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를 하는 사람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던 기본적인 편견은 다른거 다 떠나서 다 남자라는 겁니다.

그곳이 워낙 여성 혐오적 성향이 강하다고 알고 있어서 당연히 여자들은 발 못붙일 곳이라고 생각을 했던 듯 한데...

 

그런데 제작년인가 제 작업실에 모 국립기관의 인턴 큐레이터가 방문을 한 적이 었었습니다.

인턴 큐레이터니까 나이는...사실 잘 모르겠지만 아직 대학생이거나 대학 막 졸업했을, 많이 잡아야 20대 중반의 여자분이었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제가 전시차 대구에 내려간다고 하니 갑자기 혹시 "고담대구란 말 아세요?" 라고 묻더군요.

 

아시는 분은 아실테지만 대구에 워낙 큰 사고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 때문에 붙은 말인데,

이게 원래 어디서 나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2000년대 초반에 알고 지내던 동료가 DC와 딴지일보 같은걸 좋아했거든요.

인천 사람이었는데, 자기 사는데가 마계인천이라 불린다는 말을 하면서 고담대구, 심시티서울 같은 말도 있다고 알려줘서 그런게 있는걸 알고 있었죠.

뭔가 더 있었던 듯 한데 뇌리에 남은건 저 셋...

 

그래서, "아 들어 봤어요, 대구에 사고가 많이 일어나서 붙은 말이라 하던데요" 라고 답을 하자 갑자기 이분 얼굴에 반가운 기색이 돌더니,

혹시 "일베 하세요?" 라고 묻는겁니다. (아마도 일베에서 저 말을 많이 쓰는 모양이죠?)

저는 잘못 들었나 하고 응? 모드로 있는데 이 여자분은 이미 그렇다고 혼자 결론을 내렸는지 일베에서는 어쩌고 일베에서는 저쩌고 하며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여하튼 너무나도 멀쩡해 보이던(그리고 교육도 잘 받은) 여자분이 일베 유저라는 사실은 저한테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제 머릿속 일베 유저는, 사실 아직까지도 좀 띨띨하고 찌찔한 남자들? 그런 것이라서 말이죠.

무려 미술 이론을 전공했을 여자분이 대체 왜...

혹은 일베라는 곳도 DC처럼 갤러리 같은게 따로 다 나뉘어 있어서 그 안에 여자들이 놀만한 지역도 따로 있고 그런 형태인가요?

DC도 닥터 후 정보 찾으러 갔던 영드갤 같은 곳은 여자들만 바글바글하듯, 그런 식이라면 이해가 가긴 할텐데.

 

 

최근 IS 사태를 보면서 비슷한 충격(?)을 느끼는 때가, 영국의 여학생 3명이 IS에 합류를 하러 갔다거나 하는 등의 뉴스가 나올때에요.

남자들이야 그렇다 치고 IS라는 집단의 성향, 특히 여성 억압적인 모습을 보면서도 IS에 합류를 하러 가는 여성들은 대체 어떤 사고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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