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이라는 건 원래 그 어원 상 패륜이나 성적인 함의, 터부를 담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봊나'라는 말을 두고 어떻게 여자가 저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많은데..


여러분은 '좆나'라는 말을 쓰십니까? 쓰는 분들도 있겠죠. 이건 누구나 알 듯이 남성기를 뜻하는 어근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 '졸라'나 '존나'는 어떻습니까? 이게 '좆나'->'존나'->'졸라'로 변형되어 간 형태라는 건 많이들 아시지 않나요..?

그런데 요새는 '존예'라는 말까지 심지어 공중파 예능 자막으로도 나오는 시대 아닙니까..? (이걸 존귀하고 예쁘다라고 우길 사람도 있을 지 모르지만 누구나 알 듯이 '존나 예쁘다' 라는 말의 줄임이죠.)


그런데 '봊나'가 굳이 왜 더 흉측한 말인 듯이 인식되는 걸까요?


조금 더 해 보죠.


'씨발'이나 '씨팔' 같은 욕은 흔히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욕의 어원은 '지 에미랑 씹할' 즉 'mother fucker'입니다.


따라서 '씨발년' 같은 욕은 원래 용례가 잘못된 겁니다. 굳이 갖다 붙이자면 '지 애비랑 씹할' 이라고 풀이할 수는 있겠으나.. 어원 상 그렇지는 않죠.


'제길'이나 '제기랄' 도 실은 저 '지 에미랑' 부분이 변형 된 것이죠. 원래는 '제 에미랑 씹할 놈'->'제미랄 놈'->'제기랄 놈'->'제기랄' 이런 식의 변형을 거친 겁니다. 


이런 흉측한 말들이 일상 생활에서, 방송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고 있는 건 이상하지 않습니까..?


'봊나'는 단지 '좆나'의 어근을 여성기로 치환한 것 뿐이죠. 그런데 굉장히 흉측하게 들리고 선정적으로 들린다면 당신은 남성 위주의 문화 - 남성기를 드러내 말하는 것보다 여성기를 드러내 말하는 걸 더 부끄러운 일이라 여기는 문화 - 에 젖어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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