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어느정도의 덕의 기질을 타고 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덕후는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말하는 덕후는 사람들이 과정해서 말하는 부분이 없지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저는 덕후가 실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그 덕후는 참을 만한 것이 못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엑스맨을 본다는 기대를 품고 퇴근 후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가까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음료수를 사서 자리에 앉았는데, 제 오른쪽에는 커플이 앉았고 왼쪽을 비어있었어요.

물론 옆자리가 계속 비게되면 가방도 놓고 팔 올릴 때도 편하고 좋겠죠.

하지만 엑스맨이잖아요.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기 때문에 우선은 기다렸습니다.

극장이 어두워지고 주구장창 10분동안 광고를 하고 있을 무렵 옆에 덩치가 큰 남자가 앉았네요.

거기 까지는 별 이상이 없었어요. 어쩌면 염장지르는 오른쪽의 커플보다 혼자 온 사람이 더 나을 수도 있어요.

지금까지 혼자서 영화보면서 옆 사람 때문에 크게 힘든적은 없었거든요.

덩치 큰 남자가 뭐가 그리 대수겠어요.


하지만 그는 오덕후였어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 등장인물이 나타날 때마다 그의 이름을 들어야했고,

무언가 액션이나, 개그 장면이 나올 때마다 과도한 그의 웃음 소리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따금 뭐라고 중얼거리는데, 제가 듣기에는 일본어가 아니였나 싶어요.

하여간 뭐라고 중얼중얼 혼자서 그러는데 정말 듣기가 싫더라고요.

뭐 좀 몰입하려고 하면 뭐라고 중얼중얼, 그냥 대사가 나와도 뭐라고 중얼중얼

지금 생각하면 대사 따라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거짓말하는 것 같지만 정말로 그 사람은 인터넷에서 봤던 전형적인 오덕후 그 자체였어요.

영화가 재밌지만 않았어도 엄청 짜증날뻔했습니다.


전 외모에 대한 편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후로 약간 편견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엑스맨은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상상했던 이상을 보여줬고, 앞으로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엑스맨2가 가장 재미있었는데, 이번 작품에 그 자리를 넘겨줘도 될 것 같습니다. 군더더기로 남아있던 엑스맨3와 울버린이 싹 정리가 된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워낙에 스토리와 등장인물이 꼬여서 저걸 어떻게 정리하나 싶었는데, 이 이상 정리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엑스맨을 좋아하셔서 1편 2편 3편 다 보시고 퍼스트 클래스까지 보신 문이라면 충분히 즐기실수 있겠는데, 혹시나 엑스맨을 한편도 보지 않았다 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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