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뭐라고

2015.09.06 15:02

마르타. 조회 수:1952

지금은 고인이 된 동화 작가 사노 요코 씨의 (백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 에세이 제목입니다.


사노 요코 씨는 두 번 이혼하고 말년에 한류에 빠졌으며 암 선고 후 치료를 하지 않고 남은 여생을 기다리고 즐기며 사셨더군요.


염세적이다 싶기도 하고 과거 태생으로 보면 우익 성향이 깊은 집에서 자란 것이 분명한..(한국인들을 여전히 조센징으로 부르는 노모라던지 스스로 우익임을 드러내는 사촌 언니라던지..)

하지만 그녀 자신은 얄팍한 속내나 부끄러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합니다.


한류에 빠져 디비디와 한국 여행, 굿즈 쇼핑으로 일 년여를 보낸 후 한류 드라마에 너무 열중하다 보니 턱이 돌아가자 한류에 치를 떨고,

(욘사마에 대한 자세한 묘사와 애정 부분이 흥미롭게 쓰여있는데 그다음 단막에선 욘사마에게 실증이 나서 징그럽다 묘사합니다ㅋㅋ)


젊은 남자와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나이 든 인간들에 대한 경멸을 드러내기도 하고 연민을 느끼기도 하고, 정치인의 관상에 대해서도 자세히 묘사하셨네요.

아베는 싫다고 하십니다. 글을 쓴 시기에 아베가 1차 총리 시절.. 선경지명이십니다.


암 선고를 받고 남은 시간과 살아가는 비용에 대해 정산을 하고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린색 재규어를 지릅니다.


-배달된 재규어에 올라탄 순간 '아, 나는 이런 남자를 평생 찾아다녔지만 이젠 늦었구나.'라고 느꼈다. 시트는 나를 안전히 지키겠노라고 맹세하고 있다.

쓸데없는 서비스는 하나도 없었고 마음으로부터 신뢰감이 저절로 우러났다. 마지막으로 타는 차가 재규어라니 나는 운이 좋다-



이 부분 굉장히 가슴이 찌르르 한 부분이었어요.


저에게도 재규어는 젠틀하고 멋진 생김새의 좋은 집안의 어른 남자 같은 존재였나 봅니다.


어린 시절 중고 수입차 매장에서 빈티지한 재규어를 본 순간 사랑에 빠졌던 기억이 나더군요.

나는 어른이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재규어를 살 테야 라고 다짐했던 게 생각났어요.


좀 더 커서 차에 대해 관심이 생기자 새로운 재규어의 디자인에 대한 불만과 연비 걱정, AS에 대한 부담, 현재 나의 당치도 않은 경제력으론 꿈도 꾸기 힘든 차구나 깨닫고는

뭐 차는 연비가 최고지.. 재규어는 세컨카 정도의 재력에나 해당된다고 생각 들더군요.

(심지어 지금 타는 차도 없고 돌아다닐 일도 없고..-_-;)


가질 수 없어도 꿈은 꿀 수 있지 않습니까.


사노 요코씨도 평생 꿈만 꾸다 지르신거니 어쩌면 저도 노년쯤엔 까짓것 하고 재규어를 살지도요. 기왕이면 빈티지 모델로 사고 싶군요.



어쨌거나 굉장히 좋은 책이었어요.

요 근래 게시판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우울함과 사는 게 뭘까요. 죽고 싶어요 등등에 해답은 안되겠지만 이런 삶도 나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읽고 나니 저도 제법 나쁘지 않은 삶을 살고 있구나 싶더군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4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0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04
104073 나가수를 보면 박명수가 방송을 참 잘해요 [53] management 2011.03.21 7270
104072 나가수 - 제 순위는 이렇습니다. (스포 없어요) [3] soboo 2011.03.21 2834
104071 채널 씨지비에서 이스턴 프라미스 하네요 [14] 폴라포 2011.03.21 2418
104070 ㅎㅎ 나는 가수다 맘에 안들었었는데. [1] Lisbeth 2011.03.21 2328
104069 나가수 음원 저작권은 누구한테 있는 건가요? [5] at the most 2011.03.21 2980
104068 타이틀 충실히 갖춰진 DVD방 좀 추천해주세요. [2] 눈이내리면 2011.03.21 1693
104067 백지영의 재발견.. [4] 깡깡 2011.03.21 3807
104066 나가수 윤밴 공연에서 피아노 치신 분 ~ [2] 민트초콜렛 2011.03.21 2136
104065 오스카 각본상과 각색상의 차이는 뭔가요 [6] 감동 2011.03.21 3093
104064 유키에님, waverly님 쪽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내용 없음) 루이스 2011.03.21 897
104063 '나가수' 열풍에 이 분 생각난 사람 없으셨나요? [5] Rockin 2011.03.21 3530
104062 서바이벌이라면.. [5] mad hatter 2011.03.21 1987
104061 [듀나인!] 발레를 배우는 입장에서 볼만한 책이 있을까요? [9] 일리자베 2011.03.21 1979
104060 SBS 보도국, 장자연 특별취재팀 구성할수 있을까?? [1] 7번국도 2011.03.21 1903
104059 오늘은.. [5] 익명의사 2011.03.21 1209
104058 라섹 11일차 [5] 가라 2011.03.21 3814
104057 리비아 공격, UN안보리 결의안, R2P원칙 등 [21] 7번국도 2011.03.21 2107
104056 케이블에서 하는 영화 작정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잘 보시나요? [12] DH 2011.03.21 1698
104055 지금 지메일 유투브 등등 잘 되시나요? [5] Carb 2011.03.21 1077
104054 '나는 가수다'의 성공적인 노이즈마케팅 [11] 7번국도 2011.03.21 353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