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6 20:17
최근에 인터넷에 배우나 연예인 이름 뒤에 분을 붙이는 용례가 많아졌습니다.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과다한 높임 표현 범람의 한 현상 같습니다.
누군가를 타칭할 때 그냥 이름 석자(외국인이면 여러자) 쓰는 것이 무례하다고 생각되는지 뒤에 누구누구 분이라고들 쓰더라고요.
분은 분명 우리 말로 사람을 높일 때 쓰는 표현이긴 하지만 이름 뒤에 붙일 수 있는 높임 표현이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타칭할 때 이름만 쓰는 걸로도 충분히 낮춤이나 비하가 아닌 평서형 표현이 된다고 알고 있지만
그래도 굳이 높여 부르고 싶다면 차라리 님을 쓰는 게 더 맞지 않나요?
듀나가 듀나님이 듀나 분이
혹은 꼭 나는 분을 써야겠다 그럼 듀나 그 분이
더욱이 분은 비슷한 류의 연예 관련 기사나 언급에 무슨무슨 역을 맡았다는 의미로 쓰일 때도 많아서(연홍(손예진 분) 이런 식으로요)
더 어색하고 헷갈리고 이상합니다.
2016.07.06 20:42
2016.07.06 21:47
검색해 보니 환자분, 남편분, 여자분 등에 쓰이는 '분'은 접사라서 명사에 붙여 쓸 수 있다네요.
몇 분이시죠? 찬성하시는 분? 저기 느끼하게 생긴 분! 에 쓰인 '분'은 의존명사라고 하고요.
http://www.g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6278
이제까지 한번도 사람 이름+'분'을 들어보진 못했는데... 실제로 들어보면 기분이 이상하긴 하겠네요. ^^
2016.07.06 22:03
2016.07.06 22:18
구글에서 [맞춤법 높임 분]으로 검색해서 두 번째로 나온 '책 쓰자면 맞춤법'을 읽었고 https://goo.gl/4yQyE4
이 내용을 읽은 후 구글에서 [접사 분]으로 검색해서 세 번째로 나온 위 기사를 찾았어요. ^^
2016.07.06 22:28
2016.07.06 22:05
환자분 남편분은 쓸 수 있는 용례인 게 맞습니다. 듣기에도 익숙하게 들리죠. 그렇지만 이름 뒤에 붙는 건 전례가 없었던 걸요. 국립국어원에 문의라도 해봐야 하나 싶어지네요.
2016.07.07 01:46
국립국어원에서는 "사람 이름 뒤에 '분'을 쓰는 것은 어색합니다"라고만 하네요.
국립국어원도 잘 모르겠나봐요. ^^
https://twitter.com/urimal365/status/506982826843979777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분'을 찾아봤는데요...
분01
「의존명사」
「1」사람을 높여서 이르는 말.
¶ 반대하시는 분 계십니까?/어떤 분이 선생님을 찾아오셨습니다.
「2」높이는 사람을 세는 단위.
¶ 손님 다섯 분/선생님 두 분을 모시고 모임에 참석하다.
-분16
「접사」
((사람을 나타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앞의 명사에 ‘높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 친구분/남편분/환자분.
위의 설명만으로는 사람을 나타내는 고유명사 뒤에 '분'을 붙일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 좀 애매한 것 같긴 해요.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것 말고는...)
2016.07.07 02:04
저도 요새 이렇게 쓰는 사회초년생이랑 대화하면서 읭? 하는 중입니다. 직장 들어가기 전에는 '해삼오빠'로 부르던 사람이랑 한 직장에서 일하게 되면서, 회사에선 직함을 부르지만 사석에서는 더이상 오빠라고 부르기 껄끄럽고, 그 직장에서 일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직함으로 지칭하기도 애매하고(보통은 '김과장님'처럼 성+직함인데 그러자니 누군지 모르겠고, '김해삼과장님'하고 성+이름+직함까지 읊자니 길고), '해삼님'은 친한 사이에 너무 오버하는 것 같고, 또 그렇다고 '해삼이'나 '해삼씨'라고 할 만한 용기는 차마 안 나는 상황에서 '해삼분' 이라고 쓰는 것 같더라고요. 요즘 짧게짧게들 축약해 쓰는 문자 생활이 톡 까놓고 이름 부르는 문화가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이랑 짬뽕되는 와중에 뭔가 나름의 자구책을 찾고 있는 건가 싶었습니다. 한 번 진지하게 물어봐야겠어요.
2016.07.07 07:53
2016.07.07 08:21
해삼너구리님도 그런 의미로 쓰신 것 같은데요. 애초에 그런 의미로 써왔기 때문에 읽으면서 혼동이 온다는 내용인 것 같아요.
2016.07.07 09:07
국립국어원에서 캐릭터 이름에 '분'을 쓰는 건 지나친 높임 표현이라고 하는데
이게 실제 사람이 아닌 캐릭터에 붙이기 때문인지 실제 사람이어도 지나친 높임인지는 명확하지가 않네요.
http://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61&qna_seq=94566
(저 이 게시물에 꽂혔나 봐요. ^^)
2016.07.07 09:25
접미사라면 앞에 고유명사를 넣는 것이 어색해서라고 이해했는데 그것도 아니군요. 지나친 높임이라서라니 납득이 안 됩니다.(저도 꽂혔어요)
2016.07.07 15:01
분01 (의존명사)의 경우, 고유명사+의존명사의 조합이 문법적으로 허용가능한가를 생각해 보면
홍길동 '딴'에는, 홍길동 '따위'가, 홍길동 '등'의 '딴', '따위', '등'이 의존명사니
고유명사+의존명사의 조합이 문법적으로 허용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고요.
-분16 (접사)의 경우, 고유명사+접사의 조합이 문법적으로 허용가능한가를 생각해 보면
홍길동'전', 케네디'가' 혹은 삼성'가'에서 접사 '-전'과 '-가'가 고유명사에 붙을 수 있으니
고유명사+접사의 조합이 문법적으로 허용 불가능하다고 볼 수도 없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분'의 의미에서 고유명사와 결합할 수 없는 이유를 찾아야 하는데 '사람을 높여서
이르는 말', 혹은 '앞의 명사에 높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니 사람 이름 옆에 붙이는 것을
금지하기도 좀 애매하고요.
2016.07.07 09:38
국립국어원 답변은 지금 질문의 요지를 잘못 파악했거나, 이름에 분을 바로 붙이는 용례를 접해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2016.07.07 15:15
트위터의 답변도 그렇고 묻고 답하기의 답변도 그렇고 뭔가 회피하는 느낌이 살짝 들긴 하죠?? ^^
맞춤법의 지존이신 국립국어원에서 얼른 명확한 답변을 내주시길 촉구합니다!!! ^^
2016.07.07 09:43
2016.07.07 09:48
어제 검색하다 발견했는데 국립국어원에서 '팬분들'은 괜찮다네요. ^^
https://twitter.com/urimal365/status/402315337980342272
2016.07.07 10:11
정치인들이 '지지자분들'하는 건 또 그리 어색하지 않은 거 보면 팬이 외래어라 그런가봐요. '팬심'처럼 자연스레 와닿을 날이 있겠죠.
2016.07.07 19:28
2016.07.07 13:41
맞습니다. 연예/영화 기사에서 ~를 연기했다의 의미로 쓰는 김주혁 분, 손예진 분 을 언중들이 좀 오해해서 그렇게 쓰는 게 정착된 거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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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국어 시간에 의존명사 '분'은 명사와 함께 쓸 수 없다고 배운 기억이 나서 찾아 보았는데 웹에서 관련된 글을 못 찾겠군요.
여자분 남자분도 틀린 표현이라고 배운 것 같지만 기억이 잘못됐을 수도 있으니까요. 여자분 남자분이 괜찮다면 서현진 김철수와는 명사의 종류 차이인지 (보통이냐 고유냐) 그것도 궁금합니다.
네이버를 찾아보았더니 의존명사도 종류가 여럿이네요. '분'은 몇 시 몇 분 할 때의 그 분만 예로 나와 있어서 더 찾아보는 중입니다. (기억과는 달리) 의존명사라 해서 명사+의존명사 조합이 무조건 안 되는 건 아니군요. 명사와 연결할 수 있는 종류의 의존명사가 따로 있는데 '분'이 거기 해당하는지 아닌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