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한 남매

2010.07.05 20:36

러브귤 조회 수:3610

# 작은 아이가 지독한 열감기에 걸렸더랬습니다.

  40도를 넘나드는 열로 처질만도 한데, 그렇지 않고 잘도 뛰어놀아서

  아픈줄도 몰랐었어요. 그런데 애 얼굴이 홍조를 띈 덕택에 애를 붙들었더니

  몸이 뜨겁더라구요. 허둥지둥 열을 쟀더니 40도...

  해열제를 먹이고 따뜻한 물을 떠와 적신 수건으로 온 몸을 구석구석 닦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열이나서 좀 힘들었던지 '하아..하아..' 하고 숨을 내쉬면서

  제 몸을 가만히 제게 맡기고 누워있더군요.

 

  너무나 안타까워서 저도 모르게 혼잣말처럼 속삭였습니다.

 

  - 아프지 마라..아프지 마.. 아픈거 다..엄마한테 주렴..다 엄마한테 줘. 그리구 아프지 마라..

 

 목, 겨드랑이 가슴, 배, 사타구니 등등을 닦으면서 계속해서 주문처럼 이야기 했습니다.

 

 - 아프지 마..아픈거 다 엄마줘..엄마한테 다 옮겨. 엄마한테 다 줘.. 그리구 아프지 마라..

 

 그 때 였습니다. 눈을 감고 하아..하아..거리던 둘째가 가늘게 실눈을 뜨며 저를 보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 ... 이거 가져다..뭐하게?

 

 - (매우 당황하며) 응? ..어.. 그..그게..그러니까.. 니가 아픈거 엄마주면..니가 안아플까봐.. ^^;;;

 

 그랬더니 씨익 웃던 아이가 저를 한번 안아주고는 돌아 눕더군요. ... 앞으로 너한테 뭐 달란 소린 안하마.. 하아..

 

 

# 큰 아이와 작은 아이의 대화 입니다.

 

 저녁을 먹는 조건으로 과자 한 접시씩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저녁을 똑바로 식탁에 앉아 잘 먹어라'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녁이 잘 먹히지 않은 둘째 아이가 말했습니다.

 

 - 난 저녁 그만 먹을래. 과자도 안먹어도 돼. 과자 많이 먹으면 살 찐 댔어~

 

 그러자 큰 아이가 둘째 아이를 바라보지도 않고(제 밥을 떠 먹으면서) 말했습니다.

 

 = 어. 그렇게 말할 필요 없어. 넌 이미 살쪘거든.

 

 

 

 

 

우리 아이들은 도대체 누굴 닮았나.. 라고 생각하는데, 집친구가 말하더군요.

 네가 말하는 태도를 쏙 빼 닮아서 얄밉다고요. 하하하.. 유전이랍니다. -_-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0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6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78
123919 [AK100]구로사와 아키라 기획전 이모저모 [1] 룽게 2010.07.05 2359
123918 이글루스 사고 [12] 에어 2010.07.05 3971
123917 오래간만에 텔레비전으로 돌아온 정유미! [7] DJUNA 2010.07.05 3954
123916 집에서 아이스크림 만들어먹으니.. [16] 깡깡 2010.07.05 3363
123915 [잡담]발 좀 뻗고 잘려구요.etc [4] 타보 2010.07.05 1987
123914 손예진 마이웨이 하차 [2] 수수께끼 2010.07.05 3854
123913 [질문] 열심히 일 잘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취임선물은 무엇이 있을까요? [5] 2010.07.05 2109
123912 주절 주절... [10] 셜록 2010.07.05 2604
123911 이젠 초등학교도 안심할 수가 없는 듯 [12] setzung 2010.07.05 3831
123910 (초바낭) 만사가 다 귀찮은데 붕 뜬 상태;; [6] soboo 2010.07.05 2247
123909 땡땡땡24에서 오랜만에 책주문을 했는데요. [4] 달빛처럼 2010.07.05 2642
123908 지난 세대 영화인들과의 벽이란게 [3] 가끔영화 2010.07.05 2222
123907 영화 제목을 알고 싶어서요, [8] 불기린 2010.07.05 1801
» 시크한 남매 [4] 러브귤 2010.07.05 3610
123905 오늘 있었던 일... [1] Apfel 2010.07.05 1585
123904 아... 마법소녀 너무 좋아요~ [13] carcass 2010.07.05 3626
123903 흙 먹는 언니 추억 [5] 야옹씨슈라 2010.07.05 2819
123902 듀나인!!! 소설 제목이 생각이 안나요. 우앙 [3] bap 2010.07.05 1853
123901 여러 가지... [11] DJUNA 2010.07.05 3864
123900 암호를 외웁시다. [5] 자두맛사탕 2010.07.05 244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