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샌 앤드레아스

2015.06.06 15:03

겨자 조회 수:1054

환 태평양 지진대에 대해서는 고등학교때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환 (둥그런 고리모양) 지진대인데 거기에 속하는 것이 캘리포니아 샌 앤드레아스다라고 지리선생님이 가르쳐주셨죠. 이 영화는 후버댐이 터지면서 시작합니다. 같이 간 사람 말에 따르면 후버댐이 터지면 거의 그랜드 캐년 급의 골짜기가 생긴다고 합니다. 그냥 수재민이 생기는 정도가 아니라 땅이 푹 패인다고 해요. 영화에서는 그냥 수재민이 생긴 것처럼 표현하고 넘어가는데 그정도 재난 수준이 아니란 것이죠. 


약간 곁이야기를 하자면 현재 캘리포니아의 가뭄과 더불어 후버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후버댐이 없으면 남캘리포니아의 개발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해요. 캘리포니아, 네바다, 아리조나 세 개주의 식수공급을 책임지고 있다고요. 그러니까 정말로 지진으로 인해 후버댐이 터지면 3개주가 힘들어지는 거지요.


영화는 초반에 "우리가 팔려는 건 이것이다"라는 걸 확실히 보여주고 시작합니다. 영화관에 재난을 보러 왔다면, 후버댐 터지는 걸 보시고, 영화관에 예쁜 여자를 보러 왔다면, 여기 젊은 딸과 아직도 매력적인 전처를 보세요 라고 찍어 보여주죠. 첫 등장에서 딸은 늘씬하고 수영복을 입고 있죠. 흑인계 아버지와 이탈리안/아이리쉬 계 엄마 사이에서 어떻게 저렇게 새하얀 피부에 새파란 눈의 딸이 나왔다고 시침 뚝떼고 설정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처 역시 잘 맞는 바지 위로도 짐작할 수 있는 군살없는 몸매를 갖고 있는데, 카메라는 그 점을 부각시킵니다. 주인공이 전처와 새 남자친구를 대면하고 새 남자친구의 비싼 저택을 떠나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전처를 풀샷으로 보여주며 이 남자가 잃어버린 게 뭔가 보여주죠.


재난부분으로 들어가서, 츠나미에 대한 묘사가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진이 일어났는데 이게 미국 서부에서 일어났으니, 츠나미는 일본에서 일어나야하는 게 아닌가 싶구요. 츠나미가 일어난 다음에는 물이 쫙 빠져야 하는데 샌프란시스코에 물이 고여있더군요. 또한 빌딩유리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졌으니 물에 유리조각이 많이 섞이기 때문에 수영하기 어려운데, 주인공의 딸은 그렇게 물을 헤쳐나가면서도 예쁜 피부에 상처가 그다지 없습니다. 또한 츠나미 이후 보이기 마련인 시체들이 많이 없구요. 


링크는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 당시 많은 서류가 소실되었고, NPR에 따르면 불법이민해온 중국인들이 합법이민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 (제가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미국에는 중국에 없는 성씨가 있는데, 그것이 Wong 이라고 하더군요. 중국에서 이민온 사람들 중 과거와의 연을 끊고 싶은 사람들이 만든 성이라고 합니다. 


http://ko.wikipedia.org/wiki/1906%EB%85%84_%EC%83%8C%ED%94%84%EB%9E%80%EC%8B%9C%EC%8A%A4%EC%BD%94_%EC%A7%80%EC%A7%84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지진)나 뉴욕 (앞바다 해저화산)에 큰 재난이 일어날 것을 예측할 수 있더라도, 도시 거주민을 다 안전하게 대피시키기란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영화는 그냥 그런 수준입니다. 맥도날드처럼 정형화되어 있어요. 


+


아시안 남자는 여기서도 백인 소녀를 살리고 금새 죽어요. 할리웃 영화에서는 아시안 남자를 일종의 깍두기처럼 취급하는군요. 인도여자는 중요 뉴스 캐스터로 나오는데. 아시안 남자는 지진학자로서 이름은 킴 팍. 영미권에서는 퍼스트 네임같은 라스트 네임이 있으니까 킴, 팍 둘다 성도 이름이 된다고 봤는 모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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