 잘 하진 못합니다만, 맡은 캐릭터가 조직에 어울리지 못하는 아웃사이더스런 인물이다 보니 원래 이미지와 어울려서 특별히 나쁘진 않았구요.

 또 원작이 많이 괜찮은 이야기였는지... 이야기 자체만 뜯어 놓고 보면 나름 흥미롭기도 하고 재미도 있어요. 그걸 싹 다 느슨하고 안 매력적으로 연출하면서 괴상하게 비호감 형사들만 잔뜩 보여주는 식으로 만들어놔서 그렇지, 이야기를 똑 떼어내서 요약해 따져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음. 그러니까 유하가 잘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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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데뷔작부터 바로 전작까지 쭉 흥행이든 비평이든 최소 한 쪽은 잘 되어 왔던 감독이니 믿고 출연했을 텐데 그게 첫 실패작이 될 줄은...)



 -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정말로 거의 모든 부분이 어설프거나 느슨하거나 잘못되어 있는 영화입니다. 이야기 구조부터 캐릭터 설정, 장면 연출, 음악, 촬영 등등 어설프지 않은 곳이 없어요. 돈 주고 판권을 사 온 원작 소설의 힘이 그나마 간신히 지탱을 해주고, 거기에 이나영의 비주얼이 블링블링 반짝거리며 관람 포기를 막아주지만... 음. 다 보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역시 극장 가서 안 보길 잘 했군'이었네요.

 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나영은 정말로 예쁘게, 혼자서 다른 차원 인간인 것처럼 아름답게 나오니 오래 전에 이나영 팬이셨던 분이라면 그 시절 추억 돌이키는 차원에서 뭐... 하하. 그냥 보지 마세요. 끝입니다.




 + 위에서 송강호가 이나영보다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게 별로란 얘길 했는데요. 이게 배우의 아우라와 흥행 파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유하 감독이 워낙 '남자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 그런 방향으로 이야기를 뜯어 고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듀나님 리뷰를 읽어보니 원작 소설은 이나영이 주인공인 게 맞다고.


 ++ 가만 생각해보면 배우 송강호의 발연기 비슷한 모습을 난생 처음 본 영화인 것 같기도 하구요. 막판에 삘 꽂혀서 혼자 무모하게 막 뛰어드는 이나영을 무전으로 송강호가 뜯어 말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와 정말 어색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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