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배우들 편견)

2015.04.04 00:18

여은성 조회 수:1523


  언제 어떻게 나와도 '아...저놈이다'하는 배우가 있죠. 이전에 연기한 캐릭터가 너무 강하게 서려버려서 보는 순간부터 편견을 가질수밖에 없는 배우들이요. 요전에 위플래시를 봤는데 jk시몬스가 나오더군요. 보는 순간 그놈이 좋은 놈은 아닐 거라는 걸 알았어요. 보는 순간 '아...쉴린져다'하고 말았으니까요. 문제는 이렇게 편견을 가지게 되니 그래도 조금은 가지고 있는 좋은 점은 안보이고 계속 쉴린져만 보이는 거예요. 그리고 영화가 끝날 때 약간 실망했어요. '이 녀석 결국 그렇게 나쁜 짓은 안 하고 끝났잖아? 백인우월주의자 소집이나 앤드류 관광 같은 것도 없이'하고요. 당연한 게...이놈은 쉴린져가 아니라 교수니까요.


 프리스트에 나온 캠 지갠뎃에게도 그런 편견을 가졌었어요. 프리스트 영화판을 본 날은 다른 그냥 지나가는 날들과는 달랐어요. 주가가 미친듯이 하락하고 있었거든요. 그 날 한국 증시에 떨어진 폭탄의 충격이 2015년에는 회복될 줄 았았는데 결국 회복되지 않았어요. 그냥 주식시장의 지형도를 바꿔버렸죠. 보통 그 정도면 컴퓨터 앞에서 화를 내고 있어야 정상인데 폭탄의 강도가 너무 강해서 그냥 웃는것밖에 할 일이 없었어요. 그리고 그냥 프리스트를 보러 삼성역에 갔죠. 뭐 영화가 망작이라도 매기큐가 나오니까 그걸로 쌤쌤이겠지 하고요.


 그런데 캠 지갠뎃이 나오더군요. 그것도 보안관으로요. 그순간 이 놈은 보안관이 아니라 보안관의 탈을 쓴 악당일 거라고 믿어버렸어요. 사실 이 배우가 뭐 그렇게 역사에 남을 만한 악역을 한 건 아닌데 그동안 본 영화들에서 지은 비열한 표정만으로도 충분했어요. 그래서 남들은 긴장하지 않은 장면-주인공이 총을 가지고 있는 지갠뎃에게 등을 보이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움찔움찔했죠. 진짜로, 영화관에서 주인공에게 총을 가지고 있는 지갠뎃 앞에서 등 좀 돌리지 말라고 소리칠 뻔했어요. 보면서 언제쯤 지갠뎃이 비열한 표정을 지으며 주인공을 뒤에서 쏴버릴지 궁금했는데...이 녀석 선역이었어요 놀랍게도. 이 영화 최고의 반전이었어요.


흠.


이건 좀 다른 얘긴데 웬트워스밀러와 잭바우어는 안 그래도 많이 있는 편견을 강화시키는 캐스팅이 많은 거 같아요. 일단 밀러는 머리를 기를 수 없는 처지라 외모도 늘 비슷하게 나오는데 맡는 캐릭터도 시크함의 정도만 달라질 뿐이지 스코필드와 계속 판박이. 그냥 작가들이 밀러를 캐스팅할 때는 캐릭터를 안 만들고 '스코필드에서 샷 하나 추가요' '주문은 스코필드로. 샷 두개 추가요'이러는 거 같아요. 예전에 스파르타쿠스 배우가 맥킨타이어로 거의 결정되었을 때 밀러가 끼어들어서 스파르타쿠스 역을 맡고 싶다고 했다던데...그때 밀러의 다른 모습을 좀 보고 싶어서 꼭 캐스팅되라 했는데 결국 안되더군요.


 잭바우어는 잭바우어의 그림자가 너무 크고 강해서 그냥 안 나오려고 한 거 같기도 해요. 아무리 반대쪽으로 뜀박질해 봐야 잭 바우어는 잭 바우어일 뿐이니...미러라는 영화에서 잭바우어가 소리 한 번 지르니까 거울따위는 더이상 무섭지 않았고 센티넬에서는 그냥 다른 캐릭터 연기하기를 포기한 듯한 모습. 터치는 별로 못봤는데 그냥 위장잠입한 잭바우어가 쫄보인 척 하는 걸로밖에 안보였어요.


 요즘 눈여겨보고 있는 캐릭터=배우의 사례는 조셉 모건인데 클라우스가 너무 인생배역이라 이거 끝나고 뭘할지, 뭘 할 수나 있을지 궁금할 정도예요. 토니 샬룹도 1408에 나올 땐 그냥 아저씨 같아 보였고 에밀리 반캠프도 캡아에 나올땐 '에밀리쏜이다!'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냥저냥 어울렸거든요. 그런데 조셉모건은 그냥 지나가다 찍힌 사진만 봐도 클라우스같아요. 조셉 모건이 나중에 연애물에 나와서 연애하는 청년이나, 다른 영화에서 찌질한 청년-어차피 누굴 연기해도 클라우스보다는 찌질할테니-을 연기하면 진짜 이상해서 못 볼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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