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부서 이동 3개월

2016.07.08 09:42

가라 조회 수:1633


1.

이동하고 3개월 지나니 대충 이 부서가 어떤 곳인지 조금씩 감을 잡고 있습니다.


- CEO 또는 부사장, 담당(임원)이 궁금하거나, 자기 의견을 뒷받침할 보고서를 써서 올리는 곳이다.

- 예전에는 결재 올려봐야 사업부장선에서 끝났었는데 지금은 뻑하면 CEO 또는 부사장 결재까지 올라가다 보니 서너번 반려는 기본이다.

-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들쑤셔야 할때가 많다.

- 그런데 고참이 아니면 들쑤시기 어렵고 욕먹는다. 

 ex) 우리 부서 대리가 타부서에 문의할때, '야, 그건 또 왜 필요한데? 맨날 달라는 것만 많냐?'

      제가 타부서에 문의할때, '과장님, 그런데 그건 왜 필요하신데요? 아, 그러시구나. 언제까지 확인해서 알려드리면 될까요?'  

- 물론, 실무자들이 속으로 욕할지 몰라도 일단 겉으로는 못한다. 하지만 그쪽 팀장이 불러서 욕할때도 많다. 

- 내 위치는 담당(임원)한테 욕 못하니까 대신 욕받는 위치다. 


아.. 이래서 우리 담당이 나를 데리고 왔구나.. 싶습니다. 

이 자리는 경험이나 능력도 중요하지만, 버티려면 실무자들보다 고참이라 여기저기 찌르고 다닐 수 있어야 하고, 팀장/파트장급이 갈굴때도 흘려들을 수 있는 짬과 멘탈이 필요하다는 것을.... 



2.

이쪽 부서는 회식비가 많습니다. 저희보다 인원이 3배 많은 부서랑 비슷한 수준이더군요.

지금까지 저희 회사는 회식비나 부서운영비를 적게 주는 줄 알았는데요.

아마 재작년에 조직개편하면서 이쪽 부서가 2개로 쪼개졌는데 회식비는 안건드린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습니다.

회식비가 많은데 안쓰면 줄게 되어 있는 법이고, 예산이라는게 풍족해도 아쉬울때가 있는 법이니 어떻게든 있는건 다 쓰려고 하지요.

그래서 상사는 회식을 자주 했으면 하고... 저희는 회식을 자주 하는게 싫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식을 해야 하는 날이 오면 상사는 얘네들이 회식 어디 가자고 할까.. 하고 기다리고 저희는 회식 하자고 얘기 안했으니 일부러 확인 받지 말자... 그러다가 퇴근시간 임박하면 상사는 '오늘 회식 어디로 가냐?' 하고 저희는 '어, 얘기 없으셔서 안하는줄 알았는데요?' .. 이런 상황으로 흘러갑니다.


결국 상사는 자기 바로 아래인 제가 어떤 액션을 취하기를 기대하고..

후배직원이나 현장분들은 또 제가 상사를 콘트롤해주기를 기대하고...

뭐 그렇습니다. 제가 회식비 잔여예산 확인해서 쓰자고 하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음.


3.

후배 직원과 상사간의 알력(?) 이야기도 있는데... 다음에 쓸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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