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3 23:58
계속 긴 글을 썼는데 마지막은 짧게 되겠군요.
메피스토님에 대한 일관적인 반대 의견을 냈었습니다.
마지막 의견을 정리하면 이렇게 되는군요.
1. 맥락을 무시하진 않았다.
2. 창작물에 대한 비난들은 욕일 수도 있고, 반작용도 크다. 비난의 스펙트럼은 넓다.
대충 이렇게 되겠네요. 맞습니까?
1은 그렇다고 치겠습니다.
제가 제대로 축약했다면, 이 주장에는 개별 사건에 대한 가치판단이 없습니다.
그저 대략적인 현상을 말씀셨을 뿐입니다.
메피스토님은 처음부터 예술로 평하기를 거부하셨으니 일관된 입장을 보였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번 사건은 문제가 있다." 라는 말의 답으로는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군대 체벌과 똥군기는 다양하다. 통제의 수단은 많다."
라는 식의 이야기와 비슷해 보입니다.
제가 오독했을 여지도 있을테고, 반론도 있을 겁니다.
깊게 이야기하려면 못 할 것도 없습니다만, 그래도 그럴 필요가 있나 생각합니다.
이미 쉰 떡밥이기도 하고 상호간에 나올 이야기는 어지간히 나온 것 같네요.
그래도 예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가, 라는 논제가 진지하게 다뤄져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듀게인들도 생각할 부분이 있었겠고, 저도 한 부분 거들었다고 생각하므로 만족합니다.
그래도 시종일관 진지하게 반응해주신 메피스토님께는 감사함을 표합니다.
2015.05.14 00:42
2015.05.14 14:32
예술이든 아니든 표현된 사상이나 감정을 욕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죠. 메피스토님은 그 정도 반응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아니었어요. 그건 병적인 혐오와 적대감이었어요. 뭘 어떻게 생각해봐도 10살짜리 어린 시인이 패륜과 식인을 소재로 쓴 시보다 그 시에 보여준 어른들의 반응이 더 끔찍하네요.
2015.05.14 16:01
2015.05.14 21:12
당연히 미숙하지요. 그래봐야 10살이고 그의 감성을 높이 사는 분들도 기교까지 특출나다고는 평가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파격적인 소재를 미숙한 방법으로 다룬 모든 예술가들이 사이코패스, 예비 연쇄살인마 취급을 받던가요? 부모의 교육방침에 대한 온갖 모욕들과 '사탄의 영' 운운이 미숙한 솜씨로 금기에 도전한 건방진(...) 어린 시인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반응에 불과하다니 메피스토님의 '당연한' 기준은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도 이해도 불가능하군요.
2015.05.14 21:26
패륜과 금기에 도전한 미숙한 작품들은 이 세상에 차고도 넘칩니다. 이순영 시인의 시가 이렇게 크게 이슈화된 것도 사람들의 병적인 반응도 모두 그 창작자가 어린애였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에서 어린애는 인격이나 인권의 주체가 못됩니다. 고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어른이 생각하는 어린애에게 어울리는 범위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 밖으로 벗어나면 이번 사태와 같은 꼴을 당합니다. 설령 엄마를 난자해서 뜯어먹겠다는 시를 써서 발표한 것이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일이었다고 해도 어린아이가 잘못을 저질렀으면 왜 그것이 잘못인지를 설명해주고 타이르는 것이 어른의 도리입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이가 아이답지 않은 짓을 하길래 징벌하면서도 정작 어른의 아량을 보여주는 법은 없죠.
2015.05.15 01:33
아울크리크/
시가 미숙하다고 평가하는 얘기엔 "그래봐야 10살이다"라고 하지만, 그 미숙한 시가 비난받는 것은 그가 '어린애'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은 묘하게 충돌되는 지점이 있는듯하군요.
하나의 작품을 평가하는데에는 수십가지 얘기들이 있습니다. 그 작품자체의 질이 워낙떨어져서일수도, 자연인으로서의 창작자가 가진 속성이나 행위때문일수도, 혹은 주제 때문일수도.혹은 이 모든것들이 혼합된 것 등등이죠. 디워를 평가하는데 있어서도 평론가의 언어 이외의 언어가 사용되며 심형래감독을 비난하는 글을이 많았고, 우베볼감독의 영화 별점이나 리플을 보면 인신공격까지 볼 수 있습니다. .
막말과 험한말이 등장하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죠. 당연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막말과 험한말이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시를 향한 시각을 일반화시켜 "이 시가 비난받는 이유는 그것이 어린애의 작품이기 때문이다"라고 얘기하는건 분명한 기만입니다.
그런식으로 얘기한다면 "이 시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데에는 한국교육환경이라는 특수성과 창작가가 학원을 다니는 어린애라는 외부적 요인 두가지만 있을 뿐 작품자체는 시라고 볼 수도 없다" 라고 말할 수도 있을겁니다.
웹툰 노이즈가 단지 창작자의 성에 대한 가치관이나 헛소리들이 발각되었기 때문에 욕을 먹었다고 보시나요? 물론 그것도 있지만, 그와 더불어 어린 여학생을 대상으로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파괴적으로 그려진 그림자체만 보고 비난을 한 사람도 있습니다.
2015.05.16 00:21
이게 왜 충돌된다고 생각하시는 지 이해가 안됩니다. '이 시가 미숙한 건 당연하다. 열살짜리 애가 쓴 거니까'와 '이 시에 대한 병적인 반응은 그 시가 미숙하기 때문이 아니라 금기를 건드리는 주체가 아동이기 때문이다' 사이에 무슨 충돌이 있습니까? 그리고 네이버 기사 댓글과 '학원가기 싫은 날'을 포스팅한 블로그들 몇개만 둘러보셔도 비난의 방점이 부족한 완성도에 있지 않다는 걸 아실텐데요. 이 시가 미숙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욕하는 거다라고 생각하는 틀 안에서 우베볼이나 심형래를 끌고 오시는데 글쎄요. 10살짜리 시인이 천재적 기교로 엄마를 난자해서 뜯어먹는 시를 썼으면 지금보다 반응이 덜 격했을까요?
그런식으로 얘기한다면 "이 시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데에는 한국교육환경이라는 특수성과 창작가가 학원을 다니는 어린애라는 외부적 요인 두가지만 있을 뿐 작품자체는 시라고 볼 수도 없다" 라고 말할 수도 있을겁니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원래 예술성을 판단할때는 그런 외부적 맥락까지도 고려하는 것 아니었습니까? 제가 잘못 알고 있나요?
또 지속적으로 웹툰 노이즈를 끌고 오시는데 메피스토님의 머릿속에서는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모르겠지만 전 해당 웹툰을 보지 않았고 볼 생각도 없으며 다른 분들의 글을 통해 알게 된 정보에 의하면 그 둘을 같은 선상에 놓고 판단하시는 분은 메피스토님 뿐인 듯 하니 메피스토님이 그 둘에 대한 반응을 동일한 맥락에서 읽으시는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는 한 별 의미있는 비교도 아닐 것 같네요.
2015.05.16 01:02
아울크리크/
10살 시인이 천재적인 기교로 작품을 썼다면 반응이 덜 격했을까......일단 그런소재로 천재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시가 등장한 뒤에 얘기해야겠죠? 그냥 문자 그대로 엄마 난자해서 뜯어먹는다는게 아니라, 쓰는 어휘나 비유를 비롯하여 문학적인 기교가 제대로 들어간 작품이라면 반응이 어땠을지, 오히려 제가 궁금해지는군요.
맥락이라고 할 것도 없이 여러번 설명했습니다만. 해당 웹툰을 보지 않았다면 해당웹툰을 알아서 검색해보시고요. 아, 미리 얘기하지만 내용을 말씀드릴께요. 워낙 혐오스러운지라. 그냥 아동을 강간하는 장면이 굉장히 자극적으로 나오는 웹툰입니다. 작가와 관련된 '맥락'은 위키등에 올라가있으니 찾아보시고......
'자꾸'끌어온다고 하시는데, 노이즈건 뭐건 상관없어요. 심형래, 우베볼? 상관없습니다. 노이즈를 끌어온건 공교롭게도 모든 사람들이 역겹게 생각하는 소재 중 하나인 아동강간을 다뤘다가 안좋은 의미에서 화제가 된 웹툰이기에 끌고 왔을 뿐입니다. 하지만 반박하는 분들은 "맥락이 다르다" "어떻게 전혀관계없는 아동강간을 같은 선상에 놓냐" 같은 이야길 하시더군요. :-p. 어차피 제가 하는 얘기들은 각각의 작품들이 가졌던 '맥락적인'것들과는 관계가 없어요. 그저 워낙 별로인작품에 사람들이 격렬하게 반응한다는 공통점에 주목하는거죠.
"사람들은 자극적인 작품에 자극적으로 반응한다"
여기서 자극이란 다양하죠. 굉장히 '못만든'것도 자극이고, 말그대로 포르노마냥 만든것도 자극이고. 문화적이거나 사회적인 금기를 건드리는 것도 자극이고, 다양하죠. 모든 사람들이 문학 평론가나 비평가도 아니고 작품자체, 표현이나 비유, 소재등의 화제성이나 자극성에 비례하여 격렬하게 반응하는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누가 여자아이 강간하는 웹툰을 그렸는데 거기서 인간 욕망의 가장 음습한 부분을 확대해서 드러낸...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평론가의 언어로 그 작품을 분석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냥 직관적으로 "역겹다" "이딴게 작품이냐"식으로 반응할 사람도 있는거죠.
예술성 판단할때 외부적 맥락, 고려해야죠. 하지만 거꾸로 외부적 맥락만 따지다가 예술성은 쳐다보지도 않고 작품을 감싸기 급급하다면 그것도 웃기는 일 아니겠습니까? 요즘 정치권이 개판이라고 그거 풍자하는 내용의 시를 쓴다고 해서 그 시가 무조건 옹호나 비호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듯 말이죠.
p.s : 이 게시물은 접어야할듯 하군요. 많이 넘어간 페이지까지 보는게 사실 좀 귀찮습니다.
2015.05.16 01:39
어차피 논의는 거의 끝났으니 저도 이것으로 관두기로 하죠. 자극적인 작품에 자극적으로 반응한다, 당연한 말씀입니다. 메피스토님께는 시인과 그의 부모에게 쏟아진 온갖 인격모독과 정식출판된 시집이 전량회수되는 사태가 그냥 '자극적인 반응'으로만 보이는 것 같네요. 저랑 다른 분들의 문제의식은 그 반응이 '역겹다', '이딴게 작품이냐'에서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인데 말입니다. 그 시가 미숙하고 자극적이기만 한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견해와 그 시를 쓴 시인더러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는 사이코패스라고 부르는 것은 제 기준에서는 엄연히 구별되는 일입니다. 그걸 두고 그 긴 논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품을 감싸기에 급급하다고 생각하시니 더이상의 말은 이어져봐야 소용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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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예술로 평가할수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는 예술로 평가하지않고 욕할수있습니다.
누군가에겐 디워가 예술이겠지만 누군가에겐 감독이나 제작자에게 비아냥이나 그 이상의 비난을 할수있는 영화이듯 말이죠. 어떤인간은 웹툰노이즈를 작가의 욕망을 드러낸 예술로보겠지만, 누군가는 그딴거 관심없고 자극적표현의 너절함을 욕할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