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숏(The Big Short)

2016.01.24 14:28

겨자 조회 수:1604

이번 겨울에는 좋은 영화가 풍성하네요. 아시다시피 빅 숏은 2007/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예견하고 Mortgage Backed Bond에 short를 친 투자가들에 대한 이야기죠. 영화를 보고 나니 원작 책도 읽고 싶어졌습니다. 현재 아마존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었네요. 원작을 쓴 마이클 루이스는 "라이어스 포커"와 "머니볼"도 썼네요.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에는 두뇌를 칼로 저미는 것 같더니 나중에는 심장을 칼로 저미는 것 같이 고통스럽더군요. 2008년 당시 경제위기 때의 고통이 떠올라서 그랬습니다. 그때 직장을 구하기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1997년 겨울도 아주 추웠죠. 제 인생에 잊혀지지 않는 두 번의 겨울이 있다면 1997년과 2007년일 겁니다. 이 영화에서 은행 (모건 스탠리, 도이치 뱅크, 스위스 크레딧 등), Rating company (S&P, Moodys), 언론 (Wall Street Journal), 그리고 SEC는 모두 어설프게 짜여진 시스템에서 최대한 자기 이익을 도모하려 하죠. 영화 마지막에 Michael Burry 라는 천재 트레이더가 요즘 주목하고 있는 상품에 대해서 자막이 나옵니다. 물 (Water)이라고 하지요. 이 역시 현재 미시간의 플린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납성분 든 수돗물 사건과 맞물려서 예사로 보이지 않았어요. 가난한 시민에게는 더러운 물을 먹여도 된다는 식으로 굴러간 정부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정부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요. 


한국 경제와 관련해 봐도 "빅 숏" 영화는 절대 남의 이야기로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트레이더 김동조씨는 이런 트윗을 오늘 날렸더군요.


김동조 ‏@hubris2015  4h4 hours ago 

10년 뒤 세계 경제의 위너가 미국과 일본 그리고 루저가 중국과 한국이 될 것이란 주제로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했더니 내가 만난 이들은 중국에 대해서는 그 정도로 비관하지 않는 쪽이 많았고 한국은 그렇게 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의견들을 검토중.


김동조 ‏@hubris2015  4h4 hours ago View translation

한국이 5년 뒤 세계 경제의 루저가 될 것이라고 100퍼센트 확신한다는 펀드매니저의 논거는 한국은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은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을 확신하는 그 친구는 고용시장의 변화 때문에 일본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한국이 5년 뒤 세계 경제의 루저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 지인들 중에서 한 명은 한국의 근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한 명은 향후 2년의 판도가 중요하다고 보고, 한 명은 비관적으로 보더군요. 낙관을 가지자니 비관적이고, 비관적으로 보기엔 분명 낙관적으로 보이는 팩터들이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한국이 일본형 불황으로 간다고 하지만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에 비해서 훨씬 권력에 대한 저항을 잘하는 민족이고, 변화에 잘 적응하는 편이라, 언제 어떻게 정치의 방향을 바꿀지 모른다 라는 점이 그래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빅 숏", 볼 만한 작품입니다. 저는 한 두 번 정도 더 볼 것 같아요.  


http://michaelburryblog.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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