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패권주의' 와 '호남지역주의'

2016.06.04 19:19

soboo 조회 수:975

댓글로 쓰다가 너무 길어져서




아래 진중권을 까면서 시작된 글타래들의

논점을 정리해보면 참 간단합니다.


1. 토호라고 불리울만한 정치인이 호남에 (1)있다 (2)없다

2. 만일 있다면 그 정치인을 호남토호라고 불러도 (1)된다 (2)아니다

3. 진중권과 진보진영은 호남만 선택적으로 까고 차별 (1)한다 (2)아니다

4. 진중권과 진보진영은 영남패권주의를 인정 (1)한다 (2)아니다


대충 이렇게 정리가 되겠네요.

일단 본문글은 3번에서 시작됩니다.  요건 참 쉬웠어요. 진중권이 대구에 대해 고담시티 운운했던 것으로 가볍게 헛소리인 것으로 결론 - (2)아니다


그리고 1번에 대해 (2)라고 과감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것을 확인한 소득이 있었네요. 

토호라고 부르느냐 아니냐는 다소 주관적인 가치판단이 개입이 되어서 합의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패스


2번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2- (2)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심정도 이해가 가긴 하거든요.


예를 들어 얼마전 신안군의 어떤 섬에서 여교사가 학부모와 주민에게 강간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에 염전노예 문제와 맞물려 섬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심각한 인권파괴의 상황이라 충격이 컸는데

막장스러운 사건에 계속 '신안'이라는 특정지역이 거론 되는것이 해당지역의 선량한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만약 저 사건이 앞으로 계속 '신안 여교사 성폭행사건'으로 계속 거론되면 신안이라는 곳은 염전노예와 더불어 교사를 학부모가 성폭행하는 막장으로 낙인 찍힐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이미 사건에 해당지역이 거론되는것에 극심한 반발도 존재하는듯 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례는 굉장히 많습니다. 일례로 모르면 간첩인 '화성연쇄살인사건'도 있습니다. 만약 유영철이니 조두순이니 범인이 검거된 사건이라면 범인의 이름을 따서 XXX사건으로 이름이 지어질텐데 화성은 미제사건이 되면서 그냥 지역 레테르를 대체가 안되고 있네요.

이 경우 화순의 주민들은 본의 아니게 연쇄살인사건으로 지역의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할만합니다.


그런데 호남토호도 과연 그럴까요?

호남의 토로를 비난하는데 화성지역주민처럼 지역이 연쇄살인마들이 활개치는 인상을 주어 피해를 입는것과 과연 등치 시킬 수 있을까요?

전 안그렇다고 보는데 호남지역의 특정 정치인, 정치세력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전근대성이 작동되는 사람들은 심히 모욕감을 느끼는거 같다는건 알겠습니다.


4번 영남패권에 대한 논점은 파생된 논점이고 사실 본문글에서 너무 멀리 나간 주제이긴 한데

어쩌면 본문글 쓴 분의 오래된 뇌내망상의 근원에 자리 잡은 의식인지라 넘어갈 수는 없겠네요.


홍세화씨의 해당 한겨레 기고문에 대해 논란이 있었고 진보진영내에서 상당히 많은 비판을 받은건 사실인데 그 비판들을 일괄적으로 영남패권의 존재부인이나 호남차별정서라고 싸잡아 비난하는건 호남지역주의자들 밖에 없어요.  진보진영내에서 홍세화씨가 비판받았던건 노빠들이 해당글에 반발했던것과는 좀 다릅니다. 노빠들은 노무현까지 영남패권으로 싸잡아 비난했다고 부들부들거린거지만(사실 문맥상 홍선생이 노무현까지 영남패권으로 싸잡은건 아닌데 호남지역주의자들은 그렇게 해석을 했고 그 글 이전에도 노무현을 비롯한 영남의 야권세력도 영남패권이긴 매한가지라고 주장해왔죠)  진보진영에선 홍선생이 진보정치세력의 한축이었던 정당의 대표까지 했던 사람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정치의 근본적인 문제가 계급모순 혹은 자본과 노동자간의 대립이 아닌 지역문제로 환원하여 민주주의의 위기까지 거론하는게 진보정치인으로서 너무 나이브한 시각이 아니냐는 지적이었습니다. 즉, 지역모순을 거론하는 순간 다른 모든 사회적 모순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버렸던 전례에 대하여 무지하였다는 것이죠. 

사실 이런 지적은 타당합니다. 영남패권주의가 있다고해서 그걸 지역주의적인 시각으로 조명하고 안티영남패권주의를 외치는 순간 영남내의 지역적 카르텔이 더 강고해지며 동시에 해당 지역의 대안정치세력, 진보정치세력이 궤멸적 타격을 입어왔던 상황들을 망각한것이 홍선생의 시각이라는거죠.


영남패권주의나 호남지역차별에 대하여  참여정부시절 지역균등발전이라는 '대안'이 등장했고 전 그 실효성과 별개로 정치적으로 매우 적절한 대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부호남지역주의자들은 호남이 상대적으로 너무 오랫동안 차별당해왔으니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상당기간 동안 호남편중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었어요.  논리적으로는 그럴듯 해보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빵점짜리 주장이었죠. 끊임없이 지역간 갈등과 대립의 무한궤도를 타게되는 주장이니 말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호남지역주의자들은 그렇게 영남패권주의라는 프레임으로 한국정치를 보면서 새누리당을 중심으로한 한국의 오랜 기득권세력만을 염두에 두는것이 아니라 영남지역에서 새누리당을 대체하려는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치세력도 결국 영남에 적을 두는한 결국 영남패권주의로 수렴된다고 주장합니다. 

놀랍죠? 


이런 상식과 거리가 먼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니 박근혜경상도 정권이라던가 경상도살인마군바리라는 워딩을 개인도 아닌 안철수와 박지원이 사용하도록 건의를 하겠다고 진담으로 말을 하는겁니다. 


흠....

X맨 시리즈 전체를 통하여 계속 울궈먹는 뮤탄트  양대진영의 대립 떡밥이 생각나네요.

지금까지 당해왔던 것에 대한 증오를 구심력으로 모여 호모사피엔스를 궤멸하고 박멸해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진영과 그래봤자 다 죽고 남아나질 않는다며 공존하자는 진영의 대립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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