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듀게에 올라오는 회사바낭, 직장바낭에 가장 눈길이 가곤 합니다.

다들 경력이며 마음씀씀이가 저랑은 비교도 안되실 선배님들이 대부분이신 것 같지마는,

사회생활 4년차에 접어들고나선 제법 이런저런 이야기들에 공감을 하게 되더라구요.

 

저는 용기가 없어 아직(?) 이직 경험없이, 첫 번째 직장에서 계속 근무 중입니다.

근무조건이 그럭저럭 만족스럽고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어서

내 이 곳에서 적어도 10년은 근무하리_하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회사 전체적인 조직개편이 일어나면서 정규 인사이동시즌과 별개로 많은 인원들의 이동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팀에서 막내인 저는 이게 뭔일이여 @.@ 하고 구경하다가,

갑작스러운 본사 발령 명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제가 커리어 상 가장 가고 싶어하던 부서로요.

 

사실 이번 이동 중에는 일부 인원들의 구조조정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저의 발령은 이례적이면서 승진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본사 발탁이냐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지만,

약간 뭔가 자꾸 이상하다는 느낌이 드는 게

내 커리어가 내가 원하는 최상의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이게 뭔가 "내가 잘해서"가 아닌 그런 기분이 드는 겁니다.

 

숨겨진 이야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팀장님은 저를 별로 좋게 평가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완전히 남초인 직장에서 "여직원"인 저는 "혜택"보다 "책임"을 더 해야한다고 늘 강조하셨고, 늘 뭔가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죠.

그런데 저희 중역의 경우에는 저를 비교적 좋게 평가해주셨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 중역과 팀장의 사이는 좋지 않았구요.

 

이번 조직개편 때 사실 저희 팀장님은 팀 내 차장님의 구조조정을 막고자(업무가 저랑 겹치시거든요) 저를 지금의 팀에서 내보내려고 애를 썼다더군요.

그래서 저에게 한마디 상의없이 누구나 기피하는 외딴 사업장의 작은팀의 남는 자리에 저를 보내려고 그 쪽 팀장님과 상의를 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그 사실을 알게된 중역이 중간에 '힘을 써써' 제가 본사에 갈 수 있도록 해 준 겁니다. 그리고 본인은 명예퇴직.

한마디로 마지막 남은 힘으로 저희 팀장을 엿 먹이신 겁니다. 저를 이용해서요. (물론 저를 생각해주신 부분도 있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하구요..)

 

그러니깐요, 저는 사내정치에 이용당한 덕분에 제가 원하는 팀으로 발탁된 것 처럼 포장되어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참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좋은게 좋은거고, 뭐 결과적으로는 그 차장님도 자리 부지하셨고(그런데 다른 팀으로 발령 나고 정작 요긴 다른 차장님이 오셨음ㅋ)

저도 원하던 자리로 가게 되었으니 이 참 아름다운 결말 아닙니까.

 

그런데요. 본사가서는 지금처럼 해서는 안될꺼라고 조언인지  비아냥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팀장의 검붉은 얼굴을 보고 있노라니,

떠나는 것이 조금은 두려웠던 정들었던 지금의 일터가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은 곳이 될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쩐지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새로운 팀에서도 저를 그닥 반기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이 드니 의욕도 상실되고 그렇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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