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조기매진에 암표까지 나돌던 어느 영화가 있었죠. 하이도와 각트가 출연한 문차일드입니다. 당시 일본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카무이 각트와라르크 앙 시엘의 하이도(타카라이 히데토)가 나오는 이 영화를 정말 보고 싶었고 어찌저찌 찾아서 봤습니다. 그리고 문차일드는 최악의 영화 리스트에 당당히 올랐습니다.


10여년이 지난 후 시네마테크 KOFA에서 문차일드를 상영하길래, 이번에 보면 생각이 바뀔까 싶어서 다시 한번 감상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답이 없는 영화라는 사실만 재확인했네요. 무료로 보지 않았다면 정말 돈이 아까웠을 것 같아요. 


영화의 스토리는 2014년(이미 과거가 된 근미래 설정...) 일본이 경제적으로 망한 후 동아시아 어딘가에 '말레파'라고 불리는 이민자 구역이 생기고, 그곳에서 어린 시절의 쇼(각트)가 뱀파이어인 케이(하이도)를 만나면서 전개됩니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때도 그랬고, 다시 봤을때도 그랬고 이와이 슌지 감독의 스왈로테일 버터플라이(1996년작)가 생각났습니다. 그 영화에서는 일본이 킹왕짱이 되어서 엔화 가치가 치솟고 도쿄 내에 '옌타운'이라는 이민자 구역이 생겼죠.


하지만 이런 스토리를 살리지 못할 정도로 그냥 영화 자체가 후졌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일단 하이도와 각트의 연기만 봐도 못하는게 확연히 느껴집니다. 하이도의 경우 이후에 출연한 '하현의 달'에서도 거지같은 연기를 잘 보여줬습니다. 각트는 하이도보다 약간 낫지만 그래봤자 그게 그거입니다. 두 사람이 맡은 캐릭터 역시 그 연기로 똥폼이나 잡고 있으니 말 다했습니다. 왕리홍 등 다른 배우들은 연기는 더 나은데 비중 자체가 두 주인공보다 낮으니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액션은 홍콩 액션 영화 스타일을 따라한 듯 한데, 그 액션조차도 B급영화에서 나올만한 수준입니다. 특히 맨 처음 나오는 액션 시퀀스의 CG는 웃으라고 만든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진심으로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처럼 영화 속에서 나오는 음악이라도 좋으면 그래도 조금 관대해 질 수 있었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하이도의 '오렌지빛 태양'을 빼면 음악조차 좋지 않습니다.


하이도가 이후 출연한 '하현의 달'은 하이도를 뺀 쿠리야마 치야키, 나리미야 히로키 등의 배우들의 연기라도 괜찮았고, OST는 'The Cape of Storms'를 비롯해 더 나았습니다. 그쪽도 원작파괴와 거지같은 CG로 까일만 하지만요.


어쨌거나 문차일드는 제게 최악의 영화 중 하나인게 확실해졌습니다. IMDB 계정으로 1점을 주고 왓챠 계정으로 별 반개를 준 영화 18편에 확실히 들어갔습니다. 거기 들어있는 더 룸, 디 워, 갓즈 낫 데드('신은 죽지 않았다'라는 제목으로 국내 개봉 예정), 긴급조치 19호, 마법의 성, 하우스 오브 더 데드, 황제를 위하여 보다는 '아주 약간' 낫긴 하지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6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16
104001 오늘 놀러와 [7] 초콜릿퍼지 2011.03.22 3622
104000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나가수가 일밤을 살리긴 할거 같네요. [7] 자본주의의돼지 2011.03.22 3228
103999 01410님 글 받아서.. 망원동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12] 2B 2011.03.22 4763
103998 아, 저랑 야심한 밤 폰팅하실분...써놓고 보니 스팸문자네 -.-;;;;;;;;;;;;;;;;;;;;;;;;;; [4] 2요 2011.03.22 2830
103997 사랑 고민 [2] 익명되다 2011.03.22 1791
103996 SKT 아이폰4 개통하신 분들 계십니까? 집에서 전화가 안터집니다. [4] 회전문 2011.03.22 2452
103995 달 밝은 밤 [1] 01410 2011.03.22 964
103994 정말 잘하는 중국집 아시는 분 계십니까? [11] 여은성 2011.03.22 4631
103993 와플 [8] Gillez Warhall 2011.03.22 2367
103992 서너가지 [1] 푸네스 2011.03.22 1400
103991 젤다 피츠제럴드 [3] hybris 2011.03.22 2697
103990 최근 히트 방송보면.. [3] always 2011.03.22 1142
103989 뒤늦게 헬로우 고스트, 가디언의 전설 외 잡담 가라 2011.03.22 1406
103988 인터넷 물품 배송은 얼마나 걸리면 늦는 걸까요 [7] DH 2011.03.22 1274
103987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의 컨셉이 뭔가요? [19] amenic 2011.03.22 2223
103986 [나는 가수다] 정말 그렇게 탈락을 수락했으면 괜찮았던 건가요? [22] Lisbeth 2011.03.22 3394
103985 노래 잘 부르는 일반인 동영상 하나 김건모 - 첫인상 [2] nishi 2011.03.22 1666
103984 마인드 컨트롤 어떻게 하세요? [7] always 2011.03.22 1309
103983 듀나in+연애in) 마트에 오토바이 잠깐 놓아두어도 괜찮을까요, 뭔가 미묘한 남녀관계 [22] 불별 2011.03.22 2666
103982 연애 지식이 부족해요 [13] she 2011.03.22 307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