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1년작이었네요. 43세!! 런닝타임은 1시간 55분이고, 이 영화 얘길 하면서 '스포일러'라는 말을 쓰는 게 좀 웃길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막 적겠단 얘깁니다. ㅋㅋ 도입부 요약도 생략하구요. 다짜고짜 본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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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스와 스타워즈의 제작자들! 추억의 홍보 문구네요. 루카스, 스필버그 사단 드립도 홍보문구로 한참 인기였죠.)



 - 1936년 남미에서 벌이는 짤막한 모험을 보여주고 시작합니다. 이 부분 참 잘 만들었다 싶더군요. 그러니까 그 짧은 에피소드 동안 '인디아나 존스'라는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자연스럽게 다 들어가 있어요. 특유의 차림새, 주무기(?) 채찍, 뱀 싫어함. 은근 허당에 살짝 야비한 구석도 보이고... 등등. 동시에 이 영화가 어떤 영화가 될지도 다 보여주죠. 온갖 환타스틱한 함정들을 피하며 유물 약탈(...), 라이벌과의 경쟁, 그리고 험악하지만 동시에 가볍고 호쾌한 액션 등등. 그야말로 캐릭터 중심 블럭버스터 오락물 도입부의 모범이라 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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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보면 참으로 비효율적이면서 수백 수천년을 버티니 내구성만 끝내주는 고대의 유물 보호 기술.)



 - 그러고나면 바로 인디의 대학이 나오면서 미션 수락, 모험 시작인데요. 여기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그러니까 이 영화는 스토리가 되게 없습니다. ㅋㅋㅋ

 캐릭터 설명은 10분짜리 도입부로 해치우고, 이어서 미션 받고 나면 바로 본론 시작이에요. 그리고 그 본론은 액션과 액션과 액션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주된 액션마다 배경이 바뀌고, 배경이 바뀔 때마다 새 캐릭터가 등장하며 짤막한 소개 장면들이 들어가긴 하는데 그 소개 장면도 그냥 본론 속에 녹아 있구요. 이후의 모든 드라마, 스토리란 것은 다 액션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어요. 그러니 거의 한 시간 반에 달하는 시간동안 체감상으론 논스톱 액션을 구경하는 기분으로 즐기게 되더군요.


 가만 생각해보면 이것도 꽤 대단해요. 이렇게 액션으로 런닝타임을 꽉꽉 눌러 채우는, 그러면서 스토리를 거기다 살포시 얹어 놓는 식으로 만들어 놓은 영화는 이 전에도 기억나지 않고, 이 후에도 한동안은 없었던 것 같거든요. 몇 년 뒤에야 그냥 이게 '헐리웃 블럭버스터의 공식' 같은 이름이 붙으면서 대중화가 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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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보면 매번 그랬던 것도 아니지만 역시 인디는 나치와 싸워야 제맛.)



 - 그리고 그 액션으로 말하자면. 사실 제가 이걸 되게 오랜만에 본 건데요. 이제와서 보니 뭐랄까... 시작부터 끝까지 코미디가 아닌 액션씬이 거의 없네요? 

 바구니(?)에 숨은 마리온을 찾아 헤매는 장면처럼 대놓고 슬랩스틱 코미디식으로 연출한 장면들도 있고, 또 성궤 추격 카체이스 장면처럼 진지한 듯한 장면에도 계속해서 자잘한 웃음 포인트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해리슨 포드의 액션 안무 자체가 그냥 버스터 키튼, 찰리 채플린 스타일로 되어 있다는 것도 이제야 눈치 챘구요. 펀치 한 방을 날려도 되게 동작이 크고 리액션도 크고요. 그러면서 주변 기물들과 부딪히고 무너뜨리고 어쩌고 하면서 계속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그냥 고전 코미디 그 자체더라구요.

 암튼 그래서 가끔 나오는 적들 사망 장면이 오히려 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영화가 참 부담 없고 경쾌하고 즐겁습니다. 평소엔 개그, 액션도 개그 그런 식이니까요.


 여기에다가 한 마디를 더 덧붙인다면, 액션에 인디아나 존스의 캐릭터 성격까지 꼼꼼하게 반영해 놓아서 더 재밌었어요. 그러니까 이 양반이 설정상으론 능력치 쩌는 인간인데 야비하고 허당스럽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보면 우리 존스 박사님은 모든 잡졸들을 여유롭게 농락하면서도 조금만 정예 병사스런 상대를 만나면 신나게 얻어 터지다 도망치거나, 아님 운 좋게 해결하거나 그럽니다. ㅋㅋㅋㅋ 이렇게 도망 잘 치는 액션 히어로가 또 누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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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을 시치미 떼다가 총으로 쏴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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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만 센 놈 만나면 일방적으로 쥐어 터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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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가는 모습이 가장 잘 어울리는 액션-히어로!!!)



 - 그 당시에도 그랬겠지만 지금와서 보니 정말 뻔뻔스럽다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그냥 말이 안 되죠. 대놓고 환타지인데 그것도 어른들 환타지가 아니라 애들, 정확히는 남자애들 환타지인 겁니다. 게다가 여기에서 '애'란 청소년이 아니라 그냥 소년 정도. 정말 철저하게 딱 그 정도 수준에 맞춰져 있는 이야기인데, 그게 너무 노골적이니 뭐 어디가 나쁘다, 어디가 말이 안 된다... 이런 거 따질 생각도 안 들더군요. 소년이 되기 위해 결혼도 안 하고 섹스도 포기한(?) 캐릭터 아닙니까. 존중해드리겠습니다. ㅋㅋ


 그리고 그런 환타지의 집약체인 인디 캐릭터를 해리슨 포드 아저씨가 정말 너무 잘 살려요. 살짝 한 솔로 생각도 나지만 그와는 또 많이 다른 캐릭터인데, 암튼 도대체 말도 안 되는 캐릭터를 그럴싸하게 살려 내면서 거기에 매력까지 듬뿍 얹어준단 말이죠. 자칫하면 느끼한 진상 아저씨 되기 딱 좋은 캐릭터인데 말입니다. 보면서 거부감도 안 들고 오히려 귀엽단 생각만 드는 걸 보면 배우님도 참 열일 하신 듯.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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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와서 다시 보니 꽤 매력적인 캐릭터였던 마리온씨. 그래서 4, 5편에도 다 나올 수 있었던 거겠죠.)



 - 근데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과연 이런 스타일이 21세기에도 먹힐까?

 뭐랄까 이게 아주 근본적으로 시대 착오적 이야기랑 캐릭터잖아요. 그러니 이걸 그대로 살려서 신작을 만들 순 없는 노릇이고. 근데 또 이걸 이리저리 손 대다 보면 옛 팬들은 실망할 테고. 뭔가 이 시국에 재밌게 살려내기 참 어려운 성격의 이야기 같은데요. 뭐 이미 그 '신작'이 극장에 걸려 있으니 그걸 가서 보면 대충 헐리웃 작가님들이 내놓은 해답은 알 수 있겠... 지만 흥행이 영 좋지 않다는 뉴스를 봐서. 여러모로 기대치는 많이 소탈하게 조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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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당시 미국) 소년들의 로망이니 거~하게 털어보세! ㅋㅋㅋㅋ)



 - 암튼 그러합니다. (뭐가;)

 한창 영화 신동 소리 듣던 스필버그 젊은 시절의 한 장을 아주 크고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영화답게 지금 봐도 참 잘 만들었어요. 재미도 있구요.

 하지만 당연히 그 시절에 느꼈던 그런 기분은 아니었구요. ㅋㅋㅋ 그 시절이니 가능했던 영화였구나... 라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더군요.

 그냥 지금 봐도 재밌네, 그것 참 대박 날 이유가 있게 잘 만들었구나. 그러면서 즐겁게 봤습니다. 스필버그도, 해리슨 포드도, 존 윌리엄스도 다 불로장생하시길.




 + 그리고 이 영화를 보니 당연히 존 윌리엄스 뽕이 차올라서 유튜브를 뒤져서 존 윌리엄스 히트곡 메들리 재생목록을 찾아 틀어 놓고 있었는데요.

 거실에 있던 딸래미가 후닥닥 뛰어와서 '어! 이티 보고 있어요??' 라고 물어보네요. 뭐 한 달 남짓 전에 본 거니까 기억하는 거기도 하겠지만 암튼 윌리엄스옹, 찬양합니다.



 ++ 그러고보면 제가 생각보다 젊어서 말입니다? ㅋㅋ 극장에서 볼 수 있었던 첫번째 인디아나 존스 영화가 2편이었어요. 그래서 요 영화는 그보다 한참 후에 티비에서 해주는 걸로 봤었죠. 보면서 제목이 이상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째서 '인디아나 존스1'이 아닌 건데?? 왜?? 뭣땜에??? ㅋㅋㅋㅋ



 +++ 마지막의 이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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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새삼 반갑더군요. 여기가 아마 4편에 나왔었죠? (아닌가;;)

 뭔가 엑스파일 같은 분위기도 나면서... 사실은 그냥 이걸 어떻게 찍었나가 제일 신기했습니다. ㅋㅋ 아마 원경은 그림인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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