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1 09:59
모 회원님과의 글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학원가기 싫은 날은 그 표현이 미숙하고,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았으나
예술로 거듭날 수 있는 기미를 가지고 있으며
노이즈는 전혀 그렇지도 않거니와, 이와 비교도 될 수 없습니다.
지금 작업 중이라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지만 일단 생각나는대로 차이점을 써보죠.
여기서 이런 글을 쓰게될 줄은 몰랐지만...
1. 큰틀에서 전자는 예술, 후자는 오락
웹툰이라는 채널 자체는 예술이 아니다 라고 하면 의도하지 않았어도, 여러 반발을 살지 모르지만
이건 사실입니다. 웹툰 중에 일부 예술적인 작품들이 있지만 웹툰은 예술이아니죠. 여기서 중요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 중에서도 노이즈는 철저히 소비되는 오락이며, 자극성에만 초점을 둔, 다른 가치는 0에 수렴하는 컨텐츠입니다.
많은 웹툰들이 오락이나 자극성 외에도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과도 대비가 되죠.
논란이 됐던 해당 컷외에 다른 부분을 보진 않았지만, 전형적인 뷰(view)수를 최대 가치로 둔 어그로가득한 오락적배설물입니다.
학원가기 싫은 날은, 그 삽화때문에 격하되는 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그 작의를 오락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노이즈와 정확하게 구별되는 지점은 일단 그 완성도를 떠나, 오락이 아닌 문학의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 직접적인 표현
1번에 의해서 '학원가기 싫은날' 이 오락이 아닌 문학의 가치를 가진다는 전제하에 쓰는 글입니다.
두 대상 모두 과도하고 직접적이고 폭력적인 묘사. 라는 이유로 하나로 묶는 시도가 있더군요.
왜 그런 표현이 쓰였는지 혹은 쓰였어야만 하는지 등의 맥락은 이해하지 못한채 텍스트만 놓고서 봐봐! 이거 두개가 뭐가달라! 이런식인데요.
이 논리대로라면 과도하고, 직접적이며 폭력적인 묘사를 가진 모든 작품은 여기에 함께 묶여야 합니다.
1) "그는 나를 음미하듯 꼭꼭 씹어 먹어 삼켰다. 내 몸의 살덩어리를 영양분 삼아 나를 식사한다. 그가 싫증을 내지 않기 위해서 나는 나를 더 치장해야한다"
2) "(단칼로 배를 갈라 자신의 창자를 꺼내며) 니가 진짜 내 어머니라면 이걸 먹어. 먹어 먹으라고!
3) 욕망의 대상에게 자신의 배설물을 먹임. 남녀 가리지않고 성적 욕구를 풀어냄. 살육함.
2-1은 마광수의 <즐거운사라> 2-2는 김기덕의 피에타 2-3은 살로소돔의 120일 입니다.
텍스트만 보면 (표현을 빌려)"엄마를 난자해서 먹겠다"는 시와 다르지 않네요.
자 그럼 이 작품들과 노이즈는 이제 같이 평가받아야 하나요?
3. 예술은 '누가, 어떻게' 가 '왜, 무엇을' 보다 중요하다.
마크로스코의 그림은 기술적으로 뛰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일반인이 흉내내기 어렵지만, 미술을 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똑같이 그리는건
중세시대의 미술을 따라 그리는것보다 훨~씬 쉽죠.
그럼에도 원작이 모조품을 압도하는건 '마크 로스코'가 그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예술에 한해선, 그것이 편견이던 뭐던간에 작품만큼 작자 역시 중요합니다.
17살 아이가 이 시를 썼다면, 더 설익은 느낌이 났을 겁니다. 넌 그나이에 그런생각을하니?(그러니까, 이것보단 조금더 고급스러워야한다) 같은 비판도 수반할 수 있죠.
왜? 에 해당하는 질문은, 작품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느냐가 되겠습니다.
물론 어떤 작품은 이런것을 중요시하지만, 이것이 결여되었다고 해서 예술이 아닌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학원가기 싫은 날'은 결국 그 시가 "학원가기 싫다"그 이상의 메세지를 가지고있지 않지만,
'어떻게' 표현했냐는 점에서, 가치를 가집니다.
물론 작품만 떼놓고 보면 수용선없이 B급문화를 받아드린 사춘기소년의 중2병적인 느낌이 있지만
중2병이라고 해도 열살짜리 아이에게는 5년은 빠른셈인데, 이 아이의 재능이 엿보이지 않나요?
맺으며.
저격하고자 한 글은 아니지만 댓글에 달기에 다소 긴내용이라 따로 글을 씁니다.
퇴고하지 못한 글이라 어설픈점은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2015.05.11 10:08
2015.05.11 10:13
시를 보여줬는데 그게 토사물인줄 알고 똥이랑 구분못하시면, 뭐 더할말이없네요. 본문에 예시로 든 내용은 역겹지 않으신가요?
2015.05.11 10:18
2015.05.11 10:21
이상한데 꼬투리잡는 취미가있으시군요. 아니면 진짜 그렇게 이해를 못하시는걸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시를 보여줬는데 토사물인줄 알고 똥이랑 구분 못한다는건, 시를 토사물로 이해하는걸 비판하는거지 토사물이랑 똥이랑 본질적 차이를 구분못한다고 뭐라하는걸까요?
허허.
2015.05.11 12:19
다른 성질의 두 개를 '역겨운 표현이 들어간 창작물에 대중이 거부감을 표시한다'로 퉁치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네요... 장동민의 발언과 김구라의 위안부 발언과 아베의 망언을 다 같은 걸로 퉁치는 거랑 뭐가 다르나요?
2015.05.11 10:34
2015.05.11 10:37
우리는 표출과 배설이라는 말로 개념들을 이미 구분하고 있습니다만.
2015.05.11 12:57
2015.05.11 13:16
2015.05.11 14:14
아니요. 뇌를 거치던 말던 저는 상관이없습니다. 그럼 모든 예술가는 기성예술가여야한다는 얘긴데요. 전혀요...
저기서 누가라는건, 명성이나 커리어따위가 아닙니다. 열살아이가 무슨 커리어가 있어서 제가 변호를 하겠나요?
그리고 그 요소가 중요하다는거지 그 요소가 결여됬다고 해서 무시할수있다는 것도 아니고요.
2015.05.11 15:51
저기서 누가라는건, 명성이나 커리어따위가 아닙니다.
그럼 저기서 '누가'라는게 뭐죠?
2015.05.11 16:06
이런 얘기를 드리죠. 제 창작은 아니고, 들은얘긴데 좋은 예가 될것같군요.
1. 임신중인 산모가 유산을했습니다. 그녀의 친구들이 와서 "괜찮아. 힘내."라고 합니다만, 위로가 안됩니다.
2. 몇년 전 전쟁에 참전했던 아들 둘을 모두 사고로 잃은 할머니가 이 산모에게 다가와 손을 꼭 잡아줍니다. 이건 위로가 됩니다.
감정 전달이나, 감화의 전염이라는 측면에서 예술이 결코 이와 다르다 할 수 없겠지요. 주체자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 안엔 공감도있고, 진정성도 있고, 등등이 있겠죠.
2015.05.11 16:34
애매하군요. 논의를 위해선 두루뭉술한 비유보단 명확한 선긋기가 요구됩니다. 저얘긴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 뭐 그런얘깁니까?
2015.05.11 16:51
'누가' 라고 함은 그 사람의 물질적 배경(지위나 커리어)가 아니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 누구일 지언정, 고유의 경험이나 진정성을 포함한다.
이제 됐나요? 저게 애매하다고 느끼셨다면... 차라리 슬픔을 표해드립니다.
2015.05.11 13:18
그 시가 왜 예술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2015.05.11 13:57
2015.05.11 14:11
말했듯이 미학적 측면에서 비평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작품성이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시의 형태를 띄고 있으니 시로 바라봐야죠. 자유시이자 서정시 정도로 갈래를 정할수 있으려나요? 아시겠지만, 시는 예술이고요.
여기서 예술이라는건 아름다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한게 아니라 그냥 그 분류가 그렇다는거고요.
2015.05.11 14:50
그러면... 시의 형태를 띄면 그게 무슨 내용이라도 지금 이렇게 말씀하시겠군요?
2015.05.11 14:55
2015.05.11 15:20
아뇨 그 아이의 다른 시 말고요. 해당 시 말입니다. 장동민은 상당히 불쾌한 발언을 하여 질타 받았는데 원래 착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잘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해당 시에 대해서만 이야기 합시다.
2015.05.11 13:56
애초에 전혀 다른 창작물 두 개를 "똑같이 표현이 역겹다'라고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를 이해 못 하겠어요...
2015.05.11 14:25
그레게요. 2번에서 제시한 예시는 그냥 무시하시네요. 왜 여기엔 표현만 놓고 보면... 이런 가정을 달지 않으실까.
2015.05.11 14:07
예술과 오락의 정의에 대해 절대 동의를 못하겠습니다.
2015.05.11 14:12
예술과 오락을 정의한 적은 없습니다.
2015.05.1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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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이나 토사물이나 더럽긴 마찬가지라서 역증을 느끼고 거부감을 강력하게 표시한수있다는 얘긴데 똥은 항문에서 나오고 토사물 입에서 나오고 이런저런차이가 있다는 얘길하셔봐야...