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풍기라는 음식을 먹어보았습니다. 사실 깐풍기가 닭인줄도 몰랐는데...흠. 별로더군요. 질척질척하고 괴이한 비린내가 났습니다. 그리고 그후 또 깐풍기를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래도 순살 양념치킨 정도의 맛은 나더군요. 그때 깨달았는데 사실 깐풍기란 건 제대로 만들면 정말 맛있을 음식이란 거였습니다. 100점짜리 깐풍기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순살양념치킨 같은, 60점 짜리 깐풍기를 먹자 100점짜리 깐풍기는 어떤 음식인지, 어느 정도 맛있을지 왠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맥도날드나 피자헛이야 어딜 가든 시스템화 되어있기 때문에 가드닝 피자가 맛없다는 걸 5군데에서 먹고나서야 결정할 필요 없죠. '피자헛 어디어디 지점에 이탈리아 유학간 쉐프가 왔대염. 치즈크러스트가 그렇게 죽인다면서요?' 같은 입소문도 날 리 없고요.

 

 하지만 중국음식은 이제 잘 하는 동네가게는 다 망하고 체인점화되거나 구리구리한 집만 남아서 '진짜 깐풍기' '진짜 탕수육' '진짜 짜장면' '진짜 군만두' '진짜 깐풍육' 같은 걸 어디서 먹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어느 식당에 가든 다 시스템화된 체인점이군요. 롯데리아나 맥도날드는 말할것도 없고 아웃백, 빕스, 매드포갈릭, 크라제버거, 불고기브라더스같은 그냥 한끼떄우기엔 좀 비싼(제게는) 식당형 가게도 생각해보니 어느 지점을 가든 그럭저럭 괜찮다는 게 장점일 뿐이지 정말 맛있다는 생각은 안들거든요. 그야, 괜히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 갔다가 지뢰 밟느니 안전하게 가는 게 좋기도 하지만.....................................................요새 매드포갈릭에서 식사하고 나올때마다 제가 늘 종업원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 물이 참 맛있네요."

 

 흠..갑자기 왜 이런글을 쓰냐면, 오늘 집 종이쓰레기통을 보니 중국집 찌라시가 와있더군요. 못 보던 이름이었습니다. 찌라시를 들어서 살펴보니 꽤 비싸게 주고 제작한 찌라시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호감이 가더군요. 전화번호를 보니 다른 망한 중국집 번호를 사서 영업하는 위장형 중국집도 아니고 새로 보는 번호였습니다. 한번 알아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더군요. 그것도 꽤 귀찮은 작업이라 할지 말지 망설여집니다. 일단 직접 찾아가서 위생상태를 확인해봐야 하고...만두는 맞춤시장에서 사서 쓰는지 직접 빚는지 대놓고 물어보긴 그러니 한번 사먹어봐야합니다. 그리고 짜장면 볶음밥 맛 한번씩 본 뒤에야 검증이 완료되면 탕수육, 깐풍기를 시킬 수 있으니까요. 물론 군만두, 짜장면, 볶음밥이 맛있다고 해서 탕수육이나 깐풍기가 맛있다는 보장은 없지만요. 이 단계를 통과해서 언젠가는 양장피에 도달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 단계의 테스트에 합격한 중국집은 하나도 없습니다. 양장피라는게 어떻게 생긴 건지 한번 보고나 싶네요..

 

 아 제목은 낚시입니다. 전국구 중국집이란게 물론 존재하고는 있겠지만 그렇게 좋은 곳이 우리집 1시간 반경안에 있을 것 같진 않으니..그럼 우주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거죠.

 

 아 그래도 혹시 아시는 데 있으면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주에 갈 날이 오면 그때를 틈타서 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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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번대 글을 먹고 싶어서 일단 지웠는데...음 놓쳤군요. 푸네스님이 달아주셨던 리플도 같이올립니다. 연희동이면 꽤 가깝네요.


푸네스

03.22 02:54

제가 먹어본 깐풍기 중 가장 맛있었던 것은 연희동 향미의 깐풍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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