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4 10:31
1. 새누리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사람들의 예측과 상상을 초월한) 전국구 깊은 빡침
2. 민주당에 대한 호남 유권자들의 깊은 빡침
이렇게 두 가지로 대충 거칠게 정리되는 상황처럼 느껴지네요.
일생동안 구경한 선거들 중 이렇게 사람들의 예측과 시나리오를 사뿐히 즈려밟고 가는 결과는 처음 봅니다.
(이번에 처음 투표하신 분들, 좋은 구경 하신 거에요! ㅋㅋㅋ)
개헌 의석수 충족 되느냐 마느냐를 놓고 싸우는 듯 해 보였던 절대 강자 새누리가 원내 제 1당도 못 달성하는 망신을 당하고.
(제 기억이 맞다면 탄핵 역풍 이후로 역사상 두 번째 같은데 말입니다.)
영원한 동력원이었던 호남을 다른 당에 통째로 헌납하고 당 정체성 뜯어 고치면서 지지층 분열이 극에 달한 상태로 선거에 임한 민주당이 경상도 지역에서 분발해가며 1위를 먹고.
1당도 2당도 불가능한 새내기 정당이 (아무리 호남 버프를 톡톡히 받았다지만) 비례 대표에서 1, 2위당과 어깨를 대략 나란히 하고 말이죠.
인터넷에 정치 관련 지식과 통찰을 자랑하며 인기를 끌던 글쟁이들이 단체로 무안해지는 모습을 보니 참 재밌습니다.
그 분들에게 무슨 유감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상황 자체가 재밌다는 얘기구요. ㅋ
역시 정치란 참으로 어려워요.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아는 척 절대 안 하는 걸로;
뭐 암튼 전 기본적으로 걍 안티 새누리인 사람이고.
그 외의 정치인들에 대해 호불호는 있을지라도 결국 '누구든 제발 새누리만 꺾어줘'인 사람이라 이번 총선 결과가 아주 맘에 듭니다.
안철수보단 문재인이 차라리 낫다는 입장이었긴 해도 애초에 민주당이나 문재인 지지자도 아니라 국민의당 & 안철수 지지자들과 싸울 생각도 없구요.
선거 끝났으니 이제 다시 스스로 정치글 엄금하며 게임이나 하면서 즐겁게 살아야죠.
좋네요.
사족 1. 여론 조사 기관들 좀 어떻게 안 되나요. 아니 뭐 틀릴 순 있는데 그 틀림의 방향이 너무 일관된 것 아닙니까.
사족 2. 야권 지지자들이 맨날 편 갈라 싸우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야권'이라고 말만 간단하지 그 안에 포함되는 사람들의 성향이 너무 다양하고 넓으니까요. 하지만 야권에 속하는 정치인들은 쌈박질 하는 와중에 남 몰래 좀 더 융통성을 발휘해줬음 하는 맘이 있네요.
사족 3. 제 개인적인 오랜 궁금증 하나가 해소된 것 같습니다. 그노무 '중도층' 내지는 '부동층'이란 게 정말 있긴로 있나 보네요. (다른 해석의 여지가 많긴 하지만) 김종인의 우회전과 보수적 이미지의 안철수가 새누리당의 표를 깎아내며 이만큼 성공을 거둔 걸 보면 말이죠.
사족 4. 제가 사는 동네는 새누리당이 싹 전멸했습니다. 우하하하하!!! 이게 가장 즐겁습니다.
2016.04.14 10:37
2016.04.14 10:49
선거전부터 여론조사기관은 안심번호를 받지 못하고 집전화로만 여론조사를 하기 때문에 20~30대 젊은층 인원을 채울 수 없어 가중치를 준다.' 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으니 여론조사기관들도 변화를 하려고 하겠지요.
저희 동네도 현역 새누리당 의원을 꺾고 2번이 되었습니다.
2016.04.14 10:50
- 여론 조사야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유선전화로만 오후 시간 대에 조사를 하니 2~40대 성인이 그 시간에 집에 있는 경우는 드무니 당연히 오차가 심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앞으론 여당 지지율은 - 10%를 감안하고 봐야한다는 얘기도 나왓구요.
- 워낙 복합적인 사건들이 동시다발로 일어나서 누구 때문에 흥했다~ 누구 때문에 망했다~ 라고 말하긴 힘든 총선이었지만,
앞으론 단편적인 혹은 자기 주변만 보고 확언하듯이 말하는 분들은 좀 자제해주셨음 합니다.
이건 뭐 노년의 새누리당 지지자분들도 마찬가지인데...
평소에 만나는 사람들이 다 자기와 비슷한 소득, 환경, 사고관을 가진 사람들 끼리 모이다보니 세상이 다 자기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에도 결국 총선 과정 중에, 민주당은 결국 온라인에서만 김종인이 가루가 되듯 까인 거고 ,
안철수도 욕을 바가지로 먹었으며 (물론, 저는 지금도 안철수를 싫어합니다만..)
총선 전에는 온갖 온라인 커뮤니티 들에서 국개론이니 안철수는 제2 여당이니 , 김종인은 아집만 있는 노욕덩어리니 별별 얘기가 다 나왔죠.
하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로 나왔구요.
물론, 저도 안철수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한 것....은 마찬 가지고 국민의 당이 이정도로 성공할 지는 몰랐지만요 ㅎ
2016.04.14 11:21
지난 대선에서 안티 새누리만큼 안티 민주당을 공고히 봤기 때문에 안철수의 제3당은 파이가 있다고 봤습니다. 안철수가 펼치는 정치 내용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않는데 안철수 정치행보는 그 방향이 맞다고 보고 정치감각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야권지지자들이 멘붕할 거야 대선 때도 겪었기 때문에 뭐... 팟캐스트, 일부 극성 야권지지자들, 언론까지 전부 다 현상을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야권 지형에 별 도움 안됩니다. 제가 몰랐던 것은 반새누리의 흐름이 이정도로 강할 것인가였는데 중박 정도는 치지 않을까 했는데 대박 친 것 같습니다. 제가 부산태생, 영남 지역 출신인데 거기 새누리 표밭 맞습니다. 이번에 갈아보자는 심리가 분명했다고 보고 지역 체감 경제가 나쁜게 반영된 것 같아요. 그래서 문재인의 기여도는 그리 높게 보지 않습니다.
2016.04.14 11:27
저도 서초구에 살고 있는데, 이번에 모두 새누리가 가져는 갔으되 지지율은 예전보다 훨씬 민주당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어머니도 처음으로 투표하러 가기 싫다고 하실 정도였으니 뭐...
김종인이 잘한 것들 중 하나가, 민주당에 제대로 된 이유없이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참 많고 그 사람들이 상당수 민주당에 가지는 생각 들이 전라도, 종북, 친노, 좌파 등등 이거든요.
그런데 이번 총선 과정에서 호남은 국민의 당이 다 가져갔고, 친노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공천 과정에서 공식적으론 많이 줄였으며, 김종인이 좌파라고 하면 말이 안되니,
까일 구석이 많이 사라져버린 겁니다. 물론, 진보성향을 가진 분들 중엔 이런 과정을 굉장히 싫어하신 거 압니다만 앞으로 그러면 정의당이 커지면 되지요.
우선은 새누리당 영향력을 줄여야하고, 그런 점에선 성공 적이었다고 봅니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장기적으론 새누리당은 점차 영향력이 줄어들테고, 민주당은 제대로 된 보수당으로 바뀔 지도 모르죠.
그럼 또 진보 측은 정의당이나 새로운 당을 만들어서 대립을 해야겠구요
2016.04.14 11:46
2016.04.14 11:51
네, 결국은 경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기가 너무 나쁘고 먹고 살만하지 않으니 골수지지자들은 적극 투표할 유인이 없었고 중도층은 갈아보자고 나선거죠. 총선이라 가능한 최선의 결과였습니다.
2016.04.1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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