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바르뎀

2011.09.22 16:25

만약에 조회 수:3409


 이번 호 씨네21(no.821)의 코너중에 하나인 진중권의 아이콘의 첫 구절입니다.


 "얼굴과 풍경의 상보성 안에서 하나를 다른 것으로 구성하라. 그것들을 채색하라. 그것들을 완성하라. 얼굴과 풍경의 교본들은 예술에 영감을 준다. (...) 

 건물, 마을이나 도시, 기념물이나 공장 (...) 이것들은 건축이 변형시키는 풍경 안에서 얼굴로서 기능한다. 회화는 얼굴에 따라 풍경을 위치시키고, 

 하나를 다른 하나처럼 취급함으로써 그 운동을 역전시키기도 한다. 영화의 클로즈업은 얼굴을 하나의 풍경으로 취급한다." 


들뢰즈-가타리의 <천개의 고원>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라고 합니다. 진중권의 아이콘에서는 풍경-얼굴에 대해서 달리와 고흐, 베이컨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마음대로 강조한 구절을 보고 거의 반사적으로 하비에르 바르뎀을 떠올렸습니다. 


 


특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의 그의 얼굴을 말이죠. 

영화가 진행되면서는 그의 얼굴은 풍경을 더 넘어서 자연, 통제 불가능한, 탈마법 이전의 마법과도 같은 야만과도 같은 자연, 그 자체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저 잔인한 살인마가 아닌 소리가 나지 않는 가스총으로 문으로 표상되는 얄팍한 문명 혹은 사회에 아주 간단하게 침입하고 아무런 감정도 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그의 얼굴은 정물화 된 풍경이 아니라 꿈틀꿈틀 대는 자연 그 자체였습니다. 

그의 얼굴을 보는 것은 생각보다 더 놀랍고 더 두려운 경험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졸음이 쏟아지는 오후에. 

오랜만에 와서 아직 아이디가 살아 있고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놀라서 그저 이것저것 주절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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