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04 22:01
23년째고, 중간에 군대간 거랑 외국에 잠깐 있었던 적을 제외하면 매번 갔고, 왕복 4시간 거리구요.
(물론 명절 시즌에 가면 차가 막혀서 왕복 5시간도 걸립니다.)
누나들이 갔거나 했던 적은 통틀어 딱 2번인가였던 거로 기억나거든요.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1번, 사위 인사할 때 1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실 성묘에 대한 부담이 커집니다.
물론 그렇다고 돌아가신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싶지 않다는 것도 전혀 아닙니다.
다만, 갈수록 괜히 일부 가족친척들과 그렇게 친하거나 호감이 느껴지지도 않는 것 같고, 지극히 형식적인 절차도 그렇고,
요즘엔 고속도로 공포증까지 생겨서, 조상님께 인사를 드리는 게 목적이라면 꼭 명절 때가 아니더라도 그냥 혼자 조용히 대중교통 이용해서 갔다 오고싶거든요.
(네, 물론 성정체성을 숨기며 결혼 압박 부담을 떨치고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저 혼자 조용히 가서 인사드리고,
묘지 잡초 뜯고 흉한 나무가 있으면 톱질도 해야한다면 땡볕에 톱질할 의향도 있는데, 일에 지쳐 좀 쉬고싶네요.
아무튼, 문득 궁금한 거는, 성묘는 저희만 남자만 가나요? 다른 집은 어떠세요?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희 아버지 말대로, 딸들은 다른 집으로 갈 사람들이고 아들만 대를 이으면 그만, 이라서 그럴까요?
그 틀을 제 스스로 깨는 행동을 하고싶은데, 어떡하죠?
이성 혐오라거나 그런 뉘앙스는 아닙니다만,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2016.08.04 22:07
2016.08.04 22:09
네, 통상적으로 그러했죠, 그건 알겠는데, 이젠 그 틀도 깨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2016.08.04 22:09
첨 듣는데요.
2016.08.04 22:10
아, 여성분들도 가요? 깨어있네요.
2016.08.04 22:13
제사때만 가기도 하는군요.
2016.08.04 22:17
2016.08.04 22:18
저희는 음식준비도 저희 엄마만 해요. 누나들은 전혀 안 하고.
사실 음식준비래야 요즘엔 과일이랑 말린 생선과 고기뿐이거든요.
노동착취(씩이나)로 표현하기엔 성묘에선 남성의 움직임이 훨씬 많은데요.
법이 바껴야 하는 좋은 예시를 직접 말씀해주셨네요.
2016.08.04 22:21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대를 잇지도 못 할 거고 이을 생각도 없을 듯 합니다ㅠ
2016.08.04 22:26
지금은 대를 잇는다는 개념이 전 같지 않치않아요?
2016.08.04 22:41
그렇죠. 뭐 근데 남성만 성묘 가야한다라는 취지가 어떤 조상을 이어가는 문화에서 비롯된 거 아닌가 싶어요.
2016.08.04 22:36
2016.08.04 22:45
그렇구나. 남아선호사고가 워낙 강한 집에서 태어나서인지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아버지도 절반은 포기한 거 같긴 해요.
이제 나이도 70이 넘으셨는데, 그렇게 먼 거리를 운전해서 가기엔 이젠 위험하지도 않나 싶네요.
그냥 저희가 자발적으로 가고싶을 때, 같이 가고싶으면 같이 가고 싫으면 따로 가고, 알아서 가면 안 될까 싶네요.
꼭 뭐 명절 때만이 아니더라도. 이번에 그냥 미친 척하고 개기려구요ㅠ 변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반항이라고 생각합니다ㅠ
2016.08.04 23:00
2016.08.04 23:25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게 뭐라고, 이런 댓글에 진짜 힘이 나네요.
2016.08.05 07:08
2016.08.05 08:23
2016.08.05 08:38
저희 집은 추석 1주일 전에 술하고 마른안주만 챙겨서 가족 묘에 찾아가 성묘하고 추석에는 온 가족이 펜션에서 바베큐파티를 하지요. 그러고 보니 추석이 두달도 안 남았네요.
2016.08.05 09:39
명절 성묘는 저희집은 친할머니 기준에서의 며느리까지는 다 따라갔습니다. 딸들이야 성묘시점인 당일 새벽에는 시댁에 있으니까요.
2016.08.06 09:15
2016.08.09 04:48
아 저도 며느리까지 데려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전 할머니 성묘하러 가는데, 그래도 같이 보고 자란 저희 누나는 갈 수 있지 않나 - 그렇다고 음식을 준비하지 않는 - 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데, 사실 전 여자도 가야한다를 말하고 싶었다기 보다는, 남자라는 이유로 반강제적으로 가야하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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