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박근혜라는 사람.

2017.03.13 14:35

로이배티 조회 수:2510

그네찡의 '언젠가 진실은 밝혀진다!' 발언을 놓고 또 여기저기서 열심히 복잡하게 해석을 하고들 계시던데...

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이라고 봅니다. 혹시라도 어떤 이유가 있다면... 그냥 멋져 보이고 싶어서?


생각해보면 본격적인 탄핵 정국 시작 이후로 그네찡과 그 주변 사람들이 내린 선택, 보인 행동들 중에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는 게 별로 없었죠.

저거 자폭 아냐? 저건 맞긴 한데 너무 노골적으로 티나지 않아? 엥? 저런다고 뭐 자기들이 이익 볼 게 있어?

그래서 '전문가'들이 여기저기서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분석하고 경우의 수를 따져 보고 하면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월급 도둑질을 했습니다만.


결론은 아무 것도 없었잖아요.


헌법 재판관들 회유가 끝나서 저렇게 배 째는 거다 -> 그냥 배 쨈.

김진태, 김문수 등이 저렇게 날뛰는 건 다 뭔가 결과에 대해 누설이 되었단 얘기다 -> 그냥 함께 패닉에 빠짐.

여권에서 자꾸 결과 나오기도 전에 헌재 결론 승복하라고 난리치는 이유가 뭐겠나 -> 그냥 착각했음.


등등등.


암튼 박근혜의 행동에 대해 너무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건 의미가 별로 없다고 봐요.

자기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사람들만 남기고 다 쳐내다 보니 결과 나오는 그 순간까지도 자기가 대통령직 유지할 줄 알았고.

탄핵 인용되고 나니 빡쳐서 바로 나가기도 싫고, 

호텔 가기 전에 얼마라도 머물러야할 집 단장도 좀 더 해야겠으니 걍 며칠 더 있어 보고, 

집에 가는 길에 탄핵 찬성자들 만나 기분 더럽히기 싫으니 몰래 가야겠고, 

그런데 그 와중에 자기 지지자들 만나서 그림 좋게 사진은 찍히고 싶고, 

개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살았으니 (아마도 이름도 기억 못 하지 않을까요) 걍 두고 오면 아무나 알아서 가져가든가 하겠지 나랑 뭔 상관이야... 라서 그냥 두고 가고.

기자들 자꾸 물어보는데 뭔가 폼나는 말은 하고 싶어서 드라마 같은 데서 자주 들어 봤던 듯한 문장 하나 뱉은 거죠 뭐.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


장담하는데 아마 삼성동 자기 집에 들여갔다던 그 비밀 문서 상자 역시 본인은 별 생각 없었을 거에요. 옆에서 누가 챙겨줬거나 아님 말도 안하고 알아서 챙겼겠죠.


굳이 그네찡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분석하고 싶다면 그네찡 본인 말고 그 옆에 붙어 있는 사람들의 상태를 따져 보는 게 나을 거라고 봅니다.

그 사람들이 박근혜를 등에 업고 할 수 있는 일. 박근혜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것.

앞으로 박근혜는 그런 쪽으로 움직이게 되겠죠. 그 과정에서 꾸준히 '나는 아직도 대한민국의 국모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만 있게 해 준다면 뭔들 안 하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박근혜 곁에 붙어 있는 사람들은 사실 별 게 없는 사람들인지라 이 분의 미래 행동에 대해선 아무 걱정이 들지 않습니다.

철근 지지자들 삥 뜯어 먹으면서 자기들끼리 아주 부당하게 잘 먹고 살 수 있을진 몰라도 나라 전체에 끼칠 수 있을 영향은 제한될 거라고 봐요.


개인적인 바람으론 지금처럼 쭈욱 불복 의사 표명하면서 자유한국당에 꾸준히 똥물 튀겨 주다가 감방에나 들어가 버렸음 좋겠네요. 몇 년이라도 좀 안 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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