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나눌 친구를 찾아요.

2015.04.07 15:42

4885 조회 수:4263

1.
듀게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진 않았지만, 두 번 이상 만난 사람과는 모두 연애를 했어요.

안 하느니만 못한
연애도 아닌 연애였죠.

2.
평생 모든 연애를 고백을 받고 끌려가듯 시작했어요. 저는 남성이고 굉장히 별로인데다 끔찍한 구석이 많은 최악의 남자예요.

연애 그다지 하고 싶지 않네요.

3.
반면 이성인 친구들과는 기억이 모두 좋아요. 떠올려보니 이성인 친구들과의 지난 기억은 정말 다 좋네요. 처한 환경이 멀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지만.

스물여덟. 이성인 친구를 사귀기 이제 힘들 나이 같아요. 아마 마지막이겠죠.

4.
언어를 나눌 친구를 찾고 싶어요. 주변에 남자가 넘치는, 저 같은 모지리를 애초에 남자로 염두에 두지 않는 또래 여성이었으면 좋겠어요. 이성이 고픈 분은 싫어요. 그 에너지는 쉽게 옮으니 귀찮네요.

5.
여기서 이메일로만 대화를 나눈 사람이 있어요. 자신이 회색이라며 아무 가치도 없다던 그 분에게 글자를 보내드린 적 있어요.

옅은 회색의 짙음. 제목도 혼자 붙였네요.

한 십만의 너를 헤아린다.
너, 혀끝에 맺힌 너, 너, 입술에 고이는 너, 너.

6.
친구는 운도 따라야 하지만 비슷해야 되겠죠. 서울 살고, 획일화된 먹자골목과 상업영화를 꺼리며, 한달에 일주일쯤 야근하는 직장인이며, 직장은 당장 먹고살기 위한 것일뿐, 미래를 위해 저축하지는 않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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