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PdzerF.jpg           



- <연인>은 배우들 얘기를 좀 해보고 싶은데, 우선 여주인공 제인 마치는, 그 잘 알려진 정면을 바라보는 이미지와 영화 속 느낌이 달라보일 때가 많더라고요. 청순하거나 혹은 팜므파탈적이라기 보다는 약간 말괄량이 삐삐같은 느낌이랄까요. 남주인공 역의 양가휘는 음.. 섹소폰 불던 시절의 인표 옵바가 왜이렇게 연상이 되던지ㅎㅎ 멋있는 정도+연기 어색한 정도가 딱 그 시절의 차인표 옵바 같았어요. 그러고 보니 얼굴도 좀 닮은거 같고, 이것이 90년대 감성인가... 물론 갑부집의 유약한 백수 아들인지라 찌질미가 좀 있어야 하는 역이긴 했지만, 처음에 엄청 딱 멋있게 등장했는데 발랄한 하이톤으로 "Excuse me mademoiselle, do you smoke?" 를 하는 순간부터..ㅎㅎ;; 여튼 러브신에서는 되게 섹시했습니다만 감정 연기라던가 조금 어색해보이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연기는 차라리 어린 제인 마치 쪽이 더 좋아보이더군요. 모든 면에서 감각적이고 아름다운 영화임에도 감정 이입이 살짝 덜 된다는 느낌이 있어서, 왜 그럴까 하다가 배우들에 대해 생각을 해봤습니다.    


여담으로 양가휘의 아내가 홍콩의 방송국 PD인데, 양가휘가 데뷔 후 일이 없어 마음고생하던 시기에, 라디오 드라마에 섭외해줘서 인연이 되었다는군요. 결혼한 뒤 <연인>에 캐스팅돼서 베트남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마피아가 필리핀에서 다른 영화를 찍으라고 협박을 한 적이 있나봅니다. 근데 당시 마피아로부터 감금돼있던 부인이, <연인>은 주목받는 작품이니 남편이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게 해달라고 마피아 보스와 담판을 지었다는..;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양가휘는 공항에서 부인을 본 순간, 껴안고서 광광 우럭따고 합니다..    



8ID1YxD.jpg


분명히 제인 마치의 '남성용 중절모'를 참고했을, <제중원> 시절의 한혜진.





8RG4iWo.jpg



- <비포 선라이즈>는 좀 더 어릴 때 봤었으면 좋았을걸, 연애 얘기라면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같은 책에 더 눈이 번쩍 뜨이는 나이가 돼서 그런가, 허허 너네 참 좋을 때네, 뭐 이런 기분으로 보고 말았습니다(...) 평범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관념적인 많은 대사들이 오가는게 프랑스 영화 풍 같았고, 영화의 명성 치고 대중적인 코드가 별로 없어 보여 의외였습니다. 에단 호크는 진짜 레알 미국 남자스럽더군요, 부산스럽고 약간 사기꾼 같기도 하고. 세계 각 지역 사람들의 일상을 24시간 찍어서 365일 틀어주는 방송을 하고싶은데, 촬영 테이프 배급이 관건이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지금은 유튜브 생중계의 시대이고 리얼 버라이어티가 인기라네.. 감독님 혹시 선지자세요? 나머지 비포 시리즈를 볼지 말지 고민이 됩니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인지.. 





 

mADQymU.jpg?1



- <로스트 인 베이징(2007)>은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웰메이드 막장 드라마인줄 알고 봤는데, 알고보니 중국의 오늘날을 무척 현실적으로 반영했다는 평를 받은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고속성장에 따른 지나친 물질주의, 극심한 빈부격차, 상실된 인간성 등 중국 사회의 치부가 다루어집니다. 그 덕에 베를린 영화제 출품 과정에서부터 중국 당국으로부터의 검열과 긴 씨름을 하게 됩니다.

영화의 원제 Ping Guo는 중국어로 '사과'라는 뜻으로, 여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미녀스타 판빙빙이 민낯으로 출연해 지방 출신의 Ping Guo 역할을 무척 강도높게 소화해내더군요. <연인>의 섹시가이 양가휘는 이제 50대 배우가 되어, 금 장신구를 주렁주렁 달고 일수가방을 낀 졸부 역할을 맡았습니다. 예전에 쿡tv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고 들었는데, 요새도 무료로 해주는지 모르겠네요.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