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16.09.19 16:22

여은성 조회 수:769


 1.하아...이제는 경험담 말고는 레퍼토리가 너무 똑같다고 한 소리 들었어요. 그렇다고 일기를 쓰는데 없었던 일을 지어내서 쓸 순 없잖아요? 이건 기본적으로 일기니까요. 


 일기는 대체로 그 날 있었던 일이나 그 날의 생각을 쓰는 건데 내 일기는 똑같은 게 당연해요. 좋게 완성된 건지 나쁘게 완성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완성되었잖아요. 내가 바뀌거나 내가 겪는 일들이 바뀌거나 둘 중 하나에는 해당되어야 다른 일기가 나오는 건데 나도 바뀌지 않고 내가 겪는 일들도 전혀 바뀌고 있지 않으니 일기의 내용이 늘 같은 건 당연한 거예요.



 2.사람들은 도박중독이 나쁜 거라고 여기는 것 같은데 옆에서 관찰해 본 결과, 사실 나쁜 건 도박중독이 아니예요. 도박중독자들이 비참한 기분을 느끼는 건 도박을 할 돈이 없기 때문이지 도박에 중독되었기 때문이 아니거든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도박중독자들도 돈만 충분하다면 행복한 인생을 보낼 수 있을거예요. 문제는 돈, 돈이라니까요! 대부분의 문제에 있어 제일 좋은 처방은 돈인거예요.



 3.젠장...감옥에 대해 상상해보곤 해요. 사실 모든 게 감옥이예요. 연애도 감옥이죠. 처음 5일 정도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정신차리고 보면 서로를 서로의 감옥에 가둬버렸다는 걸 깨닫게 돼요. 월급도 감옥이죠. 공짜 점심은 가끔 있을 수도 있지만 공짜 월급이란 건 없거든요. 월급을 받는 만큼만 자유가 제한되는 감옥이라면 그나마 합리적이죠. 그런 감옥조차 몇 없어요.


 자유도 감옥이예요. 어떤 감옥에서 나와 바깥 바람을 쐬는 순간 이제 갈곳이나 할일을 스스로 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죠. 그러면 자신이 조금전까지 있었던 감옥을 바라보게 되는데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바깥도 감옥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거예요.


 

 4.휴.



 5.친구에게 위험한 주식에 대해 이런저런 장광설을 늘어놨어요. 친구가 물었어요. 그런 투자를 하다가 잘못되면 어떡하냐고요. 휴. 그야 그러면 당연히 자살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니 친구가 대답했어요. 자네는 지금 도시화가 너무 진행되어서 그런 거라고요. 굶주린 사자와 면담을 한번 하고 나면 현실감이 좀 돌아올 거라고 말이죠.


 그야 사자와 면담을 하게 되면 비웃는 태도따위는 사라질 거예요. 사자로부터 목숨을 지키기 위해 꼴사나운 짓도 하겠죠. 친구의 말대로 문제는 이 도시예요. 버튼을 누르면 불이 켜지고 손잡이를 돌리면 물이 나오는 건 현실적이지 않잖아요. 어느 날...갑자기 어느날 버튼을 눌러도 불이 안 켜지고 손잡이를 돌려도 물이 안 나온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닌거예요. 


 하지만 30년이나 그걸 봐왔기 때문에 이미 그것에 중독되어 버린 거죠. 굶주린 사자를 만날 일 없는 곳에서 30년을 그렇게 살았으면 그냥 이곳에 최적화되어 버린 거예요.



 6.친구가 한가지 이야기를 더 해줬어요. 아프리카에 여행을 가면 사자를 직접 쓰다듬는 프로그램이 있다고요. 사자처럼 키우지 않아서 자신들이 사자인지도 모르는 녀석들이라 쓰다듬는 게 가능한 거겠죠.


 그러나 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요원이 하는 경고는 이거래요. 절대로 사자에게 등을 보이지도 말고 겁먹은 것처럼 행동하지도 말라는 거죠. 사자들을 상대가 등을 보이는 순간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고요. 그 말을 듣자 역시 생물은 프로그램된 대로 살 수밖에 없는 건가 싶었어요.



 7.세상이 우리에게 바라는 변화의 방향성은 대체로 원형으로부터 멀어지는 방향이예요. 그래서 별로 따라 주고 싶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죠.


 지난번에는 세상이 자신에게 가격을 매기지 않는 사람을 하루하루 깎아버리다가 언젠가는 그 사람을 자신에게 가격을 매기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걸 상상한다고 썼지만...역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럼 그 사람은 이미 그 사람이 아닌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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