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2017) 스포일러 감상기

2017.03.23 16:40

skelington 조회 수:1477

'에일리언 + 그래비티' 정도면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의 80% 정도는 이미 했다고 보입니다. 예고편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정도지요.


하지만 예상과 달리 결과물은 경악스러울 정도로 놀랍습니다. 

요즘같은 세상에 사실 장르영화에서 관객을 놀래키는건 쉽지 않다고 봐요. 게다가 앞서 말한대로 이 작품은 굉장히 독창적인 각본과는 거리가 한참 멀거든요. 

그럼에도 이영화는 (적어도 저에게) 그걸 해냅니다. 무엇보다도 A급배우와 거대예산임에도 이런 B스런 연출을 한 제작진의 배짱에 감탄했습니다. 


객관적으로 각본에서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부분을 찾기는 힘듭니다. 

6명의 등장인물도 캐릭터랄 것이 없는 인물들이고 괴물의 묘사도 굉장히 '미니멀'합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살육의 시작도 템포도 굉장히 빠르고 인물간의 갈등같은 곁가지없이 오직 생존이라는 과제에 집중하는 영화에요.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공포를 묘사하는 방법이 크리쳐의 외형이나 살육방식의 묘사를 통하는 방법이 아니라 희생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이런류의 영화들이 중반까지 크리쳐의 모습을 감추기위해 살해장면을 짧은 컷으로 보여주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은 거의 롱테이크에 가까운 방식으로 희생자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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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아마 가장 비싼 배우일 것같은 라이언 레이놀즈를 첫번째 희생자로 퇴장시켜 버리는 장면에 가장 놀랐습니다. 영화의 기백에 자연스래 각잡고 보게 되더군요. 제이크 질랜할과 레베카 퍼거슨의 비명으로 뒤범벅된 꿈도 희망도 없는 엔딩도 패기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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