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2시간 2분이구요. 이건 안 보신 분들도 좀 있겠지만 어차피 이 시리즈에 딱히 스포일러라고 할만한 게... 그냥 막 적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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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정겨운 빨강-노랑 그라데이션 타이포는 먼 훗날 나올 완결편까지 그대로 유지됩니다. 뭐 당연한 거겠지만요.)



 - 이제 배경은 1957년입니다. 3편이 1938년이었으니 거의 20년이 흐른 셈이죠. 3편과 4편 사이의 현실 갭이 1989 - 2008 이니까 그걸 그대로 정확하게 반영했구요. 다연히 배우의 나이를 감안한 결과겠구요. 암튼 숀 코넬리옹은 당시 이미 은퇴를 했던 고로 캐스팅이 불가능해서 극중에선 사망 처리. 우리 인디아나 존스 박사는 아직도 현장에서 뛰고 계십니다만, 시리즈 전통대로 초반에 잠시 나오는 대학교 장면을 보면 본인의 노화는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걸로 보이네요. 뭐 당연하겠죠. 42년생이 2008년에 내놓은 영화니까 옛 한국 나이 기준으로 하면 이미 67세입니다. 허허. 길가다 얼음 밟고 엉덩방아만 찧어도 자칫하면 뼈가 나갈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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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쌩뚱맞지만 시대상 반영은 충실했던 핵실험 장면. 근데 그런 실험 하는데 굳이 이렇게 정성 폭발하는 더미까지 셋팅을...? ㅋㅋ)



 - 나름 성의 있게 쓰여진 각본이라고 생각했니다. 재밌게 잘 썼다는 건 아닙니다?

 일단 배우 나이에 맞춰 정해진 배경 설정을 나름 성실하게 활용하는 이야깁니다. 이제 빌런은 나치에서 소련, KGB로 바뀌었고. 그에 맞춰 성서 유물이 아닌 로스웰 외계인이 남긴 오파츠를 쫓아 다니죠. 더불어서 당시 미국을 휩쓸던 빨갱이 축출 광풍도 적당히 비벼 넣어서 디테일을 심어 주고요.


 동시에 2008년이라는 영화가 나온 시점의 트렌드 역시 반영하고 있어요. 역대 시리즈 중 그래도 타국가와 타인종에 대한 괴상한 환타지나 착취가 상대적으로 가장 적습니다. 뭐 유물 지킴이 부족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래도 얘들을 악마화하진 않으니까요. 오히려 침략자들에게 희생당하는 이미지까지 쬐끔 들어가 있고 그렇죠.


 그러면서 추억팔이도 참 적절하게 해 줍니다. 결국 1, 2, 3을 통틀어 가장 정통 히로인이었다고 할 수 있는 마리안을 재등장 시켜서 인디와 엮어 주고, 끝끝내는 '철 없던 우리 인디가 철들었어요' 엔딩으로 마무리 해주니까요. 이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꽤 성의 있는 팬서비스 무비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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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마리온 그 자체!!!)



 - 많은 분들이 이 영화의 액션이 신선하지 못하고, 또 중심 소재가 이전 시리즈들 대비 너무 이질적이며, (외계인 음모론이라니!!!)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비판을 합니다. 그리고 사실 다 맞는 말이에요. 거기에 대해서 뭐 그렇게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쉴드를 칠 생각은 없습니다만.


 글쎄요 뭐. 전 애초부터 이걸 팬서비스 추억팔이 무비(...)로 생각하고 봤기 때문에 그냥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예를 들어 정글에서 길게 펼쳐지는 자동차 추격전 같은 건 시리즈 2편과 3편의 인기 액션들을 섞어서 보여주는 느낌이라 확실히 신선함은 없었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잘 찍었어요. 쉴 새 없이 상황이 변화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던져 주고 또 그 와중에 '인디아나 존스'답게 코믹하고 즐겁죠. 막판의 원숭이 떼 장면 같은 건 좀 많이 나가지 않았나 싶긴 했지만 그냥 피식 웃으면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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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배경, 익숙한 느낌이랄까요. 저게 인디가 아니라는 게 슬플 뿐.)


 그리고 외계인 유물이야 뭐, 여기에서 또 나치와 성서 유물로 갔으면 오히려 식상하단 소리도 들었을 것 같구요. 이질적인 건 맞지만 그래도 '신비의 고고학 유물 찾기'라는 시리즈 전통은 충분히 유지하고 있으니 된 거 아닌가 싶었구요.


 캐릭터들은... 사실 '캐릭터들'이라기 보단 그냥 인디 아들래미가 문제였죠. 확실히 안 매력적이고 별로이긴 합니다만. 개봉 당시엔 '이제 해리슨 포드는 은퇴하고 저놈아가 시리즈 이어 받을 건가봐!!!' 라는 예측 때문에 더 격하게 까였던 것 같기도 해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미래를 이미 체험한 후에 다시 이 영화를 보니 많이 관대해지더군요. ㅋㅋㅋ 여전히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인디아나 존스이며 끝까지 그러할 거라는 걸 알고서, 얘는 그냥 한 번 얼굴 디밀고 흘러갈 조연 캐릭터라는 걸 알고서 보니 괜찮더라구요. 하하. 여전히 무매력이지만, 감상을 망칠 정도로 나쁘진 않았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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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사실은 그냥 딱 이 짤의 배치 정도의 의미만 있는 캐릭터... 가 되었죠. 결과적으로는요.)



 -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 이 영화를 다시 보니 아쉬운 것은 특수효과입니다. 본격 cg 시대가 열린지 한참 후에 나온 영화답게 이제 스턴트나 미니어쳐 같은 것보단 거의 cg로 도배가 되는데, 그게 2023년 시점에서 보니 애니메이션 티가 많이 나요. 특히 되게 정신 없이 사방에서 뭐가 터지고 부숴지면서 빠르게 달리는 장면들을 보면 일단 '가짜' 느낌도 많이 나고, 심지어 화질이 좀 뭉개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막판에 유물 함부로 쓰다가 끔찍하게 죽어요'라는 시리즈 메인 빌런의 전통을 따르는 케이트 블란쳇 캐릭터의 사망 씬을 봐도 오히려 '레이더스'나 '최후의 성전'의 같은 장면들 대비 임팩트가 약합니다. 아날로그 특수효과 장인들의 명작이 cg 시대의 적당 고퀄 양산품으로 바뀐 느낌이랄까요.


 액션씬들도 뭐... 연출 자체는 괜찮은 느낌인데, 그걸 현실적인 문제로 인디와 인디 아들이 나누어서 펼치다 보니 감흥이 죽는 것도 있구요. 미안한 얘기지만 이건 '인디아나 존스'니까요. 여기에서 샤이아 라보프가 뭔 짓을 한들 해리슨 포드가 큰 동작으로 영차!하고 어설프게 붕붕 날리는 주먹질 한 방만 할 수 있겠습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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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피곤하고 지쳐 보일지라도 어쨌든 포드옹이 액션을 해야 맛이 난단 말이죠. 그것이 캐릭터 영화의 숙명...)



 - 덧붙여서 현실 세상의 변화도 이 영화에 대한 악평에 한 몫을 거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많이들 했던 얘긴데, 그러니까 이게 인디아나 존스의 신작이라기 보단 인디아나 존스의 아류 영화처럼 보인단 말이죠. 스필버그 본인이 직접 메가폰 잡고 만든 영화인데도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인데요. 아마도 이 장르가 뭐 더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고. 그런데 이미 20년 전에 시리즈 1, 2, 3편으로 뽕을 다 뽑아 버렸고. 또 이후로 수많은 아류들이 나오고, 흘러가면서 인디 시리즈의 이야기 공식이 흘러간 과거 유행처럼 되어 버린 탓도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정통 후속작이 자기 원래 하던 걸 반복해도 흉내처럼 보이는 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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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코스츔이 좀 달라진 나치라고 생각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우리의 소비에트 동무들.)



 - 근데 제가 사실은 오늘 5편을 극장 가서 보고 왔거든요. ㅋㅋㅋ

 그래서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암튼 4편에서 가장 맘에 드는 건 마무리였습니다. 딱 거기만 놓고 본다면 참 훌륭한 팬서비스였고 훌륭한 '후일담'의 마무리였다고 생각해요. 아빠 컴플렉스가 있던 인디가 아빠 노릇을 하게 되고. 시리즈 정통 히로인 마리안과 재결합하고. 드디어 결혼식도 올리고 말이죠. 마지막 장면에서 바람에 날아온 인디 모자를 아들이 주워드는 순간 홱! 하고 그걸 채가 버리는 인디의 모습으로 끝내서 '영원히 주인공은 인디'라고 못을 박아주는 마무리까지. 영화의 완성도나 재미에 대한 아쉬움을 이것저것 한참 얘기할 수 있겠지만 이 깔끔한 마무리 덕에 험한 말은 하기 싫어지는 영화였습니다. 작정하고 팬서비스로 영화를 만들려면 이 정도는 해야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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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트 블란쳇도 할만큼 했습니다. 사실 잘 했어요. 존재감이 약하단 소린 들었으나 뭐 다른 시리즈 빌런이라고 더 카리스마 있었던 것 같진 않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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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블란쳇 여사님 짤이 너무 개그스러워서 한 장 보태 봅니다. ㅋㅋ)



 - 그러니까 한 마디로, '꽤 잘 만든 인디아나 존스 아류작'을 보는 느낌의 영화였습니다. 말이 안 되는 건 알지만 걍 제 느낌이 그랬구요.

 원조 3부작의 아우라에 한참 못 미치는 건 사실이지만 뭐, 애초에 4편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진지하게 원조 3부작에 미칠만한 대단한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거라 기대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일단 저는 전혀 아니었구요. ㅋㅋㅋ

 그냥 킬링 타임으로 씐나게 즐기기 좋게 잘 만들어진 코믹-환타지-모험극 영화였고. 거기에 인디아나 존스 이야기가 얹혀서 팬들에게 '그 후로 인디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는 기분 좋은 엔딩을 전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전 처음 볼 때도 지금도 다 '뭐 이 정도면!'이라는 기분으로 만족스럽게 잘 봤어요. 참고로 전 '주라기 공원' 2편도 극장에서 매우 즐겁게 본 사람이었답니다!!! 와! 티렉스가 시내에서 달린다!!!!! (만족 완료.)




 + 근데 사실 이게 흥행은 꽤 잘 됐죠. 그래서 금방 속편 나오겠거니... 했는데 다들 바쁘셨는지 15년이 더 흐른 지금에야 나왔을 뿐이고. 그래서 포드옹은 이 영화에서의 모습이 쌩쌩 팔팔해 보일 정도로 노쇠한 인디를 보여주셨을 뿐이고... ㅠㅜ



 ++ 딱히 관심을 둔 적이 없는 배우라서 몰랐는데. 당시에 그렇게 잘 나가던 샤이아 라보프가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 게 이유가 있었군요. 사생활이 참... 5편에 못 나온 게 그냥 캐릭터가 인기 없어서인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쩝.



 +++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위화감 쩔었던 건 외계인 두개골 같은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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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면이었습니다. 아니 인디아나 존스 영화에서 이런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 ㅋㅋㅋ 당시는 참으로 격변의 시대였던 것이지요.



 ++++ 본문에도 적었지만, 오늘은 극장에서 5편을 보고 왔습니다. 고로 이 뻘글 시리즈는 이제 하나 더 남았습니다만. 마지막 글은 그리 즐겁지는 않을 것 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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