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비로소 '엄정화'라는 배우에 대해 말해보다.

제가 엄정화라는 사람을 배우로 처음 알게 된건...

부끄럽게도 1990년 초에 방영된 '미스터리 멜로 금요일의 여인'이라는 연작 시리즈였습니다.

이후 그녀가 '눈동자'라는 노래로 군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2000년 초 유동근씨와 연기한 '아내'라는 드라마와 유하감독의 '결혼은 미친짓이다'로 본격적인 배우로 도전하기 전 까지

한동안 조,단역을 연기했는데...아이러니 하게도 맡은 배역들이 가수로써 보여준 이미지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연작 시리즈에서도 그녀의 역할을 포함하여 이 시기 그녀가 연기한 배역은 섹시한 팜므파탈 역할이었습니다.

정통 연기자라도 한가지 이미지에 고착되면 연기변신이 어려운 법인데

그녀는 '가수'와 겸업한다는 이유로 가수로 보여준 이미지를 대중들과 전문가들이 굴레를 씌우다 못해

그 이미지로만 보다 보니 그녀가 연기자로써 보여줄 기회를 많이 놓친것 같더군요.

어쨋든 드라마 '아내'를 시작으로 영화 '결혼은....','싱글즈','오로라 공주','홍반장','호로비츠를 위하여'등등등

배역만 놓고 보면 정통 배우들 보다도 더 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흥행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심지어 연기력이나 흥행력도 놓고 보면..당대 3대 여걸이라고 칭하는 김혜수,전지현,손예진이나

칸의 여왕이라고 하는 전도연보다도 더 위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전도연은 요즘들어 연기력에 있어서 좀 아니다...라고 싶을 정도의 작품들이 나오고 있는 추세인데도 불구하고

그놈의 '칸'이라는 명예 때문에 버프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손예진은 순하고 청순한 배역엔 두각을 나타내지만 좀 쎈 캐릭터에서는 연기력 한계가 보이고,..

전지현은 아직도 발성법이나 대사처리가 미숙하고..

김혜수는 아직도 몸을 사리는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판이나 드라마판에서 그녀가 최고의 연기자라고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 아닐까요??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돌 빼낸다. 남의 밥그릇 뺐기, 하나만 잘하면 되었지 무슨 욕심이 많은거냐?

이게 대중들의 인식에도 자리잡아 일부에서도 저런 평가를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덤으로 '엄정화'하면 대표할수 있는 작품이 아직 나오지 않은게 더 그런것 같고요...

기억하는 캐릭터나 연기는 많은데, 작품 자체는 아직 없는...

일례로 배우 이정현이 20년만에 여우주연상을 받은게 비슷한 예라고 볼 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