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이석증 및 두통

2017.03.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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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게시판에 글을 씁니다.

자주 무언갈 끄적여서 무언갈 '생각할 시간'을 주어야겠다는 다짐은 저 멀리,

갑자기 들이닥친, 예상치 못한, 많은 role에 허덕이면서 하루하루를 겨우 살고 있었어요.


1. 외국어

음 원래 이맘때쯤 일이 많을 거라는 건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저는 작년 연말쯤 꽂혀버린 중국어 배우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냥 학원을 질렀어요. 그것도 새벽반을.

전 야행성 인간인지라, 새벽반에 무언갈 한다는 건 불가능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새벽반 학원을 다니면서 깨달았습니다.

저는 야행성 인간인지라 아침에 일어나는 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고

그게 새벽5시든, 새벽6시든, 아침8시든, 아침9시든 상관없이 너무나도 힘든 일이어서,

새벽에 일어나서 학원을 가는 거나,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는 거나 '무차별하게' 힘들다는 것을요.

네. 무차별합니다.

그래서 어이없게도 야행성인 저는 새벽반 학원을 전출하고 있어요.

이 엄청난 사실을 제가 학생일때도 알았다면 전 좀 더 많은 능력일 가진 인간이 되었을까요?


어찌되었든 질러버린 중국어 학원에서는, 어이없게도 2~3일에 한번 꼴로 단어시험을 봅니다.

저는 지금 일이 너무 많아서 거의 초치기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상황인데 이 와중에 이동하면서 중간중간 단어를 외우고

단어테스트를 무사히 치루고 있습니다. 오늘 난생 처음 발음해보는 단어를 이틀 후면 시험을 봅니다.

그러니까 학원을 빠질 수가 없어요. 한번 빠지면 전 그 단어를 죽어도 못외우거든요.

단어테스트와 각종 테스트들은 상당히 잘 하고 있는 편입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서야 깨달았습니다..

전 원래 단기초치기 시험은 원래 잘한다는 것을. 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새하얗게 까먹는다는 것을.....

2월에 배웠던 단어들을 벌써 다 까먹고, 지금 멘붕상태입니다..음..3시간 후면 학원을 가야하는 군요.


좀 더 체계적으로 글을 써볼까 했던 꿈은, 이쯤 되어서 좀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횡설수설 시작..

지금 전 하이퍼 상태에요. 외국어 학원을 지른 것부터 말이죠. 그리고 그 수업을 다 나가고 있고 시험도 거의 백점에 가깝게 받고 있다는 사실도 말이죠.

그리고 지금 일을...아.....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시간에 안자고 도저히 머리속을 좀 정리해서 무언갈 쓰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서 쓰기 시작했다는 거에요.

일 얘기로 넘어가야겠군요.


2. 일

솔직히 일 얘기는, 신분(?)이 드러날까봐 자세히는 못적겠어요.

여튼 최근 전 회사에서 일을 하고, 야근을 하고, 주말에도 일을 해야하지만 아이를 돌봐야해서 아이가 자는 시간을 이용해서 일을 하고,

주말 오전에 뻗어서 자다가, 다시 오후엔 아이를 보고, 밤엔 일을 하고, 중국어 단어를 외우고, 이 생활의 반복이에요.

밤에 아이가 잠들었을 때 재우다가 같이 뻗어서 자기도 해요. 그야말로 out상태인데, 그러다가 잠깐 눈이 떠서 다행히 새벽1시면 일을 하고,

불행히도 새벽5시면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30분쯤 눈감고 자야지,자야지 하다가, 6시면 일어나서 학원을 갑니다.


뭐 어쨌든 일이 너무 많아요. 엊그제 문득 내가 맡은 일이 몇개인가 문득 세어봤더니, 이건 불가능한 숫자였던거에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저는 인간적으로는 참 매력없고 재미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나마 일은 그럭저럭 잘한다는 평판이 있으니 좀 나은데 일도 안하면 정말 별로일 것 같아요.

그래서 열심히 일을 합니다. 너무 많이 일을 하고 너무 잠을 못자다보니 요즘엔 실수도 나와요.

아 내가 왜 그때 그 생각을 못했지, 왜 내가 그걸 기억 못했지. 수면부족때문이라는 걸 알아요.

여튼 그래서 '그래, 난 수면부족이니까, 이정도는 이럴 수 있지.' 라고 자기위안을 삼고 그냥 그렇게 합리화하고 지나갑니다.

예전같으면 작은 실수 하나때문에 잠도 못자고 스트레스 받았을텐데, 극한에 몰리니 마음도 알아서 스스로 방어를 하는군요.


그리고 최근 저는 꽤 자만심이 있었거든요. 내가 일을 잘한다는 생각.

그래서 이게 자만심으로 이어질거라는 걸 알고 굉장히 경계하고 있었던 터인데도 불구하고, 어느새 그런 자만심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더라구요.

훗, 역시 저도 실수를 합니다. 그렇게 잘났다고 떠들어댔으면 안되었는데.

겸손해야지 다시 한번 다짐해요.


3. 육아

큰아이가 학교를 가서 학부모가 되었어요. 애가 학교에 가니 더 편하고 좋은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던 저는...이 새로운 세계에서 벙쪘습니다.

정말 챙겨야 할 것이 많고, 헷갈리고 처음듣는 단어들이 뭔 의미인지 파악하는데도 오래 걸렸어요.

예를 들어,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가 다르다는 것을요. 그리고 방과후는 스케줄표도 짜야하고 수강신청도 해야하고, total계산해서 은행에 돈도 넣어놔야하죠.

네, 저는 일을 죽도록 하고, 이동 시간에 중국어를 외우고, 학부모로서 무언갈 챙겨야할때 급박하게 그게 뭔지 찾아보고, 뭐 이러고 있습니다.

음 그리고 둘째아이는 정말 인형처럼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정말 하루종일 끼고 있고 싶은데

그래서 너무 사랑스러운 둘째아이를 안고 재우다가 저도 잠들어서 일을 못하고....집안일을 못하고,, 공부를 못하고, 뭐 그래서 아,,이러면 안되는데,,,합니다.


4. 이석증 및 두통

이제서야 이 글의 주제를 쓰네요.

얼마전 심각하게 어지러워서- 그러니까 이대로 있다간 길바닥에 쓰러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하게 빙글빙글 돌 던 날-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날도 심각하게 각 시간단위로 해야하는 일을 급박하게 하고 있었는데, 아주 약간의 짬이 나 병원을 찾은거에요.

그런데 갑자기 옆의 이비인후과로 저를 보내버리더니 거기서 아주 오랫동안 테스트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미팅 하나는 참석을 못했어요. 흑흑

거기선 이석증이랍니다. 음? 그래서 저는 또 저 '이석증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열심히 찾아봤어요.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이유가, 그 심각한 어지럼증 직전 주말에 두통이 어마어마했거든요.

단순히 돌이 굴러다니는 건데 왜 두통이 있었지, 라는 의심말이죠.

그래서 다시 다른 병원을 가봐야지, 신경과쪽을 가봐야하나 하다가 아직도 못갔어요.

사실 전 건강염려증이 심한 편이라 툭하면 병원을 가는 터라, 이것도 사실 제가 예민하게 구는 별 거 아닌 두통일 것 같은데.

이석증은 그날 이비인후과에서 머리를 이리저리 돌리던 운동(?)덕분인지 괜찮아졌고, 그 이후에 가끔 어지러우나 위기감을 느낄정도는 아니에요.

그러나 두통은 여전해서, 이번 주말에는 두통약을 달고 살았죠. 하루 5알까지만 괜찮다고 하여, 4알까지만 먹고 버텼어요.

4알이나 먹으면 혹시 머리가 나빠지지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안그래도 머리가 나쁜데 여기서 더 나빠져서, 더 뭔갈 까먹거나 실수를 할까봐 그런 두려움이 있어요.


음, 어느새 3시군요.

자야할 것 같아요. 이렇게 주절주절 떠드는 글양식은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고

이 글 전체를 편집하거나, 혹은 다시 쓰고 싶은데,  자야할 것 같아요. 좀 자야죠.

이제 또 월요일이니까. 이번주에도 데드라인이 하나 있죠. 원래는 이석증 및 두통에 대해서 자세히 쓰고 싶었는데

전제가 되는 얘기들을 주저리주저리 떠들다보니 이렇게 길게, 이상하게 끝맺게되네요.

제목을 고쳐야할까요? 일단 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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